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주민 600여명이 13일 오후 노원구 중계 등나무 근린공원에서 열린 '제1회 노원주민대회'에서 "우리가 직접 정치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원주민대회는 주민요구안 선정투표와 이에 대한 정치인들의 답변, 주민 자유발언으로 채워졌으며 <2019 주민직접정치 선언문>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노원주민대회는 노원지역 시민단체, 노동조합, 노점상연합, 주민모임과 민중당 노원구위원회로 구성된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가 주관하였으며 행사에는 노원지역 주민, 노동조합 조합원, 노점상단체 회원 등 600여 명과 우원식, 김성환, 고용진 의원 등 지역 정치인이 참석했다.
대회에서는 지난 7개월간 모여진 노원주민 요구안 9378개가 발표되었다. 요구안은 '공수처 설치로 검찰개혁',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입법'과 같이 국회에 대한 요구와 '구의회 관광성 해외연수 근절', '공공 어린이 놀이터 확대' 등 노원구에 대한 요구로 채워졌다.
주민들은 카카오톡을 이용한 현장 투표를 통해 10대 우선 요구안을 선정하고, 노원구청과 국회에 요구안 실현을 촉구했다.
투표 결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경비·청소노동자 처우개선 및 고용안정 보장계획 마련이 1순위로 선정됐다. 참가자들은 국회에 바라는 10대 요구안, 노원에 바라는 10대 요구안을 각각 선정했다.
국회에 바라는 요구안은 1)국회의원 국민소환제 2)검찰개혁(공수처 설치) 3)국회의원도 무노동 무임금 4) 비리정치인 처벌 강화 5) 최저임금 인상 6)노동법 강화 7) 기초생활 수급비 현실화 및 부양의무제 폐지 8) 청년일자리 해결 9)근로 감독 처벌 강화 로 선정됐다.
노원에 바라는 10대 요구안으로는 1)경비노동자 처우개선 및 고용안정 보장계획 2) 차량장사 노점상인 규격박스 설치 3) 국공립어린이집, 유치원 확대 4) 기초생활 수급비 받아도 일할 수 있게 5) 구의회 관광성 해외연수 근절 6)택배노동자 처우개선 및 택배터미널 안전관리 실태조사 7) 구 예산 집행 전 주민 공청회 의무화 8) 공교육 강화 9) 구의회 업무추진비 삭감, 내역 투명하게 공개 10) 월계역 앞 노점 장사 계속 할 수 있도록 보장 등이 선정됐다.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주민요구안을 구청과 국회에 빠짐없이 전달할 계획이며,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해 주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에 대한 답을 했다.
우원식 의원은 1순위로 선정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대해 "반드시 필요하다. 도입해서 저부터 잘못하면 소환하시라"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고용진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잘하리라 믿고 투표해주셨는데, 만족을 못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선정해주신 요구안 잘 봤고, 모두 동의한다. 여러분의 뜻 잘 받들어 실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환 의원은 노원주민대회를 놓고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나라가 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준 행사"라고 평하며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원구, 서울시에서 지원을 독려하겠다"고 격려했다.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월계동 아파트에서 경비 업무를 하는 A 씨는 한 달에 한 번 근로계약을 맺는다고 한다. 해고를 염려한 A 씨를 대신해 아파트 주민 강미경 씨가 발언문을 대독했다.
A 씨는 "괜히 트집 잡아 자르려는 사람이 있으면 너무나 쉽게 잘릴 수 있어 건의사항이 있어도 말 못 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일한다"고 고충을 전했다. 또 "연차를 쓸 수 없어 경조사가 생기면 내 돈으로 일당을 물어주고 사람을 써야 한다"며 "나이 많은 늙은 노동자들 맘 편히 일 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정서·행동장애 아동을 키우는 김태균씨는 장애아동 지원기관인 '노원아이존'이 경영난을 이유로 폐쇄 위기에 놓여있다고 전하며 "가족들이 아이의 치료를 포기하지 않게 노원아이존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남부재활센터에서 근무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이현수씨는 "센터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월 110만원밖에 못받는데, 이걸로는 생활이 힘들다"고 처지를 전하며 "알바라도 할라치면 수급비가 깎여서... 친구들한테 밥 한끼 못 살 처지에 사회적 외톨이가 되고 있다"며 힘든 처지를 토로했다.
주민 최범근씨는 구의회의 관광성 해외연수를 지적하며 "해외 출장에 관련된 구의회 예산집행은 주민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도록 강제"할 것을 제안했다.
CJ대한통운 노원터미널에서 일하는 임종엽씨는 공짜 분류작업으로 인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현실을, 하계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배태연씨는 불법 취급을 받으며 선거 때만 배경으로 대해지는 현실을 토로했다.
만 30세 청년 류지연씨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입법을 촉구했고, 시민활동가 박윤경씨는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대회 참석자들은 <2019 주민직접정치 선언문>을 함께 낭독했다.
직접 정치 선언문에는 주민 직접 정치의 상과 정신, 실현을 위한 방안과 계획, 정치권의 역할과 주민의 다짐 등이 담겼다.
참석자들은 예산편성을 앞둔 매년 가을마다 노원주민대회를 개최해 '직접 정치 요구안'을 채택하고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회를 준비하는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를 계속 확대해 주민 직접 정치 공동체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래는 직접정치선언문 전문.
2019 노원주민 직접정치 선언문 "주민에게 권력을"
1. 우리는 대한민국 서울시 노원구 주권자들이다.
2. 우리는 표 찍는 거수기로만 취급되던 대리정치, 위탁정치를 극복하고 '주민 직접 정치'를 하고자 모였다.
3. 우리는 우리 삶을 나아지게 할 힘이 오직 우리에게 있다고 믿으며, 자주와 단결, 민주와 존중, 협동과 창조의 정신을 발휘하여 우리 힘을 키울 것이다.
4. 우리는 거주하거나 일하는 모든 곳을 우리 이익에 맞도록 변화시키고, 일상에서도 정책 결정과 예산편성에 개입하고 통제할 것이다.
5. 우리는 예산편성을 앞둔 매년 가을마다 노원주민대회를 개최해 '직접 정치 요구안'을 채택하고 촉구할 것이다.
6. 우리는 직접 정치 능력을 끊임없이 높이기 위해 함께 탐구하고 힘과 지혜를 모을 것이다.
7. 우리는 주민을 배제하고 정치를 독점하는 기득권 정치에 대항하여, 직접 정치 공동체로 단결할 것이다.
8. 우리는 주민모임, 학생회, 청년 모임, 여성 모임, 노동조합, 노점상연합, 상인회 등 자주적인 공동체의 힘을 모아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를 확대할 것이다.
9. 주민에 의해 선출되어 공직을 수행하게 된 이들은 주민의 정책제안에 성실하게 응할 의무를 지닌다.
노원구청과 국회, 서울시의회, 노원구의회는 다음의 의무를 지닌다. 모든 정책 결정과 집행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공개 제공할 의무, 주민의 요구에 따른 정책 실행을 위해 정기적 대화창구를 마련할 의무, 주민의 만족도를 확인하고 끊임없이 의정과 행정을 개선할 의무이다.
10. 우리는 선출된 공직자가 주권자인 주민을 함부로 대하거나, 정보제공·의견수렴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부정한 비리와 불법, 반민족행위를 저지를 경우 우리의 의사에 따라 직접 소환할 것이다.
주민에게 권력을!
오늘 여기, 주인이 주인 노릇 하겠다는 당연한 선언을 한다.
이 당연한 선언은 우리가 더 크게 단결할 때 실현될 것이다.
기득권 정치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 직접 정치'의 힘을 키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자.
2019년 10월 13일
제1회 노원주민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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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점상인들은 어묵꼬치 모양의 손피켓을 만들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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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청년들은 대중가요 <한잔해>를 "국회의원 소환해"로 개사한 율동 공연을 선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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