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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경제침략 역사왜곡 바로알기' 계기 수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경제침략 역사왜곡 바로알기" 계기 수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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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을 계기로 일본강점기 강제 동원 등 역사 왜곡 문제를 학생들에게 바로 알리는 '계기수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권정오, 아래 전교조)은 2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경제침략·역사왜곡 바로 알기' 계기수업을 선포했다.

일본 강제동원 등 자료 만들어 배포... 서울시교육청도 '참고'

'계기수업'이란 사회·정치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는 주제나 사건이 있을 때 각 학교에서 교육 과정과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을 말한다. 박근혜 정부 때는 전교조에서 만든 4.16 교과서로 일부 교사들이 세월호 관련 계기수업을 진행하려다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교조는 이미 지난 7월 초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일본강점기 강제동원 관련 자료를 만들어 일부 학교에서 계기수업을 진행했다. 마침 서울시교육청에서도 8월 19일 한일 갈등 관련 '사회현안 논쟁·토론수업'을 각 학교에 권장하면서 전교조에서 만든 계기수업 자료를 참고하기도 했다.

장영인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이날 "7월 6일 전국참교육교육실장 회의에서 일본 경제침략과 역사 왜곡을 아이들에게 바로 알리자는 취지로 내부 준비에 바로 돌입해 7월 10일 전교조 홈페이지에 수업자료 1부를 올려 그걸 바탕으로 1학기 때 계기수업을 일부 진행했다"면서 "이를 전국적으로 진행하려고 방학 동안 전국역사교사모임,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위원회, 전남지부 등에서 모은 교육 자료를 8월 19일 전교조 홈페이지에 올려 현재 계기수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현재 고등학교 전 학년과 중학교 3학년 '역사' 시간 외에 나머지 학년도 담임교사들이 조회와 종례 시간 등을 활용해 계기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교육청에도 우리 자료를 참고해 자료를 만들겠다고 했고 각 학교에 계기수업 권장 공문도 보내 다른 지역보다 빨리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부산, 광주, 경남, 전남, 강원, 대전 등 전국 6개 지부 12개 학교에서 진행하는 계기수업을 언론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전교조 '일본 경제침략 역사왜곡 바로 알기' 계기 수업 자료
 전교조 "일본 경제침략 역사왜곡 바로 알기" 계기 수업 자료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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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교조는 지난 8월 31일 세종시에서 열린 전국대의원회대회에서 채택한 특별결의문에서 "전교조는 학생들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바로 알고 역사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교육을 일관되게 벌여나가겠다"면서 "학생들과 '일제 식민지배의 진실, 일본 정부와 기업의 책임,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추모, 평화 공존을 위한 과제' 등의 내용으로 계기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에서 이날 홈페이지 공개한 수업 자료에는 ▲ 일본강점기 강제동원의 역사 ▲ 강제동원 배상 판결 관련 자료와 ▲ 역사 퀴즈로 알아보는 강제 동원 등 발표 자료 10여 편이 담겨 있다.

아울러 전교조는 아베 정부에 맞서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한편 학교와 교육계에 남아있는 친일잔재를 조사해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장영인 실장은 "각 학교에 친일파 동상이나 친일파를 찬양하는 교가 같은 친일 잔재도 많이 남아 있어 이를 청산하는 작업도 같이할 것"이라면서 "역사를 바로 알아야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는 이날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한 하반기 사업계획도 발표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하반기에도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10만 교원 조사사업'을 통해 교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교육 실태를 조사해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공론화 전국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국 딸 문제로 대입 제도 재검토하는 건 성급"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사업계획과 '일본 경제침략 역사왜곡 바로알기' 계기 수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사업계획과 "일본 경제침략 역사왜곡 바로알기" 계기 수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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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논란과 관련해 대학입시제도 재검토를 당부한 걸 우려하기도 했다.

권정오 위원장은 "대입 문제가 조국 후보 딸 논란을 계기로 대통령이 지시해 검토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전문가들의 계속된 논의와 (교육계 이해당사자들의) 일정한 요구가 반영돼 현재 대입제도가 정착돼 진행되고 있고 조국 딸이 문제가 됐던 10년 전 대입 제도와도 많이 바뀌었는데 현재 입시 제도를 전면 검토하는 건 성급하고 경솔하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대입 제도 재검토보다 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기존 공약을 이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자사고 학부모들이 일반고 전환에 반대하는 것도 대입 제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자사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대입 정상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현재 조합원들 사이에도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대입 제도와 대학 체제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뒤 오는 10월 10일 공개토론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전교조, #일본경제보복, #계기수업, #조국딸, #대입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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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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