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 모습... 왼쪽부터 김연경, 이재영 선수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 모습... 왼쪽부터 김연경, 이재영 선수 ⓒ 박진철

 
느낌이 좋다. 은근히 기대도 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오는 14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2019 여자배구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다.

대표팀은 지난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월드컵에 대비한 훈련을 해왔고, 이제 출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격전지인 일본으로 출국한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은 올해 출전했던 각종 국제대회 중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가장 많은 대표팀이다.

우선 가장 완전체에 가까운 정예 멤버로 대표팀 선수가 구성됐다. 특히 반가운 소식은 출전 엔트리 14명 전원이 특별한 부상자가 없고, 훈련 과정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은 '부상 선수 제외' 때문에 대부분의 국제대회를 정상적인 전력으로 치를 수 없었다.

지난 5~6월에 열린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는 양효진, 박정아, 이재영, 이소영, 김해란 등 V리그 핵심 선수들이 대거 수술과 재활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V리그 6개 월여의 장기 레이스 동안 각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쉼 없이 경기를 뛰면서 새롭게 부상을 입거나 기존 부상 부위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8월 초에 열린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대륙간 예선전)'에서는 대회 직전에 주전 세터 2명이 부상과 건강 문제로 '전원 교체' 되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8월 중순 열린 '2019 서울 아시아선수권' 대회도 기존 세터의 휴식과 재활 차원에서 또 주전 세터가 교체됐다. 염혜선 세터는 대표팀 선수들과 고작 1주일 정도 손발을 맞추고 대회에 출전해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은 아직까지 부상으로 훈련에서 제외된 선수가 없다. 주전 세터 2명도 VNL과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통해 손발을 어느 정도 맞춘 상태다. 최근 들어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몸 상태와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장윤희 SPOTV 배구 해설위원은 10일 진천선수촌을 찾아 대표팀 훈련과 연습경기 모습을 살펴봤다.

그는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선수 전원이 특별한 부상자 없이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었다"며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도 아시아선수권 대회보다 더 나아진 것 같다. 몇몇 선수는 몸 상태와 경기력이 더 좋아졌고, 팀 분위기도 꽤 괜찮았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과 대화를 해보니 '이제는 라바리니 감독이 원하는 스피드 배구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월드컵 대표팀, 올해 '가장 안정적' 훈련

이번 월드컵 대표팀에서 가장 기대되고 궁금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 바로 '공격 다변화'를 통한 스피드 배구의 완성도다.

한국 여자배구가 도쿄 올림픽 출전이라는 지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하고 완성해야 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러시아에 역전패, 아시아선수권 일본전 역전패 모두 똑같은 패턴으로 패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막판 중요한 상황(클러치)에서 공격 루트가 레프트, 라이트 윙 공격수에게 지나치게 편중된다는 점이었다.

센터의 중앙 속공이나 이동 공격, 윙 공격수들의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을 클러치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공격 옵션을 늘리지 않으면, 앞으로도 중요한 대회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하는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센터 공격과 파이프 공격을 핵심 옵션이 아니라 간간이 양념으로 사용하는 팀은 결코 국제 무대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둘 수 없다. 이는 최근 세계 배구 흐름과 국제대회 결과들이 넘치도록 증명해주고 있다. 한국 대표팀도 그 부분을 하루빨리 완성해야 한다.

라바리니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물론 대표팀 선수들까지 한목소리로 그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8월 25일 아시아선수권 중국전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순간이나 위기 상황에서도 윙 공격수 편중을 지양하고, 센터와 파이프 공격 등을 과감하게 사용해서 공격 패턴을 다양하게 가져가야 한국 배구가 달라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도 공격 다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10일 이다영 세터가 월드컵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짧막한 인터뷰 영상을 언론에 배포했다.

"현재 훈련을 하면서 센터와 후위 공격을 살리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그런 경기 운영을 하려고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이 멘트가 전부였다. 그만큼 대표팀이 공격 다변화를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스피드 배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1군 핵심 멤버' 총출동, 월드컵 2연패 노린다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 '최정예 멤버'...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2019.8.2)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 '최정예 멤버'...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2019.8.2) ⓒ 국제배구연맹

 
한국 여자배구가 이번 월드컵 대회 첫 경기에서 상대할 팀은 '세계 최강' 중국이다. 현재 세계 여자배구를 엄밀히 평가하면, 세계 최강이라고 꼽을 수 있는 팀은 세계랭킹 1위 세르비아와 2위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두 팀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쌍벽'이다.

물론 미국(3위), 브라질(4위)도 세계 정상급 팀이다. 그러나 중국과 세르비아가 모든 포지션에서 가장 균형 있고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배구 강팀의 3대 핵심 요소인 장신화, 스피드, 강서브에서 단연 돋보인다. 장신 군단이면서도 공격 옵션의 다양성, 수비 조직력까지 잘 갖춰져 있다.

중국과 세르비아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8 세계선수권에서는 세르비아가 대회 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은 3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도쿄 올림픽 세계에선전에서도 두 팀은 무난히 조 1위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중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이 목표다. 그럴 경우 지난 2015년 월드컵 우승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때문에 1군 최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한 마디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멤버들이다.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레프트는 주팅(25세·198cm), 장창닝(24세·193cm), 류샤오퉁(29세·188cm), 리잉잉(19세·192cm), 류옌한(26세·188cm)이 포진했다.

라이트는 궁샹위(22세·186cm), 쩡춘레이(30세·187cm)가 맡는다. 센터진은 위안신웨(23세·201cm), 옌니(32세·192cm), 정이신(24세·187cm), 양한위(20세·192cm), 왕위안위안(22세·195cm)으로 '세계 최장신' 군단이다.

세터는 딩샤(29세·180cm), 야오디(27세·182cm), 리베로는 왕멍지에(24세·172cm), 린리(27세·171cm)가 변함없이 출전했다.

일본에 도착한 중국 대표팀 선수는 총 16명이다. 그러나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인원은 14명이다. 때문에 매 경기마다 경기 직전에 14명으로 압축해서 출전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빅매치... 월드컵 한국 팀 '전 경기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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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국

  
한국 대표팀은 14명의 최종 엔트리가 그대로 일본으로 간다.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레프트는 김연경(32세·192cm), 이재영(24세·178cm), 이소영(26세·176cm), 강소휘(23세·180cm)로 구성됐다.

라이트는 김희진(29세·185cm), 박정아(27세·187cm), 하혜진(24세·181cm)이 나선다. 센터는 양효진(31세·190cm), 김수지(33세·188cm), 박은진(21세·187cm)이 포진했다.

세터는 이다영(24세·179cm), 염혜선(29세·177cm), 리베로는 김해란(36세·168cm), 오지영(32세·170cm)이 맡는다.

프로구단별로는 KGC인삼공사 3명, IBK기업은행 2명, 현대건설 2명, GS칼텍스 2명, 흥국생명 2명, 한국도로공사 2명, 터키 에자즈바쉬 1명이다.

2019 서울 아시아선수권 대표팀에서 레프트 표승주, 센터 이주아, 세터 이나연이 빠지고, 그 대신 레프트 강소휘, 라이트 박정아, 세터 이다영이 부상에서 복귀해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번 한국-중국전은 오랜만에 1군 최정예 멤버끼리 맞대결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2019 월드컵 대회는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가 한국 대표팀의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SPOTV는 한국 팀의 전 경기를 케이블TV인 SPOTV, SPOTV+ 채널에서 생중계하고, PC와 휴대폰을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는 SPOTV NOW에서도 동시 생중계한다. 또한 SPOTV의 3개 케이블TV 채널에서 매일 수차례 재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중국 경기는 추석 연휴인 14일 오후 3시부터 SPOTV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한국-도미니카전은 15일 오후 3시부터 SPOTV+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해설은 장윤희 해설위원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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