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라는 직업이 가진 차갑고 무거운 이미지를 깨줄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JTBC 새 월화드라마 <검사내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태곤 PD를 비롯해 배우 이선균(이선웅 역), 정려원(차명주 역), 이성재(조민호 역), 김광규(홍종학 역), 이상희(오윤진 역), 전성우(김정우 역)가 참석했다.

드라마 <검사내전>은 미디어 속 화려한 법조인이 아닌 지방 도시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태곤 PD는 "시골 검사들을 둘러싼 소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서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감정이 동화되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기뻐할 만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일단 한 번 보면 분명히 드라마의 재미를 느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스트셀러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드라마는 현직 검사인 김웅 검사의 동명 에세이를 원작으로 삼아 만들었다. 베스트셀러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던 만큼 탄탄한 원작 스토리 그리고 추가된 다양한 인물들과 이들 사이에 얽힌 에피소드가 드라마 관전 포인트라는 것이 이 PD의 설명이다.
 
그는 "작년 3월 책을 읽자마자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김웅 검사를 바로 만나 판권을 샀다"면서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책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보니 월급쟁이에 그냥 공무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PD는 "검사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드라마로 담아내기로 마음먹고 곧바로 박연선 작가를 만나 대본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드라마 작업을 진행하던 중 '검찰개혁' 이슈가 터졌고 <검사내전>이 원하지 않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이태곤 PD는 "검찰개혁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래서 드라마 후반부 각본을 일부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책에는 드라마로 만들 수 있는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이 있었다"면서 "감동이 있고 재미가 있는 에피소드들은 더욱더 극화시켜서 재탄생 시켰다"고 말했다. 차별화보다는 있던 내용을 토대로 거기에 새로운 인물을 더 추가한 뒤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이 PD는 "새로운 캐릭터들 추가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검사도 결국 사람이다'
 
그동안 검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부분 거대 범죄 조직을 멸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검사들의 모습을 다뤘다. 하지만 드라마 <검사내전>은 곗돈 사기, 보이스피싱, 이웃과의 분쟁 등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임 검사와 워킹맘 검사, 아재 개그를 수없이 날리는 부장검사 등이 주인공이다.
    
검사 10년 차 진영지청 형사2부 307호 이선웅 역을 맡은 배우 이선균은 "드라마의 에피소드가 재밌고 이를 풀어가는 구성이 굉장히 독특해서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의사, 요리사, 변호사 등 전문직을 연기할 때마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았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전문직이라서 이번 드라마를 선택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번 드라마도 그 법칙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드라마의 실제 모티브인 김웅 검사를 직접 만나봤냐는 질문에 이선균은 "직접 만나 본 적은 없고 유튜브나 강연하는 영상들을 참고했다"면서 "원작은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한편 드라마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구성되기 때문에 김 검사님을 따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검사 11년 차 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진영지청 형사2부 309로 옮긴 차명주 역은 배우 정려원이 맡았다. 그는 검사 생활 11년 내내 서울 아래로는 내려가 본 적 없는 검찰계의 엘리트 중 엘리트다. 전작 <마녀의 법정>에서 검사 마이듬 역을 맡았던 정려원은 자신의 캐릭터 이미지가 전작과 겹쳐 보일까 걱정돼 머리를 길게 길렀다고 밝혔다. 

정려원은 <마녀의 법정> 이후 '검사 역을 맡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대본을 읽어본 후 바로 그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거절할 목적으로 대본을 빨리 받아 읽어봤다"면서 "그런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1~4부까지 한 번에 읽고 다시 한 번 검사를 연기해보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지질한 검사, 워킹맘 검사, 아재 개그 날리는 검사
 
검사 18년 차 진영지청 형사2부 부장검사 조민호 역을 맡은 배우 이성재는 "그동안 딱딱하고 베일에 싸인 듯한, 검찰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드라마"라면서 "검사들의 삶을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라고 드라마를 소개했다. <검사내전>에서 신조어에 능통한 부장검사 역을 맡은 그는 극 중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다'의 준말)', '종특('종족특성'의 준말)' 등 다양한 10~20대들의 언어를 구사한다.
 
검사 14년 차 진영지청 형사2부 수석검사 홍종학 역을 맡은 배우 김광규는 "'검사가 왜 저렇게 지질해? 왜 저렇게 힘이 없어?'라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라면서 "'검사도 결국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41세 홍종학 역을 맡게 된 그는 캐스팅 소식을 접한 뒤 "배역이 잘못 온 것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김광규는 "'극 중 41세라면 이제는 (가발을) 써야 할 때다'라고 생각했다"면서 "모발도 하나의 패션이 된 시대가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검사 6년 차 진영지청 형사2부 검사 오윤진은 극 중 워킹맘으로 육아와 직장 두 가지 모두에 충실한 인물이다. 오윤진 역을 맡은 이상희는 "아이를 가지기 전만큼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일종의 열등감을 가진 인물"이라면서 "직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며 어디에나 끼려고 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진영지청 신임 김정우 역을 맡은 배우 전성우는 "검사라는 이미지가 화려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기를 하다 보니 그렇지 않았다"면서 "여느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드라마는 16일 오후 9시 30분부터 매주 월화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