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일 아침 시가현 모리시리 마을을 찾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일찍부터 신사나 절에 가서 복을 빌며 한해의 행복과 풍요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행복을 기원하는 부적 화살을 사기도 합니다.
 
          시가현 모리시리 마을에 있는 야가와(矢川) 신사에서 사람들이 하츠모데(初詣) 새해 기원을 하고 있습니다.
  시가현 모리시리 마을에 있는 야가와(矢川) 신사에서 사람들이 하츠모데(初詣) 새해 기원을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자원봉사자들이 신사 뜰 주변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일본식 식혜나 단팥죽을 만들어서 주기도 했습니다. 일본식 식혜 아마사케(甘酒)라고 하는데 우리처럼 엿기름을 이용하지 않고, 쌀죽을 쑤어 누룩을 넣어 발효시켜서 만듭니다. 맛은 둘 다 비슷합니다. 먹을 때 간 생강을 넣어서 먹기도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신사 뜰에서 단팥죽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팥죽을 쑤어서 익힌 찹쌀 새알심을 불판에 올려 구워서 팥죽에 넣어주었습니다. 신사에 복을 빌러 온 사람들은 돈 없이 누구나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우리와 비슷한 단팥죽은 젠자이(善哉)라고 합니다. 우리는 12월 말 동지 날 팥죽을 쑤어서 먹는데 이곳 사람들은 새해 첫 날 먹나봅니다.
 
           아마사케 식혜와 단팥죽입니다. 옆에서 새알심을 굽고 있습니다.
  아마사케 식혜와 단팥죽입니다. 옆에서 새알심을 굽고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일부 마을 사람들은 금줄을 만들고, 모치 짭쌀떡을 만들며 산신제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새해 첫날 열리는 산신제는 한해 마을 사람들의 평안을 빌며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 축제입니다.

오후 2시 마을 사람들은 마을 공민관에 모여서 고사를 지내고 준비한 제물을 들거나 어깨에 메고 산신제를 지내는 제장으로 향했습니다. 앞에 선 제관이 '에토에토' 하고 앞소리를 하면 뒤 따르는 사람들이 '니타니타' 하고 소리를 주고 받았습니다. 이 소리를 듣고 마을 사람들은 집 앞에 나와서 수고했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산신제가 끝나면 산 입구에서 불을 피워서 찹쌀떡을 불에 구워 먹기도 합니다. 짭쌀 떡의 끈기가 잡귀를 떼어 없애고 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원에서 먹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처음 찹쌀을 먹었기 때문에 그 풍습이 이어오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가현 사람들은 집에 앉어서 새해를 맞지 않고 집 밖 신사를 찾아가서 복을 빌거나 제물을 준비해서 산신제를 지냅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마을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감주 식혜나 단팥죽, 찰떡을 준비해서 나눠먹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산으로 향해서 가는 모습과 산제가 끝난 다음 모치 찹쌀떡을 구어서 먹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산으로 향해서 가는 모습과 산제가 끝난 다음 모치 찹쌀떡을 구어서 먹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새해맞이, #단팥죽, #식혜, #찹쌀떡, #산신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