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에 참석한  전국활동가들  시네토크 후 3부에 남은 전국 활동가들

▲ 3부에 참석한 전국활동가들 시네토크 후 3부에 남은 전국 활동가들 ⓒ 인문숲

  
제주에는 특별한 '사람숲'이 있다. 시와 고전 등 인문학을 바탕으로 인문학 공동체를 이뤄 연대의 폭을 넓혀가는 '인문숲이다(강은미 대표)'가 그 중심을 이룬다.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영화평론가 양윤모씨가 평화영화제를 통해 인연을 이어 온 이들이 더불어 숲을 이루어 풍성한 사람숲을 이뤘다. 평화의 길 제주 지부, 평화어머니회, 서귀포시민연대 등 다양한 평화 활동을 펼쳐온 평화운동 단체, 평화활동가, 생명의 땅을 지켜온 이들이 인드라망을 이룬 사람들이다.
 
문학과 영화, 건강한 먹을거리, 평화담론과 실천을 통해 사람들과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사람숲의 나무들. 이들이 꾸는 꿈은 제주를 문화예술과 인문학적 감수성이 넘쳐나는 조화롭고 평화로운 섬으로 남게 하는 것이다.
 
제주는 남다른 아픔을 지닌 섬이다. 4.3의 비극은 물론 세계 대전시 강제로 오키나와로 끌려갔던 제주도민은 '조선 첩자'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해당하기도 했다. 모슬포 해안가에는 일제가 카미카제 특공대 전투기를 숨겨두고 출격시켰던 동굴이 남아있다.
 
또한 제주 강정 마을에 미군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큰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아픔을 겪기도 했다. 강정 주민, 문정현 신부, 양윤모 영화평론가 등 제주 출신 문화예술인과 평화활동가들이 단식, 삭발, 굴삭기 위 체인 투쟁, 평화걷기 등 강력한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펼쳤지만 끝내 군민복합 미항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해군기지가 건설되었다.
 
제주의 고유한 독자성을 지켜내고 평화로운 섬으로 남고 싶어하는 열망은 해군기지 건설, 관광객 급증과 상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네 토크 중 강은미, 박영이 강봉수 강은미 인문숲이다 대표,  박영이'하믈색 심포니 감독, 강봉수 제주대 교수가
토크 중이다.

▲ 시네 토크 중 강은미, 박영이 강봉수 강은미 인문숲이다 대표, 박영이'하믈색 심포니 감독, 강봉수 제주대 교수가 토크 중이다. ⓒ 이명옥

 
지난 8월 1일 오후 7시 제주시 남문서점 2층에서 '통일평화 영화로 말하기 제 1회 시네토크가 열렸다. 평화를 화두로 기획된 4회 첫 상영작은 박영이 감독의 <하늘색 심포니>였다. <하늘색 심포니>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조선학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60여 객석에 100명 이상이 모여 좌석을 꽉 채우고 의자 사이에 앉거나 뒷자리에 서서 문을 열어 놓고 얼굴만 빼곰히 내놓은 채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찜통 더위 속에 무더위를 잊은 채 영화 상영 내내 웃고 울며 영화에 감응하는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제주가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영화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은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제주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강은미 시인, 박영이 감독, 강봉수 교수  <하늘색 심포니> 관람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인 시네토크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 강은미 시인, 박영이 감독, 강봉수 교수 <하늘색 심포니> 관람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인 시네토크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 이명옥

 
2부 '시네토크'는 강은미 (인문숲이다 대표, 시인)의 사회로 <하늘색 심포니> 박영이 감독, 강봉수 제주대 교수와 관객이 함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퍼포먼스 중인 권계영 소장 서울예술심리치유연구소 권계영 소장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퍼포먼스 중인 권계영 소장 서울예술심리치유연구소 권계영 소장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인문숲

 
3부는 전국에서 모인 단체 대표들이 펼친 시낭송, 노래, 힐링 퍼포먼스와 풍성하고 치열한 대화 마당이었다.

다양한 활동 단체가 서울, 전주, 부산, 부천 등 전국에서 모였지만 그들은 한결 같이 제주가 평화의 섬, 인문숲의 섬, 치유와 쉼의 공간으로 남아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는 장소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평화의 섬 제주를 지켜내려는 모든 이들의 바람을 담아 제주 문화예술인과 평화활동가들은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 실천하고 있다. 남문 서점은 서점 내 2층 한켠을 문화공간으로 내어줬다. 가장자리 농원에서는 건강한 유기농 먹을거리를 제공했다.
 
인문숲이다.  인문숲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

▲ 인문숲이다. 인문숲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 ⓒ 인문숲

 
인문숲이다 대표 강은미 시인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문학적 지평을 넓히며 지역 주민들의 평화감수성을 일깨우고 있다. 인문숲의 정기 프로그램은 '함께 걷는 詩골길, 목요영화인문학 : 우리동네 시네마천국, 낭독모임 목신의 오후(고전 읽기), 자기발견을 위한 글쓰기 : 아티스트웨이, 청소년 글쓰기 : 아티스트다이어리' 등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펼친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2020년 '제주 국제평화영화제'를 기획 준비 중이다. 그는 목요영화인문학과 연대를 통해 평화, 통일, 생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감수성을 키워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 주민과의 유대만이 아니라 전국의 문화예술인과 평화활동가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인문숲이다. 목요영화인문학, 가장자리 농원이 주최가 되어 8월 1일 <하늘색 심포니>를 시작으로 8월 한달 동안 마련한 목요영화인문학 '남문 8월 영화' 상영작의 주제는 '평화에 대하여'다.
 
8월에 관객들과 만날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다.
 
8/8 <히로시마>(다큐)
8/15 <반딧불의 묘>(애니메이션)
8/22 <애스쿠니>(다큐)
8/29 <호텔 하이비스커스>(오키나와 극영화)

 
목요영화인문학은 제주 특별자치도와 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하고 인문숲이다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목요영화인문학 전 프로그램에 관객은 무료(문의 010-2691-5426)로 참여할 수 있다.
 
제주목요영화인문학 인문숲이다 통일평화감수성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