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히 로카르노영화제 심사위원에서 <파고>로  특별상을 수상한 박정범 감독

72히 로카르노영화제 심사위원에서 <파고>로 특별상을 수상한 박정범 감독 ⓒ 로카르노영화제

 
박정범 감독의 장편영화 <파고>가 17일 폐막한 72회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 전주국제영화제가 제작을 지원해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제작한 다미앙 매니블 감독의 <이사도라의 아이들>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에 주연한 기주봉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은 2년 연속 쾌거다.
 
특히 올해 수상작 두 작품 모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전주영화제는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한국영화의 밤을 열기도 했는데, 로카르노영화제와 전주영화제의 끈끈한 연대가 수상을 통해 나타나는 모습이다. 2017년에는 전주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초행>의 김대환 갇독이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정범 감독의 지독한 탐구 
 
<파고>는 폐쇄적인 섬마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어릴 적 부모를 잃은 채 섬에서 살아가고 있는 고아 소녀 예은과 청년들의 수상한 행동이 이혼한 후 아이와 함께 해당 섬으로 파견 온 여성 경관 연수에게 공포로 다가온다는 내용을 줄기로 하고 있다.
 
전주영화제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파고>에 대해 "인간의 지독한 욕심과 이를 둘러싼 파국의 드라마를 일관되게 담아온 박정범 감독은 인간의 죄의식과 구원의 가능성에 관한 지독한 탐구를 또다시 선보인다"고 평했다.
 
 
 박정범 감독의 <파고>

박정범 감독의 <파고> ⓒ 박정범

 
또한 이 프로는 "인간이 지닌 욕망을 비틀어 보이는 관심사는 감독 이전 작품인 <무산일기>(2010), <산다>(2014)를 통해 꾸준히 탐구되어 온 세계로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서 연수의 딸과 예은이가 서로 끌어안는 순간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비극적인 현실을 직시한다"고 덧붙였다.
 
로카르노영화제는 '야간촬영이 빈번한 영화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장르 영화를 넘나들며 한국 외딴 섬 사회의 혼탁한 통로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박정범 감독은 2010년 <무산일기>로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상과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수상했고, <산다>는 2014년 67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청년비평가상을 수상했는데, 올해는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각인시켰다. 박정범 감독은 자신이 연출 작품에서 직접 연기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어려운 장면을 배우들에게만 시키는 게 미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출과 연기를 병행하는 이유기도 하다.
 
전주영화제 제작지원 받고 감독상 수상
 
 전주영화제에서 제작을 지원한 <이사도라의 아이들>로 로카르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프랑스 다미앙 매니블 감독

전주영화제에서 제작을 지원한 <이사도라의 아이들>로 로카르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프랑스 다미앙 매니블 감독 ⓒ 로카르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다미앙 매니블 감독의 <이사도라의 아이들>은 전설적인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이 그녀의 두 아이들을 잃고 난 뒤 작별의 독무, '엄마'를 창작했고, 이후 백 년이 지나 네 여성들이 이사도라 던컨의 애절한 작품, '엄마'를 각자의 방식으로 재연한다는 내용이다. 파리에 사는 젊은 무용수, 장애를 가진 소녀와 그녀에게 춤을 가르치는 선생, 댄스 공연을 관람한 관객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전주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감독은 각자의 사연을 분명히 밝히지 않지만, 이 네 명의 여성들은 던컨이 남긴 글과 정신적으로 교감하며 '엄마'를 자신의 방법으로 해석하고 재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메라는 주인공들의 걸음걸이, 옷을 입고 벗는 행동, 커튼을 치는 손의 움직임 등 일상의 행동을 마치 공연의 한 동작처럼 표현하며 몸짓을 보는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한다"고 평했다. 이어 "무용가였던 다미앙 매니블 감독은 기교가 화려하지 않아도 누구나 감정을 어루어만지는 몸짓을 표현할 수 있음을 잔잔히, 그러나 가슴 벅차게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사도라의 아이들> 한 장면

<이사도라의 아이들> 한 장면 ⓒ 전주영화제

 
<이사도라의 아이들>의 수상은 전주영화제가 지난해 도입한 해외작품 제작지원 프로그램의 수혜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덕분에 프랑스 감독이 연출했지만 한국과 프랑스 공동제작 영화가 될 수 있었다.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프로듀서는 "제작지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 에디션'에서 심사를 했었는데, 그때 무려 네 시간의 심사 회의를 거쳐 1억원 제작지원작으로 선정했다"며 전주영화제에서 소개된 작품들이 심사위원상 특별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로카르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박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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