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한 장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한 장면 ⓒ KBS

 
미취학 아동의 방송 출연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이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24일 방송국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KBS 2TV 인기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출생 22개월 벤틀리 해밍턴은 일주일에 3일, 하루 4시간 촬영에 임하고 있다. 김종훈 의원은 "아동출연자의 인권 보호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화요일 벤틀리 해밍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은 오전 10시에 시작됐다. 2시간 가량 촬영한 뒤 점심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후 4시에 촬영이 재개돼 6시에 마무리됐다. 그 다음 날인 7일 수요일도 오전 11시 촬영이 시작돼 역시 2시간 정도 진행됐고 1시부터 2시간 30분가량의 점심 식사 및 휴식을 가진 후 3시 30분에 촬영을 재개, 5시에 끝났다. 벤틀리 해밍턴은 매주 2~3일 하루 4시간 정도의 촬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아동 예능인 KBS 2TV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연예인 가정 아동의 등·하원 도우미 체험을 통해 돌봄 육아의 현실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아침 8시부터 9시 사이 촬영을 시작해, 하원 촬영의 경우 오후 7시 가량 끝이 난다. 최장 5시간 휴식시간 없이 촬영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어린이 청소년 방송 출연과 관련, '방송심의에 의한 규정' 제39조(재연, 연출), 45조(출연) 조항을 근거로 심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규정은 선정성, 범죄 등과 관련된 규정으로 위와 같이 아동의 노동권에 대한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김종훈 의원이 각 방송사의 아동 출연자에 대한 심의 규정을 취합해 본 결과, KBS의 경우는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어린이와 청소년 보호> 항목에서 "출연 아동의 안전을 위해 안전요원을 배치하게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복지를 위해 출연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타 방송사나 종편 등은 방통위 규정 외의 세밀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한 장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한 장면 ⓒ KBS

 
외국은 어떨까? 미국과 독일의 경우, 방송에 출연하는 어린이·청소년의 보호는 노동시간 및 신체적 안전 등의 노동법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리얼리티 쇼의 경우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어린이·청소년에게 심리적인 불안감을 유발하고 정체성 혼란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보호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2016년 방송심의위원회가 (사)한국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에 의뢰해 펴낸 「어린이·청소년 출연 TV 프로그램 내용 분석」 보고서 내용)
 
김종훈 의원은 "최근 들어 아동 예능이 많이 늘었지만, 출연 아동에 대한 노동권이나 인권에 대한 세밀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서 "아동 예능을 통해서 많은 시청자들이 즐거움을 얻고 있는데, 혹여나 방송이 아이들의 인권을 해치고 있지 않은지 관련한 연구와 심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송심의위원회가 2016년 관련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서도 아직까지 출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관련한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슈퍼맨이돌아왔다` 벤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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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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