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코 '주전 멤버' 경기 모습...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3)

이모코 '주전 멤버' 경기 모습...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3) ⓒ 국제배구연맹

 
누가 이 팀의 질주를 막을 수 있을까. 올 시즌 여자배구 세계 최강 클럽 팀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모코 팀 이야기다.

이모코는 2019-2020시즌 이탈리아 리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리그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최강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후반기에 접어든 현재까지 이모코가 보여준 경기력과 우승 기록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이모코는 7일까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총 30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29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유일한 1패도 패했다기보다 사실상 포기한 경기였다.

이모코의 1패는 지난해 12월 13일(아래 한국시간) 이탈리아 리그 정규리그 이모코-페루자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한 것이다.

이날 경기는 바로 직전인 지난해 12월 8일 중국에서 열린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에자즈바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곧바로 이탈리아로 날아가 치른 경기였다. 이모코는 이 경기에서 핵심 주전 멤버 7명 전원을 휴식 차원에서 출전시키지 않았다. 주전 멤버가 출전한 경기에서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2년 전 바크프방크 '5개 대회 싹쓸이 우승'... 또 재현될까

이쯤되자 이모코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석권하는 '싹쓸이 우승'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배구에서 유럽 클럽 팀이 한 시즌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대회는 총 5개다. 자국 리그의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컵 대회, 슈퍼컵 대회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가 있다.

보통 한 팀이 자국 리그의 챔피언결정전, 컵 대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3개 대회를 제패할 경우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며 칭송을 받는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트레블을 넘어 5개 대회 전관왕은 두말할 것도 없는 대기록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2년 전 여자배구에서 발생했다. 터키 리그 바크프방크가 2017-2018시즌에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터키 컵, 터키 챔피언스컵, 유럽 챔피언스리그,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5관왕을 달성해 버렸다.

그리고 이모코가 다시 싹쓸이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모코는 올 시즌 5개 대회 중에서 이미 3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 슈퍼컵(2019.11.17), 클럽 세계선수권(2019.12.8), 이탈리아 컵(2020.2.3)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2개 대회가 남아 있다. 이탈리아 리그 최종 우승 팀을 의미하는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현재 이모코의 전력과 경기력으로 볼 때, 두 대회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모든 포지션 '완성체'... 빈틈이 없다
 
 이모코 선수들과 산타렐리 감독(뒷줄 맨 오른쪽)...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3)

이모코 선수들과 산타렐리 감독(뒷줄 맨 오른쪽)...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3) ⓒ 국제배구연맹

 
이모코의 올 시즌 멤버 구성은 소위 '지구방위대'를 연상케 하는 초호화 군단이다. 이탈리아, 미국, 네덜란드, 폴란드, 독일 등 세계 배구 강국의 대표팀 핵심 선수들, 그리고 최고의 여자배구 스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모코는 올 시즌을 앞두고 10명의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했고, 7명의 새로운 선수가 영입됐다. 가장 핵심은 보스코비치(에자즈바쉬)와 함께 세계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평가받는 에고누를 영입했다는 점이다. 어려운 볼을 처리 능력이 탁월하고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는 에고누가 새로 가세하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한 조화를 이룬 팀이 됐다.

이모코의 현재 등록 선수는 총 14명이다.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레프트는 실라(25세·184cm), 킴벌리 힐(31세·193cm), 소로카이테(32세·188cm), 게르티어스(26세·184cm), 엔원위(20세·185cm)가 포진했다. 라이트는 에고누(22세·190cm)가 나선다.

센터는 로빈 데 크라위프(29세·193cm), 폴리에(29세·186cm), 오그보구(25세·188cm), 보테차트(22세·198cm)로 구성됐다. 세터는 보워시(30세·181cm), 줄리아 젠나리(24세·184cm), 리베로는 드젠나로(33세·174cm), 페르시노(20세·169cm)가 맡는다.

외국인 선수는 킴벌리 힐(미국), 게르티어스(독일), 로빈 데 크라위프(네덜란드), 오그보구(미국), 보워시(폴란드)로 5명이다. 이모코의 현재 핵심 주전 멤버는 레프트 실라, 킴벌리 힐, 라이트 에고누, 센터 로빈 데 크라위프, 폴리에, 세터 보워시, 리베로 드젠나로다.

이모코의 최대 강점은 어느 한 포지션도 약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완성형 전력'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의 진수를 가장 잘 발휘하고 있다. 빈틈을 파고들기가 매우 어려운 형국이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강력한 서브로 실라와 킴벌리 힐의 리시브를 흔드는 게 최고 공략 포인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마저 여의치 않다. 그만큼 이모코의 공격과 수비 조직력이 물이 올랐다.

터키 빅3, '이모코 독주'를 막아라
 
 바크프방크 구이데티 감독(왼쪽)과 에자즈바쉬 주장 김연경

바크프방크 구이데티 감독(왼쪽)과 에자즈바쉬 주장 김연경 ⓒ 국제배구연맹

  
결국 올 시즌 유럽 배구는 이모코의 싹쓸이 우승을 과연 누가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로 수렴되고 있다. 이는 이모코의 독주를 막을 팀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이모코에 대적할 만한 팀은 사실상 터키 리그 '빅3'뿐이다. 바로 바크프방크, 에자즈바쉬, 페네르바체다.

그 중에서 바크프방크가 이모코의 우승 행진을 저지할 가장 강력한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7일 현재 터키 리그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바크프방크는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바크프방크는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핵심이었던 주팅(26세·198cm)이 중국 리그로 복귀하면서 발생한 공격력 약화 때문이었다. 초반에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구이데티 감독의 '팀 조련 마법'이 후반기로 갈수록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모코를 무너뜨리기 직전까지 경기력이 올라섰다.

실제로 바크프방크는 지난해 12월 7일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준결승에서 이모코를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갔었다. 5세트 막판에 14-10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1점만 더 따면 이모코의 우승 행진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에고누의 몰빵에 가까운 고공 폭격이 시작됐다. 결국 이모코는 승부를 14-14 듀스로 몰고 갔고, 이후 23-21까지 가는 대혈전을 펼친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바크프방크 '최대 강적'... 에자즈바쉬·페네르바체 '부상 복귀' 관건

바크프방크는 비록 이모코에 아쉬운 패배를 했지만, 전력이 항층 강해졌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했다. 그 여세를 몰아 지난해 12월 15일 터키 리그 정규리그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에자즈바쉬를 3-0으로 완파하고 1위에 등극했다.

또한 후반기를 앞두고 대어급 선수를 추가 영입했다. 지난 1월 20일 미국 대표팀 주전 레프트인 바취(30세·190cm)를 영입했다. 바취는 올 시즌 중국 리그 베이징 팀에서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고, 중국 리그가 지난 1월 14일 조기 종료되면서 바크프방크로 이적했다.

에자즈바쉬와 페네르바체도 이모코의 우승 행진을 저지할 수 있는 후보군이다. 에자즈바쉬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가 존재하고, 페네르바체도 이모코, 바크프방크 못지않게 멤버 구성이 화려하고 완성형에 가깝다.

문제는 두 팀이 현재 100% 전력이 아니란 점이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에자즈바쉬는 공격과 수비의 핵심이자 팀의 리더인 김연경이 복근 부상으로 결장 중이다. 페네르바체는 주전 라이트 바르가스와 주전 레프트 브란키차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핵심 공격수가 2명이나 빠진 상태다. 두 팀이 이모코, 바크프방크와 함께 시즌 막판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지는 부상 선수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복귀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편, 이탈리아 리그와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4~5월에 열린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결승전은 3월 3일부터 5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이모코의 싹쓸이 우승 여부도 이 기간에 판가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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