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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과 두손을 꼭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치유활동가
 어르신과 두손을 꼭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치유활동가
ⓒ 김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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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 중 자살로 숨진 사람은 2018년 기준 1만3570명이다. 하루 평균 37.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특히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9 자살 예방백서'에서 2015년 65세 이상 자살률은 58.6명으로 OECD 회원국의 18.8명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시민단체 공감인은 노인의 자살률이 너무 높다는 경각심에 어르신공감단 활동을 2016년부터 해왔다.

어르신공감단은 활동은 '서울시민 힐링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어르신 개인과 그의 삶에 관심을 두고 주목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치유활동가와 어르신이 1:1로 이야기를 나눈다. 어르신공감단은 지난 12월 10일 송파구 위례신도시 경로당으로 어르신들을 만나러 갔다.

어르신들을 만나기 전 테이블에 떡과 과일, 과자를 세팅하고 나무접시에 예쁜 꽃도 올렸다. 어르신들은 간식보다 예쁜 꽃에 더 관심을 보였다. 어르신들이 먼저 자리에 앉고 치유활동가들이 자리에 앉으며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어르신공감단의 치유활동가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어르신공감단의 치유활동가
ⓒ 김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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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오늘 오시면서 어떤 마음으로 오셨어요?"

치유활동가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마음 상태를 물었다. 마음이 편안해진 어르신은 어렸을 때 추억을 이야기하거나,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자식 자랑을 하거나, 자식에 대한 서운함을 이야기도 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하며 자신들이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활동가들은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눈을 맞추고, 주의 깊게 듣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말에 집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끊임없이 이야기가 이어갔다.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어르신공감단 치유활동가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어르신공감단 치유활동가
ⓒ 김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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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공감단에 참여한 김지연 활동가는 "처음에는 어르신들을 위해 무언가 해 드린다는 생각으로 참여를 했다"라면서 "그런데 참여하면 할수록 그분들의 인생이야기에서 내 부모, 내 인생의 모습이 보이고 겹쳤다"라고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박미자 활동가는 "처음 눈을 마주하고 소개를 하는 순간부터 눈가에 촉촉이 맺힌 이슬이 느껴졌고 저절로 두 손을 마주 잡게 됐다"라면서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꽁꽁 싸맸던 가슴속 이야기를 꺼내는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졌다"라고 전했다. 

이옥순 활동가는 "어르신의 역사를 듣고 있으면 그분의 눈빛이 마치 청년처럼 반짝인다"라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 잘 공감해 드린다"라고 말했다. 
 
헤어지기전 어르신과 두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헤어지기전 어르신과 두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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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공감단 활동이 얼마나 노인의 자살률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통계로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이 들지는 않을까?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이 아니라 어르신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무력감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활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어르신 공감단은 그런 희망을 품고 2020년에도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어르신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어르신공감단 소속입니다.


태그:#어르신공감단, #치유활동가, #공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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