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드 아스트라> 관련 사진.

영화 <애드 아스트라> 관련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우주에서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거리까지 도달한다면 어떤 목적을 갖고 있어야 할까. 영화 <애드 아스트라>의 답은 '새로운 지적 생물체'였다. 지구상 인간 외에 지성을 지닌 외계인의 존재를 암시하거나 제시하는 SF 영화처럼 이 작품 역시 미지의 생명체 탐험에 대한 인류의 꿈을 동력 삼아 상상력을 펼친다.

어떤 임무와 상황에서도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로이 맥브라이드 소령(브래드 피트)은 자신을 두고 우주 끝으로 사라져 버린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에게 지구의 생존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임무를 전달받는다. 임무 목적지는 해왕성이다. 그간 우주 탐사 영화에서 현실적으로 그려낸 공간 중 아마 가장 멀고 낯선 곳일 것이다.

우주 공간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애드 아스트라>엔 느낌을 달리하는 공간이 크게 서너 개 등장한다. 지구로 암시되는 미국 항공우주사령부 내부, 달의 뒷면, 그리고 화성 기지와 해왕성 등이다. 

<인터스텔라> <마션> 등에서 활용되었던 이런 공간을 <애드 아스트라> 제작진은 보다 섬세하고 차별성 있게 구현해냈다. 화성 기지를 향하는 발사체가 있는 달에선 숨 가쁜 추격전이 벌어지고, 막상 도착한 화성 기지에선 로이는 아버지가 연관된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사건 흐름에 따라 공간은 명암이나 채도를 달리하며 관객에게 꾸준히 '지구가 아닌 우주 공간'이 배경임을 알린다.

해왕성 향한 브래드 피트의 항해, 밀도 높은 묘사

SF 장르의 미덕이라면 단연 상상력이다. 영화 촬영 기술의 발전으로 지금의 할리우드 자본력이라면 충분히 어떤 제작사와 연출자라도 새로운 세계를 설득력 있게 구현할 수 있다. 기본은 역시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이야기다. 새로운 지적 생명체를 찾아 떠난 인류, 그리고 그 인류를 만나러 간 다음 세대라는 아이디어는 나름 신선하지만 이걸 풀어내는 방식과 주제 의식 면에서 <애드 아스트라>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 관련 사진.

영화 <애드 아스트라> 관련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애드 아스트라> 관련 사진.

영화 <애드 아스트라> 관련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브래드 피트를 위시한 제작사 플랜B, 그리고 <이민자>(2017) <잃어버린 도시>(2017) 등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를 두루 찾은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만났다. 연기력과 실력이야 이견의 여지가 없다. 또한 영화적 설정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독은 사전 제작 단계에서 여러 우주비행사들과 모임을 주최하며 궁금한 사안을 확인받기도 했다. 브래드 피트와 함께 출연하는 토미 리 존스, 도날드 서덜랜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호흡도 훌륭하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됐지만 정작 <애드 아스트라>는 로이가 찾으려고 한 게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답을 일종의 '가족애'로 정리하는 식의 선택을 했다. 중반부터 올라오는 긴장감이 결국 결말에선 다소 허무하게 해결되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많은 관객들은 <인터스텔라> <마션> 등에서 이미 개인의 존재론에 관한 깊은 질문을 체험한 바 있다. 물론 <애드 아스트라>에서도 이런 관념이 등장하는데 비교적 가볍게 건드리고 넘어가는 식이다. 

가족애 내지는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는 명제를 이 영화에서도 전하고자 했는데, 그 방식이 매우 담담한 편이다. 때문에 화려하고 밀도 높은 묘사만큼 메시지에도 기대를 품고 있는 관객들 입장에선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줄 평 : 반 발 앞서 나간 SF 장르적 상상력, 주제의식이 다소 아쉽다
평점 : ★★★☆(3.5/5)

 
영화 <애드 아스트라> 관련 정보

원제: AD AST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라는 뜻으로 아폴로1호 영웅을 기리는 기념비에 새겨진 문구)
감독: 제임스 그레이
출연: 브래드 피트, 토미 리 존스, 도날드 서덜랜드 등
수입 및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러닝타임: 124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9년 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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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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