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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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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허구" "소설" "상상의 나래" "비방성" "왜곡"...

청와대 대변인의 입에서 이렇게 강도높은 단어들이 튀어 나왔다. 이는 모두 29일자 <조선일보> 일부 기사들을 향한 것이었다. "국민에게 정확하고 정직한 사실들을 알려주기 바란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외신발 가짜뉴스 받아쓰고... 한국 언론의 자존심 저버리지 않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작심한 듯 <조선일보> 기사들을 직접 언급하며 보도내용을 비판하거나 반박하거나 부인했다.

먼저 <일 언론 "NSC상임위 '연장4명 파기3명' 의견, 文대통령이 뒤집어">라는 기사다.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렸던 지난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연장 4, 종료 3'의 의견이 나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 종료로 결정이 났다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출처는 일본 NHK의 27일자 보도다. 

고 대변인은 "(이미) <조선일보>가 대통령 뜻이 지소미아 파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 근거로 제시한 NHK 보도 자체가 허구이고 가짜라고 분명히 말했다"라고 반박했다.

고 대변인은 "우리가 통상 허구를 기반으로 쓴 것(기사)을 '소설'이라고 말한다"라며 "하지만 그 소설마저도 대개는 일정 정도의 사실을 근거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인데 이 기사는 팩트를 생명으로 해야 하는 언론보도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가짜, 허구를 근거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고 대변인은 "(조선일보가) NHK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청와대로부터)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외신발 가짜뉴스를 받아쓰는 것이 한국 언론으로서의 자존심을 저버리는 일이 되지 않기를 앞으로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무리하게 연결시켜... 의도 가진 비방성 기사 아닐까 생각"

고 대변인의 비판에 오른 두 번째 기사는 <[단독] 웅동학원에 35억 떼인 동남은행 파산관재인은 문재인 당시 변호사>라는 기사다.

문 대통령이 과거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족이 운영하는 웅동학원에 35억 원대의 자금을 대출했다가 받지 못한 동남은행의 '파산관재인'으로 활동한 이력을 들어 문 대통령이 웅동학원의 부채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근거는 '야당'과 법원결정문이다. 

고 대변인은 "'단독'이라는 제목을 함께 달고 보도돼 마치 최초의 특종인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라고 운을 뗀 뒤 "문 대통령이 1998년 당시 동남은행 파산관재인을 맡아 적법하게 업무를 수행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웅동학원 이사장의 아들이 조국 후보자라는 사실은 파산관재인의 업무수행과는 관련없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도대체 문 대통령과 웅동학원, 조국 후보자 사이에 어떠한 부정의 연결고리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라며 "이런 부분들을 무리하게 연결시키는 것을 보면 어떤 의도를 가진 비방성 기사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특혜성 개방? 사실관계 명확하게 하지 않아"

마지막 기사는 <"경호처장 아내, 매주 경호처 교관에 개인 마사지 치료">다.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 부인이 청와대 경호원들의 체력 단련 시설인 '연무관'에서 훈련과 재활을 담당하는 체력 담당 교관에게서 개인 마사지 치료 등을 받아왔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주 처장이 부임한 이후 '청와대 직원 가족들은 경호원 훈련이 없는 주말에만 연무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내부규정을 평일에도 가능하도록 바꾸었다는 내용도 추가돼 있다. 근거는 '복수의 경호처 직원들'이다. 

고 대변인은 "지난 정부까지 청와대 직원 가족들은 주말에 한해 연무관을 이용할 수 있었다"라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초반 주 처장이 임명된 뒤 이용 규정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어느 정부든 계속해서 주말은 개방돼 있었다는 말을 드린다"라고 운을 뗐다.

고 대변인은 "지금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평일 오전의 경우다"라며 "마치 계속적으로 가족들에게 문을 열지 않았던 것을 문재인 정부 들어 주 처장이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평일에도) 문을 연 것처럼 보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 대변인은 "하지만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부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중반까지 (평일에도) 쭉 가족들에게 개방됐다"라며 "그러다가 2015년 3월에 중단된 것을 2017년 5월에 환원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고 대변인은 "마치 특혜성 개방을 한 것처럼 보도했는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경호처장 부인 마사지 치료는 없었다"

또한 주 처장 부인의 '개인 마사지 치료' 보도와 관련. 고 대변인은 "개인 마사지 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2층에 있는 그 장소는 체력관리센터다"라며 "그러므로(체력관리센터이기 때문에) 마사지 치료는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부인했다.

끝으로 고 대변인은 "언론은 세상을 들여다 보는 창이고, 펜 끝에서 나오는 한 문장의 글은 칼보다도 강하다고 한다"라며 "오늘 언급한 <조선일보> 기사만 여러 개였는데 국민에게 정확하고 정직한 사실들을 알려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태그:#고민정,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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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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