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에 상영되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 <두 교황>, <결혼 이야기>,<내 몸이 사라졌다>

부산영화제에 상영되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 <두 교황>, <결혼 이야기>,<내 몸이 사라졌다> ⓒ 부산영화제

    
넷플릭스 영화인 <두 교황> <내 몸이 사라졌다> <결혼 이야기>의 전회차 상영이 매진되고, 야외상영이 있는 <더 킹: 헨리 5세>만 예매가 가능할 만큼 올해 부산영화제에 출품작 중 넷플릭스 영화의 인기가 상당했다. 또 세계적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회 상영이 매진되면서 최대의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24일 오후 1시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예매가 시작되면서 영화제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막을 열흘 앞두고 시작되는 일반상영작 온라인 예매는 전쟁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게 올해도 상당한 관객이 몰리면서 부산영화제의 인기를 과시했다. 관객들의 높은 관심 속에 갑작스레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온라인 예매사이트가 느려지기도 했으나, 20분 정도 지나서부터는 조금씩 안정됐다.
 
상영 당일 현장에서 표를 사는 방법도 있으나, 아침 일찍 줄을 서지 않는 한 인기작품의 표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 부산영화제를 찾는 대부분 관객은 예매를 노린다. 올해 관람 예정인 작품 15편을 모두 예매했다는 한 관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예매가 너무 힘들어서 지인 4명에게 부탁해 표를 모두 구했다"는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만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원하는 작품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거장 감독 영화 모든 작품 전회 매진
 
 부산영화제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부산영화제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부산영화제

  
앞서 언급했듯,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매진되면서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모국어로 연출하지 않은 첫 번째 작품인데다 세계적인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가 출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말에 개최된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돼 해외 유력 영화매체들로부터 "첫 씬부터 마지막 씬까지 고급스러운 위트와 자신감, 활기가 있고 여러 경계를 넘나드는 놀랍도록 부드럽고 완성도 높은 영화",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로 작업한 영화임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역시나 인간의 복잡 미묘함들을 포착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포함 거장들의 신작을 모아 놓은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화들은 모든 작품이 전회 매진되면서 인기를 입증했다. 웨인 왕 감독의 신작 <커밍 홈 어게인>과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의 <글로리아 먼디> 3회차 상영이 모두 매진됐다. 넷플릭스 영화인 <더 킹: 헨리 5세>만이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덕분에 여유가 있을 뿐이다.
 
주요 해외 영화제에 수상한 작품들 역시 대부분의 표가 팔렸다.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티아스와 막심>, 브루노 뒤몽 <잔 다르크> 등도 매진 대열에 합류했다.

넷플릭스 영화의 매진은 좋은 영화의 관점에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 부산영화제의 선택에 대한 관객들의 지지로 해석된다. 해외 주요 영화제들의 경우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는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태도가 제각각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베니스국제영화제만큼 '친 넷플릭스'는 아니겠지만, 넷플릭스 영화를 배척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언제나 상영할 것이라는 의미인데, <더 킹: 헨리 5세>의 경우도 그런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 킹: 헨리 5세>의 배우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은 부산을 직접 찾아 국내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세계 최초 애니메이션 스크린X
 
 세계 최초 스크린X 애니메이션 이성강 감독의 <프린세스 아야>

세계 최초 스크린X 애니메이션 이성강 감독의 <프린세스 아야> ⓒ 부산영화제

 
한국영화로는 이성강 감독의 애니메이션 <프린세스 아야>가 3회차 상영이 전회 매진됐고, 정가영 감독의 <하트>와 경쟁부문이 뉴커런츠 출품작인 임선애 감독의 < 69세 >는 4회차 상영이 모두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면서 한국영화 화제작으로 급부상했다.
 
정가영 감독은 2017년 <밤치기>로 부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단편영화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로 2018 대단한 단편영화제 대단한 관객상(작품상)을 수상했다. 사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는 게 특징으로, 감독 스스로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부산영화제에서 공개되는 <하트>는 연애 상대였던 유부남을 찾아가 연애 상담을 하는 가영의 이야기다. 특히 쉬지 않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어지는 대화들이 솔깃할 정도로 재치있고, 구애, 미련, 집착, 반성, 각오 등 정가영 영화의 주된 감정과 행위들은 여전하다는 것이 정한석 프로그래머의 설명이다.
 
< 69세 >는 남성 간호조무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69세의 효정이 경찰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지 않으려는 가운데, 그녀를 사랑하는 애인 동인만이 그녀의 억울함을 풀어 주려 동분서주한다는 내용이다. 흔치 않은 사회적 사건을 품위 있는 드라마로 그려낸 작품이다. 연기파 배우인 예수정, 기주봉, 김중기 배우 등이 출연하다.
 
<프린세스 아야>의 이성강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애니메이션전공 전임교수를 역임한 국내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장인이다. <프린세스 아야>는 세계 최초로 스크린X(극장 양쪽 벽면을 포함 삼면이 전부 스크린이 되는 입체적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애니메이션과 신기술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심야상영도 불변의 인기
 
 모흐센 마흐발바프 감독의 <마르게와 엄마>

모흐센 마흐발바프 감독의 <마르게와 엄마> ⓒ 부산영화제

 
이밖에 신수원 감독의 신작 <젊은이의 양지>와 고봉수 감독의 <우리 마을>은 3회 중 2회 상영이, 뉴커런츠 경쟁에 오른 또 다른 한국영화 봉준영 감독의 <럭키 몬스터>는 관객과의 대화가 있는 2번의 상영이 매진됐다.
 
아시아 영화로는 중국 구 시아오깡 감독 <푸춘산의 삶>이 전회 매진 대열에 합류했고, 모흐센 마흐발바프 감독의 <마르게와 엄마>는 3회 상영 중 1회 분의 표만 구할 수 있다. 세편의 영화가 심야에 상영되는 '미드나잇 패션' 역시 금요일 토요일 두 번의 상영이 모두 매진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 등이 중심인 와이드앵글 작품들 외에 대부분 상영작들이 1회 이상 매진을 기록했고, GV(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된 상영은 상당수가 매진됐다.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영화들도 매진된 상영이 늘어나는 중인데, 올해 새로 구성된 프로그래머들이 전 세계를 돌며 골라온 영화들에 대한 관객들의 1차 평가가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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