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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착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과 당 간부들의 모습.
▲ 北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참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착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과 당 간부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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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포병부대들을 지휘했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삽을 들었다.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서다.

북한 관영매체 <로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은 검정 가죽 코트를 입고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뜨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문 전문을 이례적으로 2면 전체에 싣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강조한 것은 한 가지다.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일까지 공사를 완수하라는 것. 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당 창건 75돌까지 무조건 끝내기 위하여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하겠습니다"라며 "올해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보람 있는 투쟁 과업"으로 평양종합병원 공사를 지칭했다.

김 위원장이 강조한 것처럼 북한은 올해 당 창건일 75주년을 맞이한다. 이는 꺾어지는 해, 정주년(5·10년 단위로 의미있게 기념하는 해)으로 북한에서 성대하게 행사를 기념하는 주기다. 

착공 장소도 병원의 위세를 드러낸다. 김 위원장은 병원의 위치가 '평양시 안에서도 명당자리'라고 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대동강 유역 문수거리 중심부에 있는 '당창건기념탑' 부근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통일연) 북한연구실장은 "기념탑은 평양에서도 지대가 넓고 좋은 자리로 꼽힌다, 김 위원장이 평양의 새 랜드마크를 지으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민생행보, 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과 2면에 걸쳐 김 위원장의 착공식 참석과 연설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 2면에 실린 연설문 전문.
▲ 노동신문 "김정은,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서 연설"…전문 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과 2면에 걸쳐 김 위원장의 착공식 참석과 연설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 2면에 실린 연설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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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연설문에서 본래 착공식에 참석할 계획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착공의 첫 삽을 뜨는 동무들을 전투적으로 고무격려해주기 위해 이 자리에 참가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왜 계획을 변경하면서까지 착공식에 참석했을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김 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을 했다고 짚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주민들을 다독이고, 질 좋은 의료를 경험할 수 있도록 '종합병원' 건설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평양종합병원을 건설할 계획은 2019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면서까지 힘을 주는 건 '코로나19'의 여파라는 것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에서 거의 매일 코로나19와 관련한 이슈를 다룬다, 김정은으로서는 감염병과 관련한 성과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강조해온 3대 역점 건설사업인 ▲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 삼지연군 관광단지 ▲ 양덕온천관광지구가 올해 성과를 보이기 어렵다는 점도 김 위원장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019년까지 3대 역점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하며, 북한의 미래가 '관광'에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2018년에 삼지연 특구만 3차례 시찰했고, 2019년에도 온천지구 건설장을 찾아 직접 탕의 온도를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됐다. 북한은 1월 22일부터 북중 국경을 폐쇄했다. 북한 관광객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중국인들의 방문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2019년 북한 국가관광총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90%가 중국인이었다.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관광으로 대북 제재와 맞서려 했던 북한에 생각지 못한 '코로나 변수'가 생긴 셈이다.

홍민 통일연 북한연구실장은 "오는 10월 10일은 정주년이라 성대하게 치러야 하는데, 지금까지 김정은이 보여줄 만한 게 없다"라며 "코로나로 관광객도 끊겼으니 더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에게 이정표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양종합병원, 장비 없는 병원 될 가능성 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착공식 연설에서 "당 중앙은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당 창건 75돌(10월 10일)을 맞으며 완공하여야 할 중요 대상으로, 정면 돌파전의 첫 해인 올해에 진행되는 대상건설 중에서도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 할 건설로 규정했다"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 北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서 연설하는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착공식 연설에서 "당 중앙은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당 창건 75돌(10월 10일)을 맞으며 완공하여야 할 중요 대상으로, 정면 돌파전의 첫 해인 올해에 진행되는 대상건설 중에서도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 할 건설로 규정했다"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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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을 건설할 이들까지 콕 짚었다. 그는 "내가 제일 믿는 건설부대인 근위영웅려단과 8건설국동무들에게 맡길 것을 결심했다"라고 했다. 8건설국은 평양의 랜드마크가 되는 곳들을 지었다고 알려진 부대다.

지난 2015년 김 위원장은 8건설국 건설자들이 '사회주의 문명국의 체모에 어울리는 노동당시대의 자랑스러운 건축물들을 수많이 일으켜 세웠다'라며 함께 사진을 찍고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 실장은 "8건설국은 특별히 관리되는 부대라 빨리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북한에서 200일 안에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부대는 8건설국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북한이 강조한 '현대적인 의료보건시설'은 오는 10월 10일까지 제대로 완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병원에 현대적인 장비가 들어가려면, 정밀한 의료기기가 필요하다. 북한에서 이런 장비의 내외장재는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는데, 북중 국경폐쇄로 사실상 반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홍민 실장은 "중국과의 문이 닫혔으니 현재 의료장비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기 쉽지 않을 것, 겉모습만 병원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최용환 전략연 실장 역시 "김정은이 강조했으니 병원을 짓기는 지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병원이 설비를 제대로 갖추기는 쉽지 않다, 평양 전체에 MRI가 3대밖에 없다는 말도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양종합병원은 장비 없는 병원, 결국 김정은을 위한 퍼포먼스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부연했다.

태그:#북한, #김정은,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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