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래한국당 배규한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과 염동열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과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배규한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과 염동열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과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원유철 대표, 염동열 사무총장 체제로 개편된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명단을 공개했다.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의 '공천 반란'을 제압하고 조정한 명단이다. 김정현 변호사 등 한선교 체제 하에서 당선권 내 번호를 받은 인사 일부가 번호를 잃었고, '황교안 영입인재'들은 앞 번호를 받았다.

미래한국당이 23일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추천안을 의결했다.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1번을, 지성호 나우 대표이사가 12번, 전주혜 변호사가 15번을 받는 등 황교안 대표가 영입한 이들이 크게 약진했다. 김은희 테니스 코치는 23번을 받으면서 당선권과는 거리를 두게 됐다.

1번을 받은 이는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로 알려진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다.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인물을 맨 앞 순번에 배치해 친일 프레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번은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이 받았다. 3번은 한무경 전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이, 4번은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이 받았다. 이들은 지난 명단 발표에서 21, 26, 39, 22번을 받았으나 모두 당선권 안으로 재배치됐다. 

원래 1번이었던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4번을 받았던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이 5번, 6번을 받았다. 정경희 전 국사편찬위원은 7번, 신원식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이 8번을 받았다.

조명희 경북대 교수가 9번,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10번을 받았다. 한국당 인재영입 1호였던 피아니스트 김예지씨는 3번에서 밀려났지만 11번을 받아 살아남았다.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나우 대표이사는 12번을 받았다.

이영 전 여성벤처협회회장이 13번을, 박대수 전 한국노총 서울본부 의장이 14번을 받았으며 황교안 영입인재 중 한 명인 전주혜 변호사가 15번을 받았다. 전북 전주 지역구를 포기하고 미래한국당에 합류한 정운천 의원은 16번을 받았다.

서정숙 한국 여약사회장이 17번, 이용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이 18번을 받았다.

역시 황교안 영입인재였으나 한선교 체제 비례대표 명단에 없었던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이 19번, 노용호 미래한국당 당무총괄국장이 20번을 받았다.

새롭게 앞 순번을 받으면서 당선권에 들어온 인사들은 대부분 황교안 영입인재다.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지성호 대표, 전주혜 변호사, 허은아 소장 모두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인재들이다. 친황계가 비례대표 명단에서 크게 약진한 것이다.
 
지난 1월 8일,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체육계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를 소개하며 꽃다발과 '희망'이라고 적힌 쿠션을 선물하고 있다.
 지난 1월 8일,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체육계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를 소개하며 꽃다발과 "희망"이라고 적힌 쿠션을 선물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지난 1월 16일,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호루라기를 선물 받고 있는 모습.
 지난 1월 16일,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가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의 환영을 받으며 호루라기를 선물 받고 있는 모습.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반면 '친황 인사' 중에서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거나 사실상 당선권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이 있다. 현실적으로 승계를 감안하더라도 비례대표 명단 20번 바깥 후보는 당선이 쉽지 않다. 앞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한선교 쿠데타' 제압에 나선 것도 황교안 영입인재들이 대부분 20번 바깥 순번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은희 테니스 코치는 앞서 미래통합당 지역구 공천에 탈락한 후 한선교 체제 하의 비례대표 명단에서도 당선권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명단에서도 23번을 받아 사실상 세 번 탈락한 셈이 됐다.

극지 탐험가로 알려진 남영호 탐험가는 30번을 받았다. 박대성 페이스북 부사장은 34번을 받았으며, 김보람 인사이트 CCO 최고콘텐츠책임자도 40번을 받았다. 동부 팜한농에서 산업재해 공익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헌씨도 40명 안에 들지 못하고 예비 6번을 받아 당선이 불가능해졌다.

미투 신고자로 알려진 김은희 테니스 코치와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는 애초에 미래통합당, 한국당과 보수 성향이 맞을지 의문이 드는 인사였다. 결국 이들은 당선권을 받지 못하고 말았다.

영입인재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쫓겨난' 인물은 5번을 받았으나 짧은 변호사 경력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정현 변호사, 8번을 받은 유튜버 우원재씨, 9번을 받은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연구소 소장이다. 신동호 전 MBC 국장도 14번에서 32번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었던 '한선교의 난'의 흔적은 깔끔하게 제거됐다. '친황 인사'인 배규한 위원장이 이끄는 공천관리위원회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만족할 만한 공천을 해냈다. 의외의 인물로 여겨진 이들은 모두 명단에서 제거되었고 황교안 영입인재들이 앞 자리로 이동했다.

황교안 대표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명단에 친황 인사를 전진 배치했고, 덕분에 그동안 자신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던 당내 기반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 총선만이 남았다.

태그:#미래한국당, #황교안, #총선, #김은희, #윤주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화해주실 일 있으신경우에 쪽지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