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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513조 5천억 원 규모의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513조 5천억 원 규모의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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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보수적 생각과 진보적 생각의 실용적 조화'를 주문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저는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생각한다"라며 "보수적인 생각과 진보적인 생각이 실용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국 사태'로 인한 국민 여론의 분열이 보수와 진보의 '진영 쟁투'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날(21일)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앞으로 또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더 높아지고 정치적 갈등은 곧바로 국민들 사이의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시정연설 앞부분에서는 "우리 사회는 지금 개인의 가치가 커지고, 인권의 중요성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모든 사람의 노력을 보장하는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라며 "그만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다름에 대한 관용과 다양함 속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가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정치는 항상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저 자신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스스로를 성찰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가치와 이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라며 "어떤 일은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하고 아쉽지만 다음으로 미루거나 속도를 조절해야 할 일도 있다"라고 말했다.

'보수적 생각과 진보적 생각의 실용적 조화'에 이은 '속도조절' 언급을 두고 '정책 기조의 변화나 후퇴'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제 때에 맞는 판단을 위해 함께 의논하고 협력해야 한다"라며 "더 많이, 더 자주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회와 함께하고 싶다"라고 '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예산안뿐만 아니라 검찰개혁 법안 처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한 발언이다.

다만 전날 7대 종단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과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이날 문 대통령은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하는데 공정에 대해서도 여전히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가운데 정치적인 공방 거리만 되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국민갈등의 주축으로 '정치권'을 지목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문 대통령, 왜 정치권에 '공정' 주문했나). 

끝으로 문 대통령은 "마지막 정기국회를 맞이한 만큼, 산적한 민생법안들을 조속히 매듭짓고,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 개정도 법정 기한 내에 처리해 20대 국회가 '민생국회'로 평가받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513조원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위해 국회 도착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513조원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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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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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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