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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워요
▲ 경리단길 차가워요
ⓒ 윤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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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스팟이었던 경리단이 빠른 속도로 잊혀가고 있다. 경리단은 이태원에 위치한 지명으로, 국군재정관리단 정문에서부터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과 주변 골목길을 이른다. 외국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공간이었던 이곳은 다양한 종류와 개성을 가진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서울의 주요 관광 코스가 되었다. 하지만 너무 크게 거품을 띄었고 때맞춰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월세는 천정부지로 올랐으나 황금기가 몇 년 되지도 않아 꺾어진 관광지가 되었다.
 
정리중
▲ 경리단은  정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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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가 갑자기 경리단 길에 사람들이 몰렸어요. 월세는 감당 못하게 마구 올라갔죠. 그때 가게를 내놓고 떠난 분들 많아요. 저는 여기서 장사한 지 10년 정도 되었는데 외국물건 잡화상이라 그럭저럭 되었는데 딱 1년 전부터 뚝 끊기더라고요. 솔직히 준비되지도 않은 곳인데 갑자기 연예인들이 카페나 술집 등을 차리거나 건물을 사면서 땅값만 잔뜩 올려놓은 거죠."

잡화상 A씨는 1년 전부터 급격히 손님이 들지 않아 남은 물건들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고 한다. 그나마 자기네 가게는 작고 이번 코로나로 인해 월세를 조금 내려줘서 괜찮은 상황이지만 술집과 카페가 밀집된 곳은 건물주들이 월세인하를 하지 않기로 해 피해가 클 거라고 걱정했다.

부동산 상황도 여의치 않다. 경리단에 위치한 부동산 사장 A씨는 급매매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권리금도 낮추다가 이제는 아예 권리금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거래는 거의 없다고 한다. 최근 이태원클라스 드라마 덕에 경리단 가게 실제 건물주인 가수 J씨가 15년 8억 매입, 작년 22억에 팔아 '14억 차익' 을 냈다는 말을 듣고 씁쓸했다고 한다.
 
권리금은 안받아도 거래는 영..
▲ 경리단  권리금은 안받아도 거래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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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은 잘 없어요. 그런 식으로 언론 플레이하면 괜한 사람들이 돈 잃고 그러는 거거든요. 우리 부동산도 다 망하고 있어요. 예전에 경리단길은 딱 알맞게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었거든요. 갑자기 경리단 길로 뜨면서 가게들이 무자비 하게 들어서면서 토박이들이 밀려났죠. 지금은 그때 들어왔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어요. 더 문제는 거래가 없다는 거죠. 여기 한 바퀴만 돌아도 다 보이실 걸요? 거의 50% 이상이 공실이에요."
 
썰물
▲ 임대 나온 곳들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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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코로나19의 영향이 있는가 물어보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이미 1년 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변두리에서 볼 수 있는 목공소에서부터 미장원이 즐비한 풍경과 급하게 들어선 술집과 카페 등이 어색하게 어우러져 있는 경리단, 사람들의 온도는 차갑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악순환.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 것인가.

태그:#경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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