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한때 안무가였던 님, 디엠(다이렉트 메시지) 그만 보내세요. 상처 안 받는 저도 가끔은 상처를 받습니다.' 

지난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그간 받았던 악플을 공개하며 고통을 호소하는 함소원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것처럼 보인다. 이전에도 몇몇 방송에서 악플로 인한 상처를 토로한 바 있는 함소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그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한 메시지를 공개했고, 더 이상 이런 메시지를 보내지 말아줄 것을 호소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연하 남편 진화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공개하며 만인의 부러움을 샀던 함소원이 심각한 악플에 시달리게 된 것은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고정 출연 중인 TV조선 <아내의 맛>의 영향이 크다.

함소원 가족은 최근 시청률 10%를 돌파한 <아내의 맛>의 인기를 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선 아들 내외와 함께 살기를 원하는 시어머니 '마마'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며느리(함소원)의 고부갈등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함소원과 함소원 시어머니 '마마'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함소원과 함소원 시어머니 '마마' ⓒ TV조선

 
함소원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며칠 뒤 방송한 <아내의 맛> 또한 시어머니가 중국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함소원과 이를 거부하는 마마 간의 갈등이 핵심이었다. 앞서 지난 17일 방송에선 옆집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집을 어지럽힌 마마에게 분노한 함소원과 다툼 끝에 중국행을 선언한 마마의 이야기가 나왔다. 여기에서 함소원은 중국행 이야기를 하는 마마의 비행기 티켓을 바로 예매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방영분에선 부상을 입은 마마가 아프다는 이유로 중국으로 돌아가길 주저하고, 시어머니가 중국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렸던 함소원은 끝내 지친 모습을 보인다. 

운동을 하다가 넘어진 시어머니를 병원에 데리고 간 함소원이 의사에게 "(어머니가) 이 상태로 비행기를 탈 수 있나요?"라고 물었고 스튜디오에서는 함소원을 향해 "독하다, 너무하네"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이후 예정된 수순처럼 마마의 중국행이 미뤄지고, 시어머니의 연이은 엄살과 아내를 책망하는 진화의 말실수에 함소원이 폭발 일보 직전까지 가자, 이를 지켜보는 MC와 패널들은 "과거 <사랑과 전쟁>을 보는 기분이다", "아침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함소원 향한 악플 부추기는 <아내의 맛>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 ⓒ TV조선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함소원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함소원 ⓒ TV조선


방송에서 보여지는 고부갈등으로 잦은 악플에 시달린 함소원의 호소에도, <아내의 맛>이 함소원과 시어머니 간의 자극적인 갈등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시청률과 화제성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5~6%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아내의 맛>은 지난 1월 함소원 부부가 시아버지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1년 만에 중국 시댁을 방문하고, 시어머니와 그녀의 동생들을 위시한 '시월드'에 시달린 에피소드가 나온 뒤부터 시청률이 급격히 올랐다.

이후 오래전부터 아들 부부와의 합가를 원하던 시어머니가 남편과의 다툼을 이유로 함소원과 진화 집에 장기간 머무르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자, <아내의 맛> 시청률 또한 덩달아 올라갔다.

물론 <아내의 맛> 시청률 상승에는 최근 TV조선 <미스터트롯>으로 인기를 모은 홍잠언, 임도형 군의 특별 출연 영향도 컸다. 하지만 남다른 식성과 먹방으로 주목받는 '마마' 함소원 시어머니의 화제성 또한 이에 못지않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현재 함소원 시어머니는 <아내의 맛> 스튜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

지난 24일 방영한 TV조선 <아내의 맛> ⓒ TV조선

 
<아내의 맛>에 등장할 때마다 웃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자아내는 함소원의 시어머니 '마마'는 <아내의 맛>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 있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간 어느 예능에서도 볼 수 없었던 마마의 독특한 행동과 이에 지쳐가는 함소원의 포효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고자 하는 <아내의 맛> 제작진의 심중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예능이고, 촬영 전후 당사자들과의 협의가 된 내용이라고 그 정도가 지나치다. 특히나 해당 방송 때문에 출연자가 심각한 악플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과연 "사랑과 전쟁 같다", "한-중 합작 콩트야"라는 <아내의 맛> 출연진들의 호들갑 넘치는 리액션으로 함소원과 그녀의 가족을 향한 비난을 잠재울 수 있을까. 고부관계에서 오는 예능적인 재미로만 소비되기에는 함소원과 마마의 갈등이 그 도를 넘었다. 이들의 갈등을 부추기는 <아내의 맛>이 점점 위태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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