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오(왼쪽부터), 전여빈, 안재홍, 손재곤 감독, 강소라, 박영규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해치지 않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김성오(왼쪽부터), 전여빈, 안재홍, 손재곤 감독, 강소라, 박영규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해치지 않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카콜라' 광고처럼 실제로 콜라를 먹는 북극곰이 동물원에 있다면? 기상천외한 상상을 스크린에 옮겨놓은 영화가 오는 1월 관객을 찾아온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해치지 않아>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해치지 않아>는 '동산 파크' 신임 원장으로 일하게 된 대형 로펌의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가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앞서 웹툰과 영화 모두 성공을 거둔 <은밀하게 위대하게> Hun(최종훈)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손재곤 감독은 방대한 분량의 웹툰을 2시간여 러닝 타임에 담기 위해 많은 부분 직접 각색했다고 밝혔다. 

"웹툰 내용은 2시간 짜리 영화보다 훨씬 방대하다.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만약 드라마였다면 좀 더 (원작에) 충실했을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2시간이지 않나. 스토리를 새롭게 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대한 웹툰에서 받은 인상들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웹툰 속 재미있는 상황들은 조금 변경하더라도 살리려 했다."

극 중에서 우연히 로펌 황대표(박혁권 분)의 눈에 띈 태수는 3개월 안에 동물원을 살려내면 원하는 대로 M&A 파트 변호사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그러나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동산 파크는 빚 때문에 이미 동물들이 다 팔려나간 상태. 텅 빈 동물원을 되돌리기 위해 태수는 직원들에게 동물 탈을 쓰고 위장근무를 하자고 제안한다. 

북극곰 수트를 입고 연기를 해야 했던 안재홍은 "북극곰이 갖고 있는 무게감, 규모를 최대한 몸에 익혀 자연스럽게 보이려 했다. 개인적으로 (북극곰을) 좋아해서 아주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다. 더구나 저희가 한겨울에 촬영을 했기 때문에 아주 좋았다"고 털어놨다.

안재홍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모두 탈을 쓰고 실감나는 동물 연기를 했다. 수의사 한소원 역을 맡은 강소라는 사자 탈을 쓰고, 사육사 건욱 역의 김성오는 고릴라, 해경 역의 전여빈은 나무늘보로 변신한다.

전여빈은 "동물로 변신했을 때 내게 미션이 주어진 것 같았다. 나무늘보가 될 때 (연기 면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안재홍은 "수트를 입었을 때와 사람일 때의 연기를 따로 분리하려고 하진 않았다. 북극곰으로 연기하더라도 그 속에 있는 태수의 절박함이 (관객에게)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1월에는 <해치지 않아>를 포함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닥터 두리틀>, 한국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등 동물을 소재로 한 세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다.

손재곤 감독은 이에 대해 "과거 할리우드에 '아이와 동물이 나오는 영화는 가능한 피하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동물 영화가) 많이 나오는 이유를 나도 생각해봤다. VFX(시각 특수효과) 기술이 발달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점점 많이 나올 것 같다"면서도 "동물원 직원들이 동물로 분장한다는 설정의 코미디 대중 영화는 본 기억이 없다. 소재의 신선함과 개성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자부했다.
 
 배우 안재홍이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해치지 않아' 제작발표회에서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배우 안재홍이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해치지 않아' 제작발표회에서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극 중에서 태수는 너무 목이 마른 나머지 관광객이 던진 콜라를 몰래 마시려다가 들키고, 동물원은 '콜라 마시는 북극곰'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으게 된다.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되지만 그 속에 재벌 기업 비판, 동물권 문제 등 여러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 중 실제 북극곰인 '까만코'와 수의사 소원(강소라 분)의 관계를 통해서는 동물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손 감독은 "메인 플롯은 아니지만 서브 플롯을 통해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에 대한 메시지를 다루고 싶었기에 그 스토리를 (원작과 다르게)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손재곤 감독은 지난 2006년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통해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휩쓸며 충무로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 <이층의 악당>을 발표한 이후 꼬박 10년 만에 세 번째 작품을 내놓은 것.

'손 감독은 "내가 데뷔할 때만 해도 이렇게 적은 편수의 작품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직접 원작을 쓰면, 한 작품을 하다가 엎어지면 2~3년 정도 지나간다. 그런 경우가 두세 번 있었다. 다음 작품도 이렇게 많이 걸린다면 죽기 전까지 두 편 정도 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 이 시간을 아주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영화 <해치지 않아>는 2020년 1월 15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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