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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8일, 교육부는 중고등학생 2018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이 전년 대비 떨어졌다는 결과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라 기초학력이 내려간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 교육부는 무엇을 하였을까? 기초학력이 떨어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책임을 전가할까 연구한 듯하다.

핀란드와 비교해서 어느 것이 더 실효성이 있는지 비교해 보자.

핀란드는 학교에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돕기 위해 각 학교에는 학생 돌봄을 위한 교장, 교사, 특수 교사, 복지사, 간호사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돌봄 그룹(care group)이 있다. 언제든 학습의 어려움이 있으면 돌봄 그룹의 교사들이 협의를 통해 학습을 지원해 줄 수 있다.
   
전국에 기초학력 진단할 수 있는 검증된 문제를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
▲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전국에 기초학력 진단할 수 있는 검증된 문제를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
ⓒ AM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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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각 시도교육청은 기초학력 객관적으로 알아보기 유용한 시스템을 설치하여 '학습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진단평가를 통해 지원 대상 학생 수를 학기별로 2회 보고하도록 하는 자체 점검표를 지난해보다 좀 더 세밀화하여 학교 현장에 보냈다. 

아래 양식을 보면 전국의 교육부에서 만들어 보급한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의 문제를 출력해 일제고사를 보는 것이 업무상 효율적이다. 또한 교사들이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하게 되었는지 학부모와 실랑이를 하게 되었을 때 제기되는 민원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사용하면 쉽게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 진단평가 속에는 어떻게 하면 그 학생을 도와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빠져있다.
  
학기초 진단평가 후 기초학습 부진 학생수와 시험 방법 보고양식
▲ 기초학력 책임지도 자체 모니터링 자체체크리스트 학기초 진단평가 후 기초학습 부진 학생수와 시험 방법 보고양식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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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청에서 체크리스트를 상반기, 하반기에 각 한 번씩 보고 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이미 의미 없어져 흐지부지되고 있는데  서울시 교육청은 진단 방법을 진단시스템으로 했는지, 학년 자체 개발도구인지, 관찰 상담 도구인지 등으로 분류해서 보고 하도록 하고 있다. 보고 양식으로는 모든 것을 열어 놓은 듯하다.

그러나 현장 교사는 그동안 학생 발달을 중심으로 한 진단 활동 보다 동학년이 일제고사로 보는 것이나 기초학력 진단 보정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 업무상 수월하다.
그동안 혁신학교 실천을 통해 이제 학교 혁신으로 확산되어 온 발달을 중심으로 한 진단 활동을 진단평가 형식의 일제고사로 회귀하는 것이다.

교육청에 매년 보고 후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학교별로 학습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학생을 위한 협력 강사비로 학교 규모와 전년도 학습 지원대상 학생 수를  고려하여 예산을 지원받는다. 지원된 예산으로 각 학교에서는 협력 강사를 채용하기 위해 기초학습 담당 교사는 채용 공고문을 내야 한다. 매년 서울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반복되는 일이다. 그 학교에 채용된 강사를 2년 연속 채용되지 않도록 교육청에서는 권고하고 있다. 채용된 강사는 방과 후나 수업 시간에 협력 수업으로 들어가 보조 교사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의 수업을 도와준다.

보조 교사로 저학년에 기초학력 부진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강사의 조건상 주당 15시간을 넘을 수 없으며 수업 시간에 좀 더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기초학력에 대한 주도적인 업무를 책임질 수 없는 강사일 따름이다. 그 학교의 정식 교원이 아니고 1년 시간제 강사일 따름이다. 그래서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기초학력 책임지도로 세금 낭비일 뿐이라는 것이다.

매년 인건비로 비용 지출을 하는데 매년 학교에서 강사를 바꿔서 채용하고 그 강사를 채용하는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새로운 강사는 학교에 적응해야 하고 새로 만나는 낯선 학생들과 내포를 형성하는데 한 학기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포가 형성되어 마음을 열 때쯤 되면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실정이다. 한 학교에 지속적으로 있으면 전문가가 될 수 있으나 지속해서 근무할 수 없으면 강사라는 조건상 주도적인 업무를 맡을 수가 없다.

핀란드는 각 학교에는 학생 돌봄을 위한 교장, 교사, 특수 교사, 복지사, 간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돌봄 그룹(care group)이 있다.  매년 새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교사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필요가 없으며 교육청이 특별히 보고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는 보고는 보고대로 하고 매년 바쁘게 강사 채용하고 강사는 기초학력의 주도적인 업무를 책임지지 못한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매년 기초학력 업무는 기피 업무가 되고 시스템화되지 못한다.

교육부는 학생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기초학력 정책을 마련하고 업무를 정상화해야 한다.

태그:#일제고사, #부진아, #책임교육, #기초학력-보정 시스템,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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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로 지낸지 29년이 되어갑니다.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 활동하면서 학교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에서 이룬 성과를 공유하면서 많은 학교가 학교혁신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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