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만돌파 감사인사를 전하는 <겨울왕국2>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겨울왕국2>가 지난 주말 올해 5번째 천만 영화가 되면서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이 국내 관객들에게 영상을 통해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감독은 한국말로 직접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고, 크리스 벅 감독은 "다시 한국에 방문해서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계의 분위기는 찬바람 부는 날씨만큼이나 냉랭했다. 과도한 스크린독과점에 힘입은 흥행이라는 점에서 마냥 축하할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 영화인은 "대한민국 멀티플렉스 상영관 입구에는 '겨울왕국' 포스터가 박제된 채 얼어 붙어 다른 영화의 침입을 인위적으로 막고 있다"며 "이 흥행속도를 마냥 기뻐할 수 없고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건 모두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겨울왕국2>가 천만을 넘긴 7일 흥행 분석사이트 '흥행판'을 운영하고 있는 이하영 전 시네마서비스 배급이사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통계적으로 볼 때 1년 중 49주차는 전체 52주차에서 43위를 차지할 만큼 좋은 시장이 아니다"라며 "이 주를 개봉으로 택한 영화들도 이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한편으로 편하게 스크린을 잡을 수 있는 날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이사는 "하필 <겨울왕국2>가 저 난리를 치고 있다"면서 "주말에 극장들도 어마어마하게 밀어줄 것이 뻔하고, 뻔뻔하게도 정말 오래 밀어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예상대로 주말 <겨울왕국2> 밀어주기는 심했다. 개봉 3주 차에 접어들며 33%까지 떨어졌던 상영점유율은 주말 44.5%로까지 치솟았다. 관객이 줄어드는 평일에는 다른 영화들을 배려해주는 척하던 대기업 상영관들이 주말에는 <겨울왕국2>에 스크린과 상영횟수를 늘려준 덕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겨울왕국2>는 주말 이틀간 110만 관객을 추가해 누적 1070만에 다다랐다. 볼만큼 봤기 때문에 흥행 속도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나, 1100만은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다른 영화들은 주말 상영횟수가 줄어들면서 별다른 힘을 받지 못했다. 2위를 차지한 <포드 V 페라리>는 주말 27만을 추가했으나 누적 관객은 45만으로 50만에 못 미쳤다. 3위인 <나이브스 아웃>도 누적 23만을 기록하며 더 이상의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4위를 차지한 헌국영화 <감쪽같은 그녀>도 누적 26만 관객으로 최종 30만 정도가 예상될만큼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나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었던 <윤희에게>가 8일 10만 관객을 넘어서며 독립영화의 뒷심을 보여줬다. 극영화로 만들어진 저예산 독립영화로서는 <벌새>에 이은 올해 두 번째 10만 돌파다. 상영관은 적지만 좌석판매율이 다른 독립예술영화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관객들의 입소문에 따른 흥행으로 분석된다. 14만 관객을 기록 중인 <벌새>를 추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