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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희 한국 PD연합회 회장이 검찰의 김보슬 PD 체포수사에 대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희 한국 PD연합회 회장이 검찰의 김보슬 PD 체포수사에 대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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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6일 오후 5시 20분]

"보슬아, 민주주의 갈망하는 모든 국민이 응원하고 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다룬 MBC 'PD수첩'과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김보슬 PD가 수갑을 찬 채 16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를 나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 PD는 오는 19일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는 예비신부로 15일 밤 결혼식 준비를 위해 시댁을 방문했다가 검찰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다룬 MBC 'PD수첩'과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김보슬 PD가 수갑을 찬 채 16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를 나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 PD는 오는 19일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는 예비신부로 15일 밤 결혼식 준비를 위해 시댁을 방문했다가 검찰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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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김보슬 MBC PD수첩 PD 체포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마이크를 잡은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은 서울중앙지검 안에서 조사를 받고 있을 김 PD를 향해 말했다.

"보슬아, 사랑하는 후배 보슬아. 아무 걱정 마라. 네 주위엔, 네 뒤엔 우리 PD뿐 아니라, 언론인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든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다. 4월 19일 결혼식 멋지게 치를 생각만 해라."

김 회장은 "이런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았던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지검 청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얼마 전에 나도 같은 곳에 있었지만 나쁜 짓 하지 않았고, 옳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영광스러웠다. 김 PD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김 PD가 답답한 것은 바로 2009년 이 시대의 사법기관 수준 때문일 것이다. 이미 경찰 수사에 협조했고 추가수사를 받기로 약속한 사람들을 일요일 아침 체포해 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저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것이다."

노 지부장은 김 PD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 <불만제로>를 떠올린 듯 "김 PD가 빨리 현업으로 돌아와 '불만 제대로'인 이 사회를 고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야만적인 언론탄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검찰이 주구가 되어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인들을 물어뜯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이춘근 PD 체포 이후 또다시 중앙지검 앞에 와서 기자회견을 여고 있다"면서 "하지만 남은 4명이 잡혀가도 다시는 검찰을 규탄하러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그럴만한 자격도 없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룬 MBC <PD수첩>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로 김보슬 PD가 결혼식을 사흘 앞두고 검찰에 체포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룬 MBC <PD수첩>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로 김보슬 PD가 결혼식을 사흘 앞두고 검찰에 체포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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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결혼을 4일 앞두고 고민 끝에 결혼 준비차 나간 김보슬 PD를 강제 체포한 것은 인륜지대사인 결혼마저도 강제 수사에 이용하려는 파렴치한 작태"라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지키지 않는 패륜 행위를 즉각 증단하고 당장 김 PD를 석방하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도 성명을 내고 "MBC 제작진의 검찰 소환 불응이 옳은 판단이었음이 이제 더욱 분명해졌다"며 "정권의 충견이 되어 반인륜적 수사에 나선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진행하리라 믿는 이는 더 이상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제작진 소환을 거부하던 담당 검사를 갈아치우고 약혼자의 집까지 압수수색하며 예비신부를 체포하는 검찰에게 이성적 수사를 기대하는 바보는 이제 없다"며 "프로그램에 등장한 사람들을 조사하면 얼마든지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데도, 굳이 제작진을 겁박하려는 검찰의 시나리오에 응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제 국민들 모두가 알게 됐다"고 밝혔다.

[2신: 16일 오전 9시 15분]

서울중앙지검 이송 김보슬 PD... "힘내라" 구호에 입 앙다물어

16일 오전 수갑을 찬 김보슬 PD가 형사들에 이끌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16일 오전 수갑을 찬 김보슬 PD가 형사들에 이끌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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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8시 30분께, 서울 서초경찰서 경찰 10여 명이 우르르 경찰서 사무실에서 나왔다. 김보슬 MBC PD가 경찰서를 나선다는 '신호'였다. 경찰들은 김 PD를 격려하기 위해 1층에 모여있던 동료 PD들 앞을 막아 섰다.

곧 김보슬 PD가 경찰들에게 양 팔을 붙들린 채 밖으로 나왔다. 동료들을 보자 김 PD의 눈이 벌개졌다.

"밥은 먹었니?"라는 동료들의 물음에 김 PD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입을 꽉 앙다문 모습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호송차량에 올랐고 곧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동료들은 줄곧 "김보슬 힘내라" "김보슬 파이팅" 등을 외치며 김 PD를 격려했다.

1분 여의 짧은 시간. 차가 떠나자 약혼자 조준묵 PD등 여러 동료들의 고개가 떨궈졌다.

김 PD는 지난달 26일 체포됐던 이춘근 PD와 마찬가지로 묵비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는 16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서 김 PD 체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1신 보강 : 15일 밤 11시 30분]

지난달 26일 오전 여의도 본사 로비에서 열린 MBC 노조 비상총회'에 참석한 김보슬PD.
 지난달 26일 오전 여의도 본사 로비에서 열린 MBC 노조 비상총회'에 참석한 김보슬PD.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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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김보슬 PD가 15일 검찰 수사관들에게 긴급 체포됐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19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김 PD는 이날 저녁 약혼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사관 7명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됐다.

<PD수첩> 제작진이 검찰에 체포된 것은 지난달 26일 이춘근 PD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조능희·송일준 PD와 작가 2명 등 4명은 검찰 수사를 피해 방송국에 머물고 있다.

김 PD의 약혼자 조준묵 PD(<북극의 눈물> 연출)에 따르면, 김 PD가 방송국을 나선 시각은 오전 11시경.

19일 결혼식을 앞둔 두 사람은 김 PD가 방송국에 피신해있는 바람에 그동안 결혼식 준비를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체포를 각오하고 '위험한 외출'을 감행했다.

두 사람이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고르려고 드레스샵에 들른 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드레스샵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검찰 수사관이 다녀갔는데 무슨 일이냐"는 직원의 물음에 김 PD는 "(검찰이) 벌써 따라 붙었구나"라고 앞날을 직감했다.

결혼식 준비로 회사 나온 김 PD에 검찰 '최후통첩'

오후 5시 30분 경에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김 PD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직접 전화를 걸었다. 검사는 실시간으로 김 PD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조준묵 PD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이렇게 전했다.

검사 : 웨딩드레스도 고르고, 결혼식에 쓸 사진액자도 찾으셨는데…. 결혼식 준비는 할 만큼 한 것 아니냐? 이제 그만 자진출두하시죠?
김보슬 PD :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검찰에 가야하나? 내가 (방송국) 밖에 있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차라리 날 잡아가라.

김 PD는 저녁 7시반경 시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조 PD의 잠원동 아파트를 찾았다. 검사의 두 번째 전화가 왔다.

검사 : 지금 어디 계십니까?
김 PD : 시어머니 될 분의 집에 와있어요. 이미 (이곳을) 압수수색 하셨었으니 제가 어디 있는지 다 아시죠?

검사는 "체포영장 집행하러 수사관들을 올려보내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김 PD는 "시어머니 될 분 앞에서 험한 꼴을 보이기 싫으니 내가 내려가겠다"고 답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15일 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검찰의 소환을 거부해오던 김보슬 MBC 피디가 오늘 밤 8시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검찰 수사관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15일 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검찰의 소환을 거부해오던 김보슬 MBC 피디가 오늘 밤 8시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검찰 수사관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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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문 앞에서 남녀 7명의 수사관이 다가와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미란다 원칙을 읊었다. 김 PD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검찰 측 차량에 올라타는 동안 검찰의 한 수사관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김 PD가 체포되는 모습은 이날 내내 동행한 MBC PD들의 TV카메라에 담겼다.

조준묵 PD는 "19일 결혼식을 치르고 나면 어차피 회사(방송국)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밥 한 끼 먹인 후 내일(16일) 데려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검찰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PD의 출국이 금지된 상태여서 두 사람은 신혼여행까지 취소했다고 한다.

조 PD는 "너무나 험한 세상이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보슬 PD 체포 전 동료들에게 글 남겨...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

김 PD가 방송국을 나서기 전에 시사교양국 동료들에게 남긴 글을 보면, 그가 결혼식장에서 체포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한 것으로 추측된다.

"작년 약 두 달 간의 회사 생활. 그리고 올해 약 3주간의 회사 생활. 오늘부로 종지부를 찍으려 합니다. 도저히, 차마 결혼식장에서 체포되어가는 딸, 며느리의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습니다.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아 있는 PD들과 작가들은 끝까지 저항할 것입니다. 피디수첩이 정당했다고 믿고 지켜주신 선후배 여러분들에게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감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검찰은 변호인이 입회한 가운데 김 PD를 조사하려고 하지만, 김 PD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와 시사교양국 소속 PD들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태그:#김보슬, #피디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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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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