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점차. 사실상 우승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 갈 길 바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발목을 잡히며 또 다시 패배를 당했다.

맨시티가 8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유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10승 2무 4패(승점 32)로 3위에 머물게 됐고, 선두 리버풀(승점 46)과의 격차 또한 크게 벌어졌다. 반면 맨유는 6승 6무 4패(승점 24)를 기록하며 5위로 뛰어올랐다.

맨시티, 맨유 역습에 무너지며 충격패

맨시티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라힘 스털링-가브리엘 제주스-베르나르두 실바가 최전방에 포진했고, 미드필드는 다비드 실바, 로드리, 케빈 데 브라이너로 구성됐다. 포백은 앙헬리뇨-페르난지뉴-존 스톤스-카일 워커,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맨유는 4-2-3-1에서 최전방에 앙토니 마시알, 2선은 마커스 래시포드-제시 린가드-다니엘 제임스를 내세웠다. 3선은 스콧 맥토미니-프레드, 포백은 루크 쇼-해리 매과이어-빅토르 린델뢰프-아론 완 비사카로 짜여졌으며, 골키퍼 장갑은 다비드 데 헤아가 꼈다.

이날 맨시티와 맨유 두 팀의 콘셉트는 정반대였다. 맨시티는 볼 점유율과 공격을, 맨유는 선수비 후역습이었다. 개개인 스쿼드, 전술적 완성도 등 맨시티의 우세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맨유는 초반부터 순조롭게 자신들이 원하는 경기를 끌고 나갔다.

맨유의 역습은 효율적이면서도 예리했다. 맨시티는 래시포드, 제임스의 직선적인 돌파와 스피드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 2분만에 래시포드-마시알-프레드-제임스로 연결되는 매끄러운 패스와 역습 플레이는 맨시티를 긴장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전반 8분 린가드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내주더니 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래시포드의 돌파를 막지 못하고, 페널티킥을 범했다. 뒤따라오던 베르나르두 실바가 래시포드를 넘어뜨린 것이 화근이었다.

올 시즌 페널티킥을 자주 실축했던 래시포드지만 침착하게 에데르송을 속이고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는 선제 실점 이후 더욱 난조를 보였다. 맨유는 전반 25분 역습 상황에서 래시포드의 슈팅이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27분에도 래시포드가 시도한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았다. 맨유는 포기하지 않고 맨시티를 두들겼다. 전반 28분 제임스와 마시알의 찰떡 호흡으 자랑하며 맨시티 수비를 무너뜨렸고, 마시알의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작렬했다.

공격 빈도, 점유율에서는 맨시티가 앞섰지만 효율면에서는 최악이었다. 전반 37분 데 브라이너의 크로스에 이은 제주스의 헤더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들어 맨시티은 더욱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후반 10분 데 브라이너의 슈팅은 린델뢰프 태클에 걸렸다.

두 골 뒤진 맨시티에 악재가 겹쳤다. 후반 13분 스톤스의 부상으로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투입됐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19분 베르나르두 실바를 빼고 리야드 마레즈를 조커로 투입했다.

맨시티는 후반 40분에서야 오타멘디의 만회골로 추격의 시동을 걸었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결국 1-2로 패하며,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맨시티, 리그 3연패 빨간불…부진 원인은 수비 불안

이번 16라운드에서 리버풀은 본머스에 승리하면서 15승 1무(승점 46)으로 쾌속 질주를 내달리고 있다. 맨시티와의 승점차를 무려 14점. 이런 추세라면 맨시티는 우승은커녕 2위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레스터 시티가 11승 2무 2패(승점 35)로 맨시티(승점 32)에 앞서 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승 경쟁은 맨시티와 리버풀의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14점차를 뒤집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미 시즌은 중반으로 접어들었고, 리버풀은 좀처럼 패하지 않고 있다.

맨시티는 2017-18시즌 승점 100, 2018-19시즌 승점 98을 기록하며, 리그 2연패를 일궈냈다. 한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점 역대 1, 2위가 모두 맨시티다. 그만큼 압도적인 전력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올 시즌 펩의 맨시티는 약점이 뚜렷하다. 시즌 초반 센터백 아이메릭 라포르트의 장기 부상이 발단이었다. 스톤스도 장기 부상 이후 최근 복귀했지만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센터백으로 내렸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좌우 풀백의 부진도 겹쳤다. 오른쪽의 경우 카일 워커가 폭발적인 주력과 수비력을 잃어버렸다. 올 여름 영입한 주앙 칸셀루는 좀처럼 중용되지 않고 있다.

왼쪽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올렉산드르 진첸코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고, 벵자멩 멘디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눈밖에 난 지 오래다. 앙헬리뇨는 팀 전술에 적응하는 단계다.

맨시티는 최근 공식 대회 9경기에서 한 차례도 무실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매 경기 실점은 최소 2골 이상을 넣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시즌 리그에서는 16라운드를 소화하는 동안 이미 네 차례 패배를 맛봤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4패를 기록한 바 있다. 남은 22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만 지난 시즌의 승점 98과 동률이 된다.

항상 수비 라인을 높이면서 경기를 지배하고, 볼 점유율을 높이는 맨시티의 전술적 완성도는 훌륭하지만 약점 역시 존재한다. 수비 뒷 공간을 커버하려면 공격에서 수비로의 빠른 전환이 필수다. 그러나 맨시티는 주전 포백 개개인의 경기력이 일정치 않고, 폼이 저하됐다. 남은 시즌 빈약한 수비력을 극복하는 것이 절실한 이유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맨시티 맨유 과르디올라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