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의 득점 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5경기 연속골. 이에 토트넘도 무패 행진을 내달리며 신바람을 불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7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아스톤 빌라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추가 시간 역전골을 넣은데 이어 후반 추가 시간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승점 40으로 5위로 뛰어오르며, 4위 첼시(승점 41)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경쟁에서 탄력을 받게 됐다.
 
모리뉴 감독, 손흥민 사용법 터득하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오르며, 유럽 전역을 흔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부진한 성적으로 불안감을 남기더니 끝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됐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소방수로 나서며 팀을 추스렸지만 주포 해리 케인의 장기 부상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최근 들어 완전히 살아났다. 지난 7경기에서 5승 2무를 기록하며 패배하는 법을 잊었다. FA컵에서는 두 차례 재경기 끝에 모두 승리를 챙겼고, 리그에서도 꾸준하게 승점을 적립하며 한 때 중위권까지 쳐진 순위를 5위로 끌어올렸다.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최근 5경기에서 무려 6골을 폭발시켰다. 매 경기 빠짐없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 기간 동안 토트넘은 4승 1무를 거뒀다.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 전술에 있어 단연 핵심 자원이다. 빠른 스피드, 공간 침투, 슈팅력, 결정력 등을 두루 겸비한 손흥민은 카운터 어택에 있어 가장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주로 2선 윙어로 기용했다. 그러나 수비에 중점을 두는 모리뉴 감독의 특성상 손흥민의 활동반경과 수비 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상대 골 마우스 지역에서 매듭짓는 모습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모리뉴 감독 부임 초기 득점보다 도움이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지난 6일 사우샘프턴과의 FA컵 32강 재경기다. 이날 모리뉴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는데, 최전방에 루카스 모우라-손흥민 투톱을 내세웠다. 그동안 모우라를 원톱, 손흥민을 2선으로 내린 것과 다른 전략이었다. 이 경기서 모우라와 손흥민은 각각 1골씩 터뜨리며, 승리를 합작했다.

그리고 지난 아스톤 빌라전에서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해 원톱에 모우라가 아닌 손흥민을 포진시켰다. 모우라는 2선 오른쪽 윙어로 출장했다.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민첩한 수비 뒷 공간 침투와 뛰어난 연계 플레이로 공간을 만들었다. 또, 2선으로 부지런히 내려오며 원터치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드는 장면을 여러차례 연출했다.
 
무엇보다 혼자서만 7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등 멀티골을 작렬하며 모리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2선이 아닌 전방에서 활약하자 슈팅 생산력과 득점력이 크게 급증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18일 축구전문매체 '90Min'는 '손흥민은 이제 해리 케인보다 더 나은 선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케인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이자 토트넘 에이스로 활약하며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수로 손꼽힌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6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28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매체는 "팬들은 케인에 대해 어떤 비난과 의심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손흥민이 케인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2018~2019시즌 이후 손흥민이 윙어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함녀서도 선발 43경기 23골을 넣은 것에 반해 같은 기간 케인은 47경기 22골에 그쳤다고 통계 자료를 제시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시즌 후반기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챔피언스리그 8강 맨시티전 2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으며 토트넘의 공격진을 책임진 바 있으며, 올 시즌에도 케인의 부재를 말끔히 메우고 있다.
 
손흥민, 챔스 라이프치히전까지 활약 이어갈까
 
손흥민은 지난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후 커리어 최초로 5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골 순도가 매우 높다. 이 기간 동안 토트넘의 4승 가운데 세 차례 승리가 손흥민의 결승골로 직결됐다. 사우샘프턴과 1-1 무승부 경기도 손흥민의 동점골 덕분이었다.
 
현재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팀 내 손흥민보다 뛰어난 스코어러는 전무하다. 물론 손흥민이 전문 No.9 유형의 공격수는 아니지만 골 결정력에서 단연 으뜸이다. 원톱으로 시험 가동된 모우라는 볼 간수, 피지컬 등에서 큰 문제를 드러낸 바 있다.
 
올 겨울 2선 윙어 스테번 베르바인의 가세가 손흥민을 한 단계 전진 배치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다. 베르바엔, 알리, 모우라로 구성된 2선 공격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지오바니 로 셀소, 에릭 라멜라도 언제든지 2선에서 활약할 수 있다.
 
토트넘의 다음 목표는 챔피언스리그로 향하고 있다.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결승전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가로막혀 눈물을 흘렸다.
 
첫 고비는 독일의 라이프치히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라이프치히와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를 치른다.
 
라이프치히는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일만큼 신흥 강호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 젊은 스쿼드로 구성돼 있어 스피드와 역동성이 뛰어난 팀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매우 강했다. 조별예선 6경기에서 5골 2도움이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10골), 엘링 홀란드(8골), 케인(6골)에 이어 득점 랭킹 공동 4위에 올라있다. 과연 손흥민이 라이프치히전에서 6경기 연속골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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