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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대구지부 회원들이 경북 구미의 허위 의병대장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 허위기념관이 보인다.
 광복회 대구지부 회원들이 경북 구미의 허위 의병대장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 허위기념관이 보인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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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구미시는 큰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구한말 의병대장 허위 선생을 더욱 받들지는 못할지언정 그동안 잘 모셔오던 바를 새삼 격하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오늘 광복회 회원들이 왕산 기념관을 방문하는 길에 구미시청에 들러 기자회견을 할까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다만 사전에 회원들과 논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광복회 대구지부 노수문 지부장은 경북 구미 '왕산 허위 선생 기념관'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시가 왕산 광장과 왕산루를 산동 광장과 산동루로 개명하겠다고 하여 전국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비판 발언이었다. 광복회 회원들은 노수문 지부장의 격앙된 음성에 박수로 동의를 표시했다.

"왕산루를 산동루로 개명? 있을 수 없는 일!"

광복회 대구지부의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순례단 85명은 10월 29일 경북 구미의 왕산 허위 유적지를 답사했다. 이날 순례단은 '왕산 허위 선생 기념관'을 찾아 각종 전시물부터 읽은 후, 묘소를 참배하고, 이어 거의 완공 단계인 사당도 담장 밖에서 둘러보았다.
 
광복회 대구지부 회원들이 왕산허위선생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아직 완공과 개방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허위 선생 사당으로, 선생의 묘소 바로 옆에 있다.
 광복회 대구지부 회원들이 왕산허위선생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아직 완공과 개방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허위 선생 사당으로, 선생의 묘소 바로 옆에 있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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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 허위는 구한말을 대표하는 의병장 중의 한 사람이다. 1895년 10월 8일 명성왕후가 시해된 뒤 을미의병이 일어나자 그도 경북 김천에서 창의했다. 그러나 의병을 해산하라는 고종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군대를 흩고 청송 주왕산 아래에 들어 은거했다.

허위는 1899년 대신들의 추천으로 조정에 들어 벼슬살이를 했다. 5년가량의 짧은 관직 시간이었지만 허위는 요즘의 대법원장(평리원 재판장), 대통령 비서실장(비서원 승) 등 요직을 역임했다. 그는 고종이 일제에 위해 강제 퇴위되고 한국군이 해산당하자 벼슬을 버리고 다시 창의했다.

동대문까지 진격했던 허위의 의병부대

경기도 연천에서 일어난 그의 부대는 일제가 매우 두려워하는 의병진이었다. 허위 부대는 경기도 일원에서 일제에 연전연승했다. 그는 1908년 1월 15일 13도 연합 창의군의 선봉장으로서 동대문까지 진격했다.

그러나 후속 지원군이 도착하지 않고, 군사의 수와 무기의 수준에서 역부족이었던 탓에 일본군에 패하고 말았다. 13도 연합 창의군은 뒷날을 기약하면서 자진 해산했다. 그 이후에도 허위는 경기도 일원에서 줄곧 일본군과 싸웠다. 하지만 마침내 체포되어 1908년 9월 27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노무현 대통령 때 일반인에게 완전 공개된 청남대 본관 앞은 안으로 들어가 보려는 탐방객들이 언제나 줄을 서 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때 일반인에게 완전 공개된 청남대 본관 앞은 안으로 들어가 보려는 탐방객들이 언제나 줄을 서 있다고 한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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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 허위 선생 기념관(아래 기념관)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념관 1층의 핵심 시설은 영상 추모관과 전시실로, 답사자는 이곳에서 선생에게 추서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병풍, 각종 교지, 사진 등 61점의 유품과 자료를 둘러보게 된다. 2층은 도서자료실, 열람실, 세미나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기념관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50미터 정도 올라가면 선생의 묘소가 있다. 현지 해설사는 기념관을 찾은 답사자들은 대부분 묘소에 참배를 한다고 소개했다. 광복회 대구지부 회원들도 줄지어 오솔길을 걸어 올라 묘소 앞에서 묵념을 하면서 허위 선생이 순국 때 남긴 시를 떠올렸다.

父葬未成(부장미성, 아버지의 장례를 아직 마치지 못했고)
國權未復(국권미복, 국권도 되찾지 못했으니)
不忠不孝(불충불효, 충성도 못했고 효도도 못하였으니)
死何暝目(사하명목, 죽은들 어찌 눈을 감겠는가)


대통령 별장 청남대 둘러보고 역사여행 마무리

허위 선생 묘소 참배를 마친 광복회 대구지부 회원들은 버스에 올라 청남대로 향했다. '남쪽의 청와대'는 별장 본관과 대통령 기념관, 그외 각 대통령의 동상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회원들이 찾았을 때는 마침 국화 축제까지 열리고 있어 더욱 볼 만했다.

노수문 지부장은 여행을 마무리면서 "대구에는 독립운동기념관도 없고, 매년 100명 안팎의 광복회 회원들에게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 기회를 제공하는 다른 시도에 비해 대구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광복회 대구지부가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부장이 앞장설 테니 회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 광복회의 주인은 회원 자신들이다"라고 당부했다.

태그:#광복회 대구지부, #허위, #노수문, #청남대, #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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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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