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행복을 믿지 않는 시니컬한 성격의, 타고난 수술천재 외과 펠로우 서우진 역을 맡은 배우 안효섭. 아직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시청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최고 시청률 27.1%(닐슨코리아)이라는 놀라운 흥행을 견인하며 인상적인 행보를 보인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 김사부2> 종영 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열렸다.

주연배우로서의 부담감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 스타하우스

 
드라마가 끝난 지 일주일. 안효섭은 촬영 현장에서 아낌없이 가르침과 용기를 준 선배님들과의 시간이 아직도 아련한 듯했다. 한석규, 진경 등 배우 선배들을 향한 감사를 거듭 표한 그는, 종영소감을 묻는 질문엔 "시원섭섭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무사히 끝냈단 안도감과 '좀 더 잘 했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이 섞인 답이었다. 주연배우로 드라마의 중심에서 연기하게 된 소감도 물었다. 특히, 부담감은 없었는지에 대해.

"부담은 당연히 됐다. 시즌1과 너무도 뚜렷하게 비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걱정이 되게 많았다. 사실 부담감 때문에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몸도 많이 상했다. 밥도 잘 못 먹고 그랬는데, 그런 태도가 저에게 독이더라. 부담감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고, 이 드라마를 기다려주시는 분이 그만큼 많구나,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가 힘들었고,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서는 편안해졌다." 

그렇다면 주연배우로서 연기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낀 점은 무엇일까. 이 질문엔 "지금까진 제 연기만 하면 됐는데, 이번엔 상대방 입장도 고려해가면서 현장을 넓게 봐야했다. 극본 자체를 큰 그림으로 봐야하는 걸 알게 됐고 배웠다"고 답했다. 이어 "(주연을 맡고서) 연기에 더 진중해지는 것 같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안효섭의 '서우진 되기'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 스타하우스

 
그가 연기한 서우진은 후반부로 가면서 밝게 변화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세상에 대한 두터운 벽이 있는 인물이다. 어둡고 상처 많은 이 인물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작가님과 감독님께서 저와 우진이가 닮은 것 같다며 출연 제안을 해주셨고, 시즌1을 워낙 재밌게 본 시청자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의 어떤 점이 제작진으로 하여금 우진이를 연상케 했을까. 이에 대해 안효섭은 "제 눈이 슬픈 소 눈을 닮았다고 하시면서, 그게 우진이 같다 말씀해주시더라"고 했다. 

"실제의 저는 우진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모든 사람을 만날 때 경계심 갖고 만나는 편이고 말주변도 없는 편이다. 이런 점이 우진이를 꽤 닮은 것 같지만, 우진이만큼 답답하진 않다(웃음)."

"우진이란 인물이 현실에 존재했다면 별로 친하게 지낼 것 같진 않다"는 그에게 자신만의 벽 안에서 살아가는 우진이를 연기하기 위해 애쓴 부분이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안효섭은 "일부러 촬영장에서 말을 많이 안했다. 그리고 최대한 남의 일에 신경을 안 쓰려고 애썼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우진이는 화가 많은 인물이라 내 안에 화를 많이 넣으려고 안 좋은 생각도 많이 하고, 암울한 노래도 많이 들었다"며 우진이가 되기 위해 힘든 과정도 마다하지 않은 자신만의 준비과정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천재의사'인 서우진을 잘 표현해내기 위해 그가 특별히 신경 쓴 것이 있으니 바로 그 천재성이었다. 그는 "(의사 연기를 위해) 병원에 답사도 다녀오고 수술도 지켜봤다. 하지만 연기할 때는 대역분 손을 빌리기도 하니까 그런 게 (천재성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게 아니었다"며 "그런 것보단 여유로운 얼굴을 하려고, 여유로운 느낌을 자아내려고 노력했다"며 '마음가짐'에 대해 언급했다. 

이성경과의 로맨스 연기? "철판 깔았죠"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 스타하우스

 
평소 부끄러움을 타고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라는 그에게 이성경과의 키스신 등 애정신을 연기할 때 괜찮았는지 물었다. 이에 안효섭은 "제가 계속 부끄러워서 잘 못하면 스태프분들이 다 고생하신다. 다들 지쳐있었을 때라, '한 번에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철판을 두껍게 깔고 그냥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모두를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까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부연하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비화도 몇 개 들려줬다. 갑자기 선을 넘어 이성경과의 키스를 하는 게 부끄러워 이성경과 함께 감독님 차에 있는 와인을 반 잔 정도 마시고 좀 풀어진 다음 촬영했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에서 살다 온 그에게 너무 좋은 영어 발음도 극복해야할 산이었다. 의학 용어를 비롯해 영어단어를 말해야 하는 대사가 있을 때 발음이 자신도 모르게 너무 굴러가서 한국어스럽게 또박또박 하는 데 주력했다고.  

끝으로 그에게 이 작품을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것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이 질문에 그는 꽤 오랜 시간 진중하게 생각하더니 '낭만'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낭만이라는 건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렸다는 것, 행복이란 것도 자기가 행복해지고 싶은 만큼 행복해진다는 걸 배운 것 같다. 삶을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낭만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들이 분명 있고, 우린 그걸 간과하고 살아왔다는 걸 느꼈다. 낭만도 선택이다, 이걸 이번 작품을 통해 배웠다. 저는 현실적인 편인데, 진정한 낭만을 배울 수 있었다."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배우 안효섭의 <낭만닥터2> 종영인터뷰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진행됐다. ⓒ 스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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