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을 모두 거친 키움 박병호와 LG 김민성의 활약여부도 주목거리다.(사진: 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

양팀을 모두 거친 키움 박병호와 LG 김민성의 활약여부도 주목거리다.(사진: 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 ⓒ 케이비리포트

 
올해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LG 트윈스는 5위 NC 다이노스를 3-1로 제압하며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선발 케이시 켈리가 시속 153km의 강속구를 앞세워 6.2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고 류중일 감독은 '토종 에이스' 차우찬을 불펜으로 투입하면서 NC의 반격을 사전에 차단했다.

반면에 NC는 투타에서 힘의 차이를 깨달으며 '5위 팀의 반란'에 실패했다. 선발 크리스천 프리드릭은 아웃카운트 10개를 채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로 인해 그는 켈리와의 선발 대결에서 크게 밀리고 말았다. 그나마 4명의 불펜 투수들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9회 LG 마무리 고우석이 흔들린 틈을 타 얻은 1사 만루 기회에서 프로 16년 차 베테랑 박석민이 희생타조차 만들지 못하고 물러난 것이 뼈아팠다.

이제 LG는 장소를 고척 스카이돔으로 옮겨 정규리그 3위 키움 히어로즈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로 끝내면서 LG는 전력소모 없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총력전을 벌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시즌 막판까지 두산 베어스, SK와이번스와 선두 경쟁을 벌였던 키움이다. 투타 조화가 잘 이뤄진 키움과 상승세의 LG 중 과연 SK의 플레이오프 파트너는 어느 팀이 될까.

안정된 마운드와 키벤저스 타선, 키움의 시선은 인천을 향해 있다

86승 1무 57패 승률 .601. 키움은 정규시즌에서 두산, SK에 단 2경기가 뒤진 3위를 기록했다. 최종순위는 3위였지만 사실상 '3강'으로 구분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올 시즌 KBO리그의 흐름이었다. 그만큼 키움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살림살이에도 누구보다 알찬 시즌을 보냈다. 6할이 넘는 키움의 정규리그 승률을 고려하면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한다는 사실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

키움은 나란히 13승을 따낸 외국인 듀오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를 중심으로 토종 에이스 최원태(11승), 좌완 유망주 이승호, 스윙맨 김동준(이상 8승)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무려 64개의 홀드를 합작한 김상수와 한현희,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불펜 투수 조상우,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환골탈태한 오주원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역시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타선은 더욱 막강하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낮아진 와중에도 33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긴 박병호는 개인 통산 5번째 홈런왕을 차지했고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는 113타점으로 타점왕에 올랐다. 특히 득점 부문에서는 김하성(112개)과 샌즈(100개), 박병호(92개), 이정후(91개)가 1위부터 4위까지 휩쓸었다. 팀 타율(.280), 팀 득점(780점), 팀 타점(741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른 키움 타선은 마치 2014~15년 '넥벤져스의 재림'을 보는 듯하다.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키플레이어는 역시 작년 가을야구의 영웅이었던 2년 차 우완 안우진이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6승을 올리다가 6월 말 어깨통증으로 두 달 넘게 전력에서 이탈했던 안우진은 9월 1군에 돌아온 후 불펜 투수로 4경기에 등판해 1승을 추가했다. 가을야구에서도 불펜에서 활약할 것이 유력한 안우진이 작년 포스트시즌 만큼의 위력을 보인다면 키움의 불펜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 수 있다.

사실 4위보다 선두에 훨씬 가까웠던 키움의 정규리그 성적을 보면 키움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보다 작년 5차전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였던 SK와의 설욕전을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키움은 주전 중견수 임병욱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주전 포수 박동원 역시 무릎 인대 부분 파열 부상을 당해 정상 출전이 불투명하다. 과연 키움은 여러 악재와 변수들을 극복하고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낼 수 있을까.

부담 없는 '언더독'의 여유(?), 2016년의 이변 다시 한번

LG와 히어로즈는 가을야구에서 통산 두 차례 맞붙어 한 번씩 시리즈를 승리로 가져갔다.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 2014년에는 히어로즈가 3승 1패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반대로 정규리그 4위 LG가 히어로즈를 3승 1패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양 팀의 통산 포스트시즌 전적은 4승 4패로 정확히 같았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결과에 따라 양 팀의 우열이 갈린다는 뜻이다.

LG는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본인들이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야구를 했다.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 투수가 됐고 2명의 불펜 투수가 나머지 7개의 아웃카운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에서도 1번 타자 이천웅이 기회를 만들면 이형종이 2개의 적시타를 통해 점수를 뽑았고 4회에 등장한 대타 박용택도 큼지막한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공백도 걱정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다. 오지환 대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 출전한 구본혁은 1안타 1득점을 포함해 멀티 출루에 성공하며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고 수비에서도 자신에게 날아온 타구들을 무난하게 처리했다. 구본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오지환의 몸 상태가 회복될 때까지 LG의 유격수 자리를 책임질 전망이다.

다만 좌완 이승호, 우완 김선기,김동준, 잠수함 양현 등 다양한 옵션이 있는 키움에 비해 4선발 요원이 마땅치 않은 것은 LG의 약점이다. LG는 타일러 윌슨, 켈리,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 트로이카를 거느리고 있지만 5승의 이우찬, 3승의 배재준, 임찬규 등 4선발은 상대적으로 허약한 편이다. 물론 의외의 선수가 '깜짝 호투'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를 수도 있지만 4선발 부재는 시리즈가 장기전으로 갈 경우 LG에 큰 악재로 떠오를 수 있다.

정규리그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하는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무려 11승이 필요하다. LG는 우승을 위해 필요한 11승 중에서 고작 1승을 따냈을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 위 단계로 올라갈 때마다 '언더독'으로 상위권 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LG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정규리그에서 자신들보다 7경기나 앞선 키움을 상대해야 하는 LG가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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