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 KBO리그 무대에서 사라졌음에도 화제의 중심에 선 선수가 있다. 바로 노경은이다. 

2003년 두산 베어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노경은은 2016년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되었다. 2018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롯데와의 잔류 계약에 합의하지 못해 '무적 선수'가 되었다. 롯데와 노경은의 협상 과정에서 나온 파열음은 외부로까지 전해졌다. 
   
보상 선수 출혈을 감수하며 노경은을 영입하려 한 타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즌 도중에 사인앤트레이드설도 흘러나오긴 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 4일 노경은은 롯데와 2년 총액 11억 원(계약금 3억, 연봉 2억, 옵션 4억)에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그간의 '해프닝'을 감안하면 의외로 조용히 노경은의 잔류가 결정되었다. 

지난 1년은 롯데와 노경은에게 모두 '손해'로 작용했다.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4.83로 10위,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67로 9위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6승 13패 평균자책점 4.95의 장시환이 팀 내 최다승 투수라는 점은 롯데 마운드의 붕괴를 방증한다.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팀이었다. 

꼴찌로 전반기를 마친 롯데는 올스타전에 앞서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사퇴했다. 외형적으로는 자진 사퇴였지만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동안 단장이 공석인 가운데 공필성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수습에 나섰지만 최종 순위는 창단 첫 10위였다. 한 마디로 굴욕적인 시즌이었다. 

▲ 롯데 노경은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노경은은 2018년 33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RA9-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4.2로 롯데 국내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2019년에 커리어가 중단되면서 반등세를 이어갈 수 없었다. 

지난 1년간의 휴식이 노경은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수에게 1년 휴식은 더욱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젊은 투수들의 경우 군 팀에 입단하지 않고 일반적인 병역 복무를 거친 뒤 업그레이드된 적도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의 실전 공백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타자에 비해서는 덜 하지만 투수 역시 실전 공백이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1984년생으로 내년에 만 36세 시즌을 치르게 될 베테랑 노경은에게 에이징 커브까지 겹친다면 실전 공백의 여파는 커질 수 있고 자칫하면 실패한 FA로 전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노경은이 FA 잔류 계약 직후 호주 프로야구리그의 질롱 코리아에 파견된 것도 실전 공백 최소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KBO리그 1군과는 수준 차이가 현격한 호주 프로야구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실전 감각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는 미지수다. 

2020년 롯데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안정이 절실하다. 1년 쉰 노경은이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롯데의 부활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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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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