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의 정교한 왼발이 울산 팬들을 활짝 웃게 만들어주었고 그들은 "잘 있어요" 노래를 신나게 부르며 떠났다. 14년 만에 우승 트로피가 정말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가 3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1 파이널 라운드(36R) FC 서울과의 어웨이 게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김보경의 아름다운 왼발 프리킥 결승골 활약에 힘 입어 승리했다.

김승규의 슈퍼 세이브에 이은 김보경의 왼발 결승골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후반 울산 김보경이 프리킥으로 득점하고 있다.2019. 11.3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후반 울산 김보경이 프리킥으로 득점하고 있다.2019. 11.3 ⓒ 연합뉴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를 위해 1만7812명 홈팬들의 함성으로 뛴 FC 서울이 먼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13분, 미드필더 이명주의 위력적인 왼발 슛이 울산 골문으로 날아든 것이다. 

하지만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의 순발력은 한 수 위였다. 이명주의 왼발 끝을 떠난 공을 김승규가 다리로 막아낸 것이다. 강팀의 우승 조건 중 골키퍼의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김승규가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김승규의 슈퍼 세이브는 후반전에도 빛났다. 76분에 FC 서울 미드필더 알리바예프의 오른발 슛이 날카로운 각도로 날아왔지만 이번에도 김승규는 왼발로 그 공을 기막히게 쳐냈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순간이었기에 김승규의 슈퍼 세이브는 더 놀라웠다.

김승규 덕분에 뒤가 든든한 울산은 5분 뒤에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81분, 적극적인 압박으로 FC 서울 오스마르의 핸드 볼 반칙을 만든 울산 주장 김보경이 직접 프리킥을 왼발로 차 넣었다. 킥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았지만 김보경은 골키퍼가 막기 힘든 궤적을 택했다. FC 서울 골키퍼 유상훈이 왼쪽으로 몸을 써보았지만 공은 오른쪽 톱 코너로 정확하게 빨려들어갔다.

이에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87분에 공격수 주민규를 불러들이고 수비수 강민수를 들여보내 뒷문을 걸어잠그는 수를 써서 추가 시간 4분이 지날 때까지 잘 버텨냈다. 

울산은 이 승리 덕분에 대구 어웨이 게임을 이긴 전북을 여전히 승점 3점 차로 따돌려 달려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A매치 휴식기를 지나고 오는 23일 열리는 전북과의 홈 게임을 울산에게 가장 멋진 파이널 드라마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잡은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과 1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호랑이가 맞붙는 빅 게임이 성사됐다.

2019 K리그 1 파이널 라운드(36R) 결과(3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 0-1 울산 현대 [득점 : 김보경(81분)]

O 2019 K리그 1 파이널 라운드 A그룹 순위
1 울산 현대 78점 23승 9무 4패 69득점 34실점 +35
2 전북 현대 75점 21승 12무 3패 70득점 31실점 +39
3 FC 서울 55점 15승 10무 11패 53득점 46실점 +7
4 대구 FC 51점 12승 15무 9패 42득점 35실점 +7
5 강원 FC 50점 14승 8무 14패 54득점 53실점 +1
6 포항 스틸러스 50점 14승 8무 14패 42득점 48실점 -6

O 남은 게임 일정(왼쪽이 홈 팀)
11월 23일(토) 울산 현대 - 전북 현대 / 강원 FC - 대구 FC / FC 서울 - 포항 스틸러스
12월 1일(일) 울산 현대 - 포항 스틸러스 / 전북 현대 - 강원 FC / 대구 FC - FC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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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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