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한 백예린의 < Our Love Is Great >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한 백예린의 < Our Love Is Great > ⓒ JYP 엔터테인먼트


 
27일 정오, 한국대중음악상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상자를 발표했다. 원래는 이날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변경된 것. 시상식을 주관하는 구로문화재단과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는 무 관객 체제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행사 자체가 취소되었다. 본래는 진행자로 가수 겸 배우 양동근이 낙점되었고, 밴드 세이수미와 뮤지션 장필순의 축하 공연이 있을 예정이었지만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제 17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주인공은 백예린이었다. EP < Our Love Is Great >가 '올해의 음반', '최우수 팝 음반'을 수상했으며,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는 최우수 팝 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백예린은 프로듀서 구름과 함께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했고,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권석정 선정위원은 백예린을 '청자의 영혼을 치유해줄 수 있는 성숙한 아티스트'라고 표현했다.
 
지난 해 두번째 정규 앨범 <전설>로 레트로 열풍의 최전선에 선 밴드 잔나비는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로 '올해의 노래상', '최우수 모던록 노래상'을 받았다. 재즈와 알앤비, 힙합 등 다양한 영역을 오가며 동분서주한 연주자 겸 프로듀서 김오키는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았으며, 최근 AOMG에 합류한 얼터너티브 알앤비 뮤지션 소금(sogumm)이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2020 제 17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수상자 명단

2020 제 17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수상자 명단 ⓒ 한국대중음악상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그 성취를 인정받았다. 국악과 포스트 록을 결합한 음악 세계로 사랑받는 밴드 잠비나이(JAMBINAI)가 최우수 록 음반, 최우수 록 노래상을 수상했다. 그 누구보다 파격적인 복귀를 선언한 LIM KIM(김예림)이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노래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김일성이 죽던 해>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노래한 인디 뮤지션 천용성도 최우수 포크 음반, 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해 최고의 문제작으로 평가받았던 씨잼의 <킁>은 최우수 랩 & 힙합 음반상을 수상했다. 한편, 특별공로상은 수십년 동안 동양 음악과 서양 음악의 조화를 연구해 온 '젊은 그대' 김수철이 수상했다.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담아낸 뮤지션들의 수상 역시 인상적인 대목이다. 파격적인 복귀를 선언한 LIM KIM(김예림)은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노래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이 앨범에서 LIM KIM은 전위적인 표현 기법 위에서, 동양인 여성에 대한 전형화를 전복하고, 해방을 노래했다. 여성 개인이 대면하는 고통과 공포를 여성 보편의 문제로 확장하는 제이클레프의 노래 'mama, see'는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상을 수상했다.
 
매년 초, 한국대중음악상은 다른 시상식이 반영하지 못하는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만날 수 있는 장이었다.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부터 케이팝 스타까지, 똑같은 무게로 대표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지난 해,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은 다른 일정을 마치고 급하게 이 시상식에 참여하면서 '이 상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2017년 시상식에서 '신의 놀이'로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받았던 뮤지션 이랑은 자신의 트로피를 경매에 부치면서 많은 이들에게 고민거리를 남겼다. 같은 날, '친구들이 더 이상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수상 소감을 밝힌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키라라의 모습도 잊히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는 그 어떤 진풍경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찬바람은 문화예술계의 공기 역시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모든 위험이 멎은 후, 다시 한번 춤추고 노래하며 축하할 수 있는 자리가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한국대중음악상 잔나비 백예린 김오키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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