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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지난 3일 아이치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는 개막 사흘 만에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 중단을 결정했다. 2019.8.4
 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지난 3일 아이치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는 개막 사흘 만에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 중단을 결정했다. 2019.8.4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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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전시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실행위원회 측은 지난 3일 오후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 전체 전시를 중단키로 했지만 몸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해당 기획전에 위안부 피해자 사진을 출품한 안세홍 작가는 일본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과 함께 전시장에 들어가 작품의 철거를 막기로 했다고 4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한국인 작가 "반출 몸으로 막겠다, 긴 싸움 될 것"

안 작가는 페이스북에서 "도쿄, 나고야 일본 각지에서 모여든 스태프들이 무단 작품 반출을 막기 위해 전시장에 들어간다"라며 "7년 전 니콘 때보다 힘들고 기나긴 싸움이 될 듯하다"고 전했다. 

안 작가는 지난 2012년 일본 도쿄 니콘살롱에서 <겹겹-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열려 했으나 개막 직전 전시가 취소됐다. 일본 우익의 위협 속에서 소송까지 강행한 끝에 전시를 열 수 있었다. 
 
일본 각지에서 모인 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평화의 소녀상' 반출을 막기 위해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일본 각지에서 모인 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평화의 소녀상" 반출을 막기 위해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 안세홍 작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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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페이스북엔 안 작가와 동료들이 8층 전시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전시장 입구를 지키는 경비인력의 사진 등이 게시돼 있다.   

소녀상이 설치, 전시됐던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은 4일 현재 폐쇄된 상태다. 전시장 입구엔 커다란 가벽과 관람 중단 안내판이 설치됐고, 입구에 경비인력을 배치해 관람객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안 작가와 동료들은 미술관 스태프들이 이용하는 통로로 전시장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소녀상을 외부로 반출하려는 주최 측과 막으려는 작가· 활동가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들은 소녀상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을 지키기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에도 돌입했다. 안 작가 측은 '작품 철거 중단'을 요청하는 온라인 서명 페이지(https://hoy.kr/kMcnq)를 개설했다. 해당 페이지로 접속해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남기고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서명운동 페이지는 "모든 예술 표현이 전시 이전 단계에서부터 국가의 규제 하에서 검열 또는 자숙 규제 요청을 받을 수 있는 터무니없는 움직임을 정치인이 행하려 하고 있다"면서 "예술은 우리의 눈앞에 가시화될 때 긍정도 부정도 각각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생각한다...(중략)... 이 일을 눈앞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탄압과 같다...(중략)...이번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작 철거 및 취소를 철회하고 우리의 시각화된 생각과 장소, 전시를 남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4일 오후 현재 서명운동엔 730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했다. 서명자 명단을 살펴보면 일본인도 다수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서명자 수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법원에 가처분 신청 예정... 작가들 '반격' 본격화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 철회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 이미지.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 철회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 이미지.
ⓒ Iguchi Dais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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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항의의 움직임도 있다. 해당 기획전의 실행위원들은 기획전 전시 중단 조치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제출할 거라고 알려졌다. 트리엔날레 실행위원들은 3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중단 결정에 강력히 항의하고 반대한다"며 "이번 사건은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예술제에 다른 작품을 출품, 전시 중인 한국인 작가들도 사무국에 작품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 박찬욱 감독의 동생으로 알려진 박찬경 작가가 '소년병'을, 임민욱 작가가 '아듀 뉴스'를 올해 예술제에 출품했다. 두 사람이 트리엔날레 사무국에 검열에 반대하며 "작품 전시를 중단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연합뉴스>가 미술계 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해당 행사의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지사는 지난 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가솔린 캔을 들고 가겠다'는 팩스를 받았다. 테러 협박이나 위협으로 보이는 전화나 메일이 오고 있다"며 "트리엔날레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싶다"면서 전시 중단을 통보했다. 안전을 내세우고 있으나 보조금 지급 삭감 시사 등 일본 정부의 압력을 인식한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태그:#소녀상, #위안부, #트리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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