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홀츠맨전 패배로 인해 마동현은 또다시 연패에 빠지게됐다.

스캇 홀츠맨전 패배로 인해 마동현은 또다시 연패에 빠지게됐다. ⓒ UFC 아시아 제공

 
'마에스트로' 마동현(30·부산팀매드)이 연패에 빠졌다. 4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서 있었던 UFC on ESPN 5 '코빙턴 vs 라울러' 대회서 '핫 소스(Hot Sauce)' 스캇 홀츠맨(35·미국)에게 2라운드 닥터스톱 TKO로 무너졌다.

당초 승부 예측 배당률서는 마동현이 압도적 언더독으로 꼽혔다. 양 선수 다 타격,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터프하게 싸운다는 점에서 명경기가 예상됐지만 전력 자체에서는 홀츠맨의 우위를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마동현은 경기 전날 있었던 계체랑 행사서 158파운드로 라이트급 한계 체중인 155파운드를 넘겨 대전료 20%를 홀츠맨에게 넘겨야 하는 입장이었다. 몸무게를 맞추지 못한 벌칙으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나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돼도 보너스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래저래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분위기에서 홀츠맨과 격돌했다.

마동현은 기세에서는 홀츠맨에서 밀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맞섰다. 문제는 완력 차이였다. 홀츠맨의 힘은 마동현보다 앞섰다. 충돌할 때마다 힘의 차이가 느껴졌다. 그러던 중 1라운드 중반 홀츠맨의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마동현의 눈 부위에 제대로 들어갔고 이때부터 흐름이 한쪽으로 확 쏠렸다.

홀츠맨은 충격을 받은 마동현을 타격에서 몰아붙인 후 테이크다운에 이은 그라운드 압박으로 괴롭혔다. 마동현은 거칠게 저항했지만 홀츠맨의 전방위 플레이에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가장 큰 문제는 눈 부상이었다. 홀츠맨에게 얻어맞은 왼쪽 눈이 크게 부어올랐는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마동현은 2라운드를 잘 치러냈다. 우세를 잡은 홀츠맨은 본인은 데미지를 입지 않은 채 경기를 깔끔하게 끝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마동현의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사실상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홀츠맨의 무시무시한 압박에 정면으로 맞섰다.

거친 펀치 공방전이 오가는 상황에서 정타가 홀츠맨의 안면에 들어갔다. 뜻밖의 반격에 당황한 홀츠맨이 뒷걸음질 쳤다. 시야에 약점이 생겨 전진압박밖에 방법이 없어진 마동현은 계속해서 공격위주로 나갔다. 하지만 홀츠맨 또한 터프가이로 소문난 파이터다. 주춤하던 것도 잠시 이내 1라운드처럼 묵직한 펀치를 휘두르고 로우킥을 차며 유효타 싸움을 펼쳐나갔다.

마동현은 난타전에 강하다. 워낙 투지가 좋아 어지간해서는 물러나지 않는다. UFC 데뷔전에서 자신의 체급이 아닌 상위체급 파이터 도미니크 스틸과 웰터급으로 맞붙었을 때에도 힘의 차이를 실감하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치고받았다. 싸움꾼 본능이 충만한지라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전투게이지를 끌어올린다.

눈 부상이 없었다면 더 좋은 경기가 나왔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퉁퉁 부어오른 눈으로 힘과 맷집이 좋은 홀츠맨과 공격을 주고받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홀츠맨의 공격이 안면에 들어갈 때마다 엄청난 충격과 고통이 전해졌을 것이 분명하다. 어렵사리 2라운드는 버티어냈으나 의료진은 라운드 종료 후 경기중단을 선언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오던 3연승 신바람은 온데간데없이 올해만 2패째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일각에서는 "마동현이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타격 디펜스적인 부분에서의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동현의 맷집과 근성은 충분히 대단하지만 타격 허용이 많은 편인지라 경기를 치를수록 데미지가 축적되는 느낌까지 주고 있다. 실제로 마동현이 UFC 무대서 당한 4패는 모두 KO 아니면 TKO패다.
 
 ‘혼돈(Chaos)' 콜비 코빙턴(사진 왼쪽)과 무자비한(Ruthless)' 로비 라울러

‘혼돈(Chaos)' 콜비 코빙턴(사진 왼쪽)과 무자비한(Ruthless)' 로비 라울러 ⓒ UFC

 
압박 또 압박… 라울러 무너뜨린 무한압박
 
베테랑 타격가 '무자비한(Ruthless)' 로비 라울러(37·미국)와 전진압박형 그래플러 '혼돈(Chaos)' 콜비 코빙턴(31·미국)이 메인이벤트에서 충돌했다. '펑키(funky)' 벤 아스크렌(34·미국)에게 역전패 당하며 자존심을 구긴 라울러에게는 재도약의 장, 6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코빙턴에게는 챔피언 타이틀전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승리시 얻게 되는 것이 많은 매치업이었다.

코빙턴은 공이 울리기 무섭게 밀어붙였다. 라울러는 이미 짐작하고 있다는 듯 거칠게 뿌리치고 펀치를 날렸다. 코빙턴의 하단 태클을 위에서 눌러주며 버티어냈다. 레슬러와의 대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다웠다.

코빙턴은 포기하지 않고 잡고 늘어졌다. 코빙턴은 라울러의 하체와 백을 잡아내며 특유의 접착제 플레이를 만들어 나갔다. 백을 빼앗아낸 상태서 수시로 팔이 라울러의 목 쪽으로 들어갔다. 초크를 노리는 기색이었다. 라울러는 1분을 남겨놓은 시점서 스탠딩으로 벗어났으나 코빙턴은 펀치로 압박하고 클린치 싸움을 통해 케이지압박을 펼쳐나갔다.

그야말로 징글징글한 압박의 연속이었다. 라울러의 바디샷과 팔꿈치가 들어갔으나 코빙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도 코빙턴은 집요하게 라울러를 밀어붙였다. 라울러가 특유의 숏펀치를 날릴 공간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라울러는 앞손 잽과 로우킥을 치며 리듬을 잡아보려 했으나 코빙턴은 흐름을 넘겨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체력에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무한압박 플레이였다. 라울러의 신경이 온통 그래플링 방어에 집중되는 듯 싶자 코빙턴의 펀치가 거침없이 나왔다. 라울러는 상체를 흔들며 코빙턴의 타격을 흘려내며 기회를 엿봤다.

3라운드에서는 초반 라울러가 압박을 먼저 걸어봤다. 이에 코빙턴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태클을 시도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라울러도 밀리지 않겠다는 듯 잔펀치를 적극적으로 냈다. 관중석에서 라울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다시금 터져 나왔다. 코빙턴은 케이지 끝에서 반대편 끝으로 라울러를 밀어붙일 만큼 압박의 활동성이 엄청났다.

흐름을 자신이 가져가는 상황인지라 최고의 펀처 라울러를 상대로도 펀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라울러가 카운터에 능한 것을 잘 알고 있는지라 크게 휘두르기보다는 짧게 짧게 치며 영리하게 포인트를 쌓아나갔다.

전 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코빙턴은 4라운드에서도 영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갔다. 잔타격을 통해 시간을 보내고 점수를 만들어 나가다 라울러의 움직임을 보면서 클린치 싸움을 섞어주며 경기를 이끌어갔다. 머리가 복잡해진 라울러는 점점 움직임이 둔해져갔다. 타격전에 자신감이 생긴 코빙턴은 묵직한 바디샷까지 적중시켰다. 클린치 싸움시에도 무조건 넘겨뜨리려 하기보다는 니킥, 엘보우를 섞어주며 더티복싱 싸움을 벌였다.

마지막 5라운드에서 라울러에게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다. 점수에서 크게 지고 있는지라 무조건 넉아웃이나 서브미션 승리가 필요했다. 라울러의 파이팅 스타일상 그래플러 코빙턴에게 서브미션을 성공시킬 확률은 적었고 한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라울러는 빈틈을 보며 한방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안면과 바디에 정타를 맞췄으나 맷집 좋은 코빙턴은 어지간한 샷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2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라울러는 기어를 끌어올렸다. 코빙턴의 앞손을 뚫고 한방을 꽂아 넣고자 눈빛을 번뜩였다.

코빙턴은 영리했다. 앞손을 부지런히 뻗으며 라울러를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한 후 외곽을 돌아주며 시간을 끌었다. 결국 라울러는 종료공이 울릴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승부는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코빙턴이 가져갔다. 라울러는 박수를 쳐줬지만 코빙턴은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자신의 승리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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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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