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어리 스토리' 포스터

'스케어리 스토리' 포스터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2017년 스티븐 킹 원작소설의 공포영화 <그것>의 열풍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었다. 한 번 TV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고 광대공포증이란 코드가 있긴 하지만 대중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흥행은 컨저링류로 대표되는 구마를 소재로 한 공포의 열풍 속 새로운 공포를 열망하는 갈증을 보여줬다. <스케어리 스토리>는 이런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영화라 할 수 있다.
 
7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너무 무서워서 미국 도서관 협회에서 금서로 지정한 동명의 도서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각본을 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원작의 일러스트 저작권 구입을 위해 커리어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을 때 가진 모든 돈을 털었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이 인상을 재현해내기 위해 영화는 그래픽보다는 특수분장과 조명을 활용해 공포의 강도를 끌어올린다.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스텔라와 라몬을 비롯한 학교 친구들은 사라 벨로우스라는 소녀의 죽음이 괴담처럼 떠도는 폐가로 공포체험을 떠난다. 사라의 죽음 이후 그 가족과 일가친척들이 모두 실종된 괴담은 듣는 이로 하여금 등골이 오싹하게 만든다. 스텔라는 그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하면서 안 그래도 무서운 어둠 속 폐가 체험을 유령의 집에 들어간 듯 섬뜩하게 만든다.
 
이 섬뜩함은 스텔라가 사라의 '책'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 책에는 자동으로 글씨가 써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한 번쯤 들어봤던 괴담이다. 헌데 그 괴담의 주인공이 친구들 중 한 명으로 설정되면서 공포가 시작된다. 책에 이름이 적힌 사람이 괴담 속 공포의 존재에 습격을 받고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런 공포 코드는 '분신사바'처럼 알 수 없는 악령이 사건을 예언한다는 점에서 소름끼치게 만든다. 특히 책을 찢어도 다음 페이지에 사건이 전개되며 버릴 수도 태울 수도 없다는 점은 10대들이 호기심 때문에 악령의 위협에 시달린다는 틴에이지 호러의 전형적이지만 효과적인 공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앞서 언급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산 일러스트에 있다. 그는 이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끔찍하고 기묘한 것들을 재현하길 열망했다.
 
그 중 독창적으로 공포를 자아내는 캐릭터나 장면을 두 개 뽑자면 '붉은 점'과 '창백한 여인'을 들 수 있다. '붉은 점'은 소녀의 얼굴에서 조그마한 붉은 점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이 점은 점점 커져 물집처럼 자리를 잡더니 이내 그 안에서 무언가 튀어나온다. 이 장면은 독창적인 상상력은 물론 공포의 대상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마치 '에이리언'을 연상시키는 충격을 준다.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창백한 여인'은 국내 최고의 호러 시리즈로 평가받는 '여고괴담'의 유령이 앞으로 돌진해 오는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새하얀 피부에 온몸이 동그란 기이한 모습을 한 이 여인은 사방에서 다가온다. 여인이 등장하는 병원 지하의 통로들은 고개를 돌릴 때마다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는 건 물론 조금씩 더 앞으로 다가와 있다. 여기에 붉은 색 조명은 색감에서 느껴지는 공포를 자극하며 시각적인 긴장감을 더한다.
 
이처럼 <스케어리 스토리>는 기존 오컬트 영화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긴장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인물과 캐릭터를 연결시키는 '사라의 책'을 효과적인 매개체로 활용하면서 극적인 재미를 더한다. 유연한 전개와 신선한 장면, 여기에 최근 공포 트렌드와는 다른 노선을 택하며 이 영화만이 지닌 유니크한 매력을 자랑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스케어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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