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소설 <그것>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지난 4일 개봉했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2017년에 개봉한 <그것>의 후속작으로, <그것> 시리즈를 완결하는 작품이다. 사실 <그것>에 등장한 광대 '페니와이즈'는 개봉 당시 무섭지 않고 우스꽝스럽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과연 <그것: 두 번째 이야기>에서 페니와이즈는 희화의 대상에서 공포를 몰고 오는 악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페니와이즈가 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영화다. 페니와이즈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와 같이 심오한 철학을 가진 것은 아니다. 타노스의 악행 동기가 우주의 생명체를 구원하는 것이었다면, 페니와이즈는 세상을 파괴하고 아이들을 잡아먹는 것을 즐길 뿐이다. 

다소 악행의 동기가 빈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악행을 벌이는 방법은 더욱 잔혹해졌다. 페니와이즈는 인간 개개인 내면에 있는 트라우마와 상처를 끄집어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단순히 물리적인 힘을 내세워 관객들이 광대에 공포감을 느끼길 원했다면 영화는 실패했을 것이다. 허나 페니와이즈의 심리 공격은, 루저 클럽 아이들 각각의 트라우마를 비추기 때문에 이들의 배경을 설명하게 된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의 이러한 설정은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 스틸컷

<그것: 두 번째 이야기>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페니와이즈를 제압하는 방법은 이미 <그것>에서 제시된 바 있다. 피해자의 아픈 과거를 먹고 사는 '망령' 페니와이즈를 극복하려면, 자신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직시하고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페니와이즈를 27년 만에 상대하게 되는 루저 클럽 아이들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자신을 발목 잡을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떠나는 여정은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의 관전 포인트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또 다른 요소로 <그것> 시리즈의 연속성을 꼽을 수 있다. <그것>이 페니와이즈가 아이들에 나타난 그 시점을 다루었다면,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페니와이즈 사건 이후 루저 클럽 아이들 삶에 침투하여 영향을 주는 모습을 그렸다.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시점을 교차하여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연출은 페니와이즈로 인해 달라진 아이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한다. 특히나 루저 클럽 아이들과 이들을 괴롭히던 헨리의 대비되는 삶과, 성인이 되어서도 루저 클럽 아이들이 보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페니와이즈의 잔혹성을 돋보이게 한다. 

귀신, 좀비, 높은 곳 등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는 다양한 곳에서 찾아온다. 그리고 요즘은 광대 공포증도 부각 되고 있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인 광대가 주는 공포는 가히 충격적이다. 올가을 전 세계를 다시 한번 공포에 휩싸이게 할 것으로 기대되는 페니와이즈와 <그것: 두 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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