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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아나톨리아 고원지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카파도키아. 신비스런 자연 풍경에서 신의 손길을 느낍니다.
 터키의 아나톨리아 고원지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카파도키아. 신비스런 자연 풍경에서 신의 손길을 느낍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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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남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네 시간 남짓을 달립니다. 해발 고도 1000m가 넘는 중부 아나톨리아 고원. 기기묘묘한 기암괴석이 수도 없이 펼쳐집니다. 이곳이 바로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화산지대 카파도키아입니다.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여행자의 가슴을 고동치게 합니다.

신의 손길로나 빚어냈을 법한 자연의 조화에 찬사가 터집니다. 뱀처럼 구불구불 협곡을 이룬 특이한 자연환경이 끝없이 줄지어 섰습니다.

'신이 창조한 예술품'이 이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버섯 같기도 하고, 또 원추형 같기도 한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을 이뤄 나타납니다. 어느 방향이냐에 따라, 또 햇살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아름다운 형상은 변화를 거듭합니다.

카파도키아에는 수천만년 전, 해발 4000m의 에르지예스 화산과 하산 화산의 폭발이 있었습니다. 화산재로 의해 인근 수백 킬로미터에 거대한 응회암 용암층이 형성되고,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풍화와 침식에 의해 지금의 신비스런 모습으로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숨이 멎을 것 같은 아름다움!

겉만 보아서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카파도키아. 여기에선 두 개의 세상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자연과 함께 일상으로 열리는 지상의 세계가 하나요, 초월하는 영혼과 역사가 흐르는 지하의 세계가 또 하나입니다. 무엇보다도 큰 바위 속 동굴에 지하도시를 건설하고, 거기에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카파도키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카파도키아 여행의 백미는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 새처럼 하늘을 날아 장엄하고, 그림 같은 자연경관을 만나는 즐거움은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다고 합니다. 여행자는 사뭇 가슴이 설렙니다.

나는 열기구를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합니다. 호기심은 용기를 부릅니다.

열기구 여행은 날씨가 변수! 다행히 날은 맑고 바람도 잠잠합니다. 행운입니다. 새벽 5시. 카파토키아의 신비스런 아침을 보기 위해 우리는 꼭두새벽부터 서둘렀습니다. 수백 개의 열기구들이 공중 산책에 대한 기대를 품은 여행자들을 맞이합니다.
 
엄청난 크기의 열기구! 하늘로 오르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열기구! 하늘로 오르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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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본 열기구는 생각보다 엄청난 크기입니다. 여명의 어둠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준비를 합니다.

하나의 열기구에 20명 남짓 몸을 싣습니다. 가스에 붉은 빛을 토하며, 커다란 풍선은 어느새 발끝이 들리어 하늘로 오릅니다. 그야말로 붕 뜬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비행기나 헬리콥터처럼 날개나 프로펠러 없이 솟아오르는 열기구가 참 신비롭습니다.

열기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잠시! 함께한 일행들 모두 자기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릅니다.

"와! 와! 정말 멋지고 예쁘다!"
"말문이 막힌다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 것 같아!"
 
 
수백 개의 열기구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늘로 떠오릅니다. 열기구도 자연과 어울려 너무도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수백 개의 열기구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늘로 떠오릅니다. 열기구도 자연과 어울려 너무도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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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감탄사는 필요 없습니다. 정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알록달록 풍선들도 너무도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두둥실 하늘을 수놓은 열기구는 한 폭의 그림 자체입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을 이뤄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합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을 이뤄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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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다 발아래 펼쳐진 카파도키아의 기기묘묘한 언덕들은 또 어떠한가!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원추형 모양의 언덕지대를 넘으면 어느새 셀 수 없는 버섯바위가 나타납니다. 하얀 아이스크림을 발라놓은 것 같은 바위산은 마치 외계행성에라도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누군가 마술을 부려 세워놓은 것 같은 기암괴석! '요정의 굴뚝'이라는 이름을 가진 버섯바위들도 너무 멋집니다.다.

동화 속 상상의 나래에 몰입한 듯 아내가 뜬금없는 말을 꺼냅니다.

"저 바위에서 마치 스머프가 튀어나올 것 같지 않아요?"
"정말이야! 자연이 들려주는 동화!"


<개구쟁이 스머프>의 작가 피에르 클리포드는 이곳 카파도키아 버섯바위에서 영감을 얻어 스머프 만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동화 속 '스머프 마을'로 잠시 빠져듭니다. 
 
동화 속의 아름다운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동화 속의 아름다운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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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가 높이 올라갈수록 하늘은 약간 더 쌀쌀해집니다. 모두 옷깃을 여밉니다. 아내는 머풀러로 한껏 멋을 부립니다.

열기구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환한 얼굴은 이미 카파도키아의 산하만큼 아름답고 예쁩니다.

지상의 세계와 또 다른 지하의 세계 
 
하늘을 한참 오르다 동쪽 하늘에서 여명이 밝아왔습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햇살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하늘을 한참 오르다 동쪽 하늘에서 여명이 밝아왔습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햇살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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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동쪽 산 너머 아침 해가 붉게 떠오릅니다. 터키 동쪽 아시아 대륙에서 떠오르는 햇살은 기암의 대지를 내리비춥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찬란한 햇살에 의해 카파도키아 산하는 순간순간 저절로 색감이 바뀝니다. 이쪽저쪽 눈이 가는 곳마다 황홀지경입니다.
  
열기구에는 두 명의 조종사가 노를 젓듯 느릿느릿 항해를 하였습니다.
 열기구에는 두 명의 조종사가 노를 젓듯 느릿느릿 항해를 하였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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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열기구 조종사들은 노를 저어가듯 열심히 항해를 이어갑니다. 조종사 한 분이 거대한 지하마을이 있는 곳이라며 손을 가리킵니다. 조종사의 손끝을 따라 우리의 시선도 이동합니다. 약 15km에 걸쳐 늘어선 협곡, 거기에 기이한 봉우리, 봉우리들! 또 큰 바위에 숨구멍처럼 뚫려있는 곳에 지하 동굴이 있다는 사실에 전율이 느껴집니다. 그 숨구멍 사이사이에는 시대를 흐르며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과 역사가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큰 바위 동굴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거대한 지하도시를 세워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숨구멍처럼 뚫려있는 곳에 지하동굴이 있습니다.
 큰 바위 동굴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거대한 지하도시를 세워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숨구멍처럼 뚫려있는 곳에 지하동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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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아이스크림을 발라놓은 듯한 바위산! 외계행성이 이런 모양은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하얀 아이스크림을 발라놓은 듯한 바위산! 외계행성이 이런 모양은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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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는 오랜 옛이야기가 담긴 파노라마를 슬로우 비디오로 보여줍니다. 파노라마 속에는 한때 로마의 박해를 피해 온 초기 기독교인들의 삶이 있고, 또 무슬림들을 피해 숨어들어든 현장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그들은 땅속 깊이 교회를 짓고, 거기다 상상을 초월한 생활공간을 마련하였다는 사실이 오늘날 불가사의한 사실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한 시간 남짓 열기구를 탄 하늘 여행! 잠시 신과 대화를 나눈듯한 착각에서 빠져들었습니다.
  
하늘 아래 펼쳐진 카파도키아.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하늘 아래 펼쳐진 카파도키아.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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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상의 일상 세계! 광활한 아나톨리아 고원의 카파도키아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햇볕은 뜨겁게 빛나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찬란한 햇살은 세상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공평하게 빛춥니다.
 
열기구는 안전하게 사푼히 지상에 내렸습니다. 잠시 신이 되어 떠올랐다 내려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열기구는 안전하게 사푼히 지상에 내렸습니다. 잠시 신이 되어 떠올랐다 내려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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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터키, #카파도키아, #열기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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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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