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김경문 감독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김경문 감독 ⓒ WSBC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스포츠 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7월 24일 개막 예정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이 결국 연기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제때 치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된다면 어느 시점에 개최할지도 논란거리다. 현재로서는 개최국 일본이 희망하는 내년 여름 개최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에 앞서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4일 제2차 이사회를 열고 올 정규 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었기에 정규 시즌 개막이 4월말로 늦춰져도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제 문제는 2021년이다. 한국 야구는 도쿄 올림픽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한해에 모두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올림픽을 주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서로를 배려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IOC는 올림픽의 흥행을 위해 메이저리거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4년마다 여름에 치러지는 올림픽의 야구 종목 흥행 여부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철저히 무관심해왔다. 여름은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한창인 시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참가도 불허해왔다. 최근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마이너리거의 올림픽 참가는 허용했지만 26인 로스터에 포함된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참가는 여전히 막아놓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이후 2016 리우 올림픽까지 야구 종목 올림픽 제외는 IOC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힘겨루기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이번엔 개최국 일본의 열망에 의해 12년 만에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2024년 파리 올림픽에는 다시 제외된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에서 준우승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에서 준우승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 WBSC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년을 주기로 자신들이 개최하는 WBC가 FIFA(국제축구연맹)가 주관하는 월드컵과 같은 위치에 오르길 원한다. 따라서 WBC를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가하는 가장 수준 높은 야구 대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2006년 초대 대회 및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야구의 변방' 한국과 일본에 굴욕을 당했던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의 강호들이 최근 대회에서 최정예 대표팀으로 '진검 승부'에 나선 것도 이를 방증한다. 

반면 한국 야구는 2013년과 2017년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고액 연봉을 받는 KBO리그 간판스타들의 부진으로 '거품론'마저 제기된 형편이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며 준우승에 그쳐 '거품론'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만일 2021년 3월 WBC가 예정대로 개최되고 여름에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어 치러진다면 앞서 언급했듯 한국 야구는 사상 최초로 중요 국제대회 2개를 한해에 치러야 한다. 가뜩이나 국가 대표급 선수들의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혹사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일 국가대표에 선발된 각 구단의 주축 선수 중 부상자가 나온다면 해당 팀에는 치명적 손실이 돌아간다. 

그렇다고 둘 중 한 대회만 전력을 기울이는 것도 쉽지 않다. 메달 및 병역 혜택이 걸린 올림픽에 전념하기 위해 WBC에 2진급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 향후 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관계 및 교류도 껄끄러워질 수 있다. 만일 두 대회에 모두 전력을 기울인다면 KBO리그의 정규 시즌 및 포스트시즌 일정이 제대로 나올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WBC 역시 본선 참가권이 4장이 걸린 최종 예선이 코로나19로 연기되어 내년 3월 정상 개최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2021년 WBC와 올림픽이 같은 해에 개최되는 유례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한국 야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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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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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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