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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던 중 악수하고 있다. 2019.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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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홉 번째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의 전환'에 합의했다.  

한미 두 정상의 대북정책 전환 합의는 곧 열릴 북미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2~3주 안에 북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했고, 청와대 측도 "조만간 협상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퍼 매파'로 불리며 북미대화의 방해자로 꼽혀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것을 두고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의 전조로 해석됐다.

미국의 'transform' 표현 주목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미국 뉴욕 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을 열고 한미동맹 지속·강화, 싱가포르 합의정신 유효, 북미 적대관계 종식,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대화 재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조기에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이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두 정상은 북미 실무 협상에서 조기에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미국 측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라고 서술된 내용 가운데 '전환'이라는 단어를 'transform'으로 표현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시킨다'라는 의미에서다.

미국측에서 사용한 'transform'에는 '근본적 변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개선하다'는 뜻인 'improve'보다는 더 적극적인 용어다. 그런 점에서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의 근본적 변화'에 의견 접근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의 근본적 변화에 의견 접근을 했다면 이는 향후 진행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이러한 점을 중요한 성과로 판단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 프로세스 재가동 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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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가다 뒤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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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청와대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프로세스'가 재가동될 수 있게 된 점도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지난 2월 북미 간 '하노의 합의'가 결렬돼 수개월 동안 북미대화가 중단되었지만, 지난 6월 북미-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거쳐 아홉 번째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협상 프로세스가 재가동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해 '두 가지 메시지'를 북한에 발신했다. 두 정상이 북한에 발신한 두 가지 메시지이란, '적대행위 금지'와 '싱가포르 합의정신 재확인'을 가리킨다.

'적대행위 금지'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체제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합의정신'이란 지난 2018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유해발굴과 송환 약속 등을 가리킨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특히 두 정상은 작년 싱가포르 북미 합의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재확인하면서 실무협상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무력행사를 하지 않고, 비핵화시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는 한미 두 정상이 북한에 보내는 신뢰회복 메시지이자 '북미 비핵화 협상을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해 비핵화 진전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평화와 힘, 문재인 외교·안보독트린

그밖에도 청와대는 '문재인 외교·안보 독트린'의 행동계획 발표, 한미동맹 재확인, 기후 등 글로벌 이슈 적극 대응 등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특히 '평화와 힘'으로 구성된 문재인 외교·안보독트린은 '평화를 추구하되 그 평화를 힘으로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이 '평화'의 행동계획이라면, 국방예산 증액과 방위력 개선은 '힘의 행동계획'에 해당한다.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합의한 '9.19 남북군사합의서'가 문재인 외교·안보 독트린 1단계 행동계획이라면, 이번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는 2단계 행동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3일 오후(미국 뉴욕 현지시각) 문 대통령을 만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