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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MBC-TV 백분토론 '재난기본소득, 긴급처방인가 포퓰리즘인가' 한 장면.
 27일 밤 MBC-TV 백분토론 "재난기본소득, 긴급처방인가 포퓰리즘인가"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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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지급하기로 한) 지역화폐는 완전히 실패할 것이다. 너무 불편해서 유통이 안된다. 할인시장이 형성되면 액면가가 1000원이라고 할 때 800원에도 안팔리는 상황이 되면서 도태될 것이다."

토론 막바지, 신세돈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이 작심한 듯 강펀치를 날렸다. 신 교수는 경기도가 지급한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의 효과를 놓고 1년 후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다시 만나 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재명 지사의 반박은 길지 않았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는 이번에 시작된 게 아니라 시행한지 5년이 넘었다, 그동안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라며 "새로운 위기에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한데 재난기본소득은 수요를 보강하는 좋은 정책으로 곧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생방송 시간을 넘겨 유튜브 중계로 이어진 추가 토론 시간에 "(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박근혜 경제교사'로 알려진 신세돈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이혜훈 미래통합당 의원이 26일 MBC <100분 토론>에서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놓고 격돌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이재명 경기도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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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 vs. 경제 성장효과는 0.00...%

이재명 지사와 함께 최배근 공동대표가 재난기본소득 찬성 측이었고 신세돈 위원장과 이혜훈 의원이 반대 편에 섰다. 이 지사가 지난 23일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도민에게 1인당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지급하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발표하자 미래통합당 측은 선거용 포퓰리즘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날 토론도 양측이 사전에 주고받은 장외 공방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다.

첫 번째 쟁점은 1인당 10만원씩 모든 경기도민에게 지급되는 총 1조3642억원의 예산이 과연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효과가 있느냐였다.
이 지사는 "3개월 이내에 써야하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비에 쓸 수밖에 없어 중소상공인의 매출로 이어지게 돼 있다"라며 "수요를 창출하고 매출을 늘리는 수요·소비 측면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공동대표도 "경제학자들이 어떤 정책을 쓰면 GDP(성장)에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를 따지는데 한가한 소리"라며 "지금은 소비-생산-유통-소비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고 있어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복귀할 때까지 쓰러져가는 사람들을 견딜 수 있게 긴급 정책을 써야 한다, 그래서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정책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 위원장과 이 의원은 회의론을 폈다. 신 위원장은 "두 달째 장사가 안돼서 매출이 없는 분들한테 5인 가족 기준으로 50만원을 준다고 가계가 유지되겠느냐"라며 "경기도가 1조3000억원을 풀어도 경제 성장효과는 0.00몇퍼센트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지금 소비와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회식도 취소하고 모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역화폐를 준다고 해서 모임들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매출이 늘어나겠느냐, 개인에게 10만원을 줘서는 임대료가 두 달씩 밀린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워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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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 지원이냐 선별 지원이냐' 끝나지 않는 논쟁

양측은 재난기본소득 수급 대상 선정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신 위원장과 이 의원은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이 지사와 최 공동대표는 전체 도민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지원 방식이 낫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먼저 이 의원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도 있지만 게임, 온라인 배달 등의 업종은 호황"이라며 "이런 업종들과 공무원, 대기업 직원,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고소득자는 빼고 지금 숨이 넘어가는 분들에게 선별해서 집중 지원을 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만원을 지역화폐로 받아서는 밀린 임대료나 전기료를 낼 수도 없다, 선별해서 지원해야 헛돈을 쓰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도 "작년 동월 대비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1000만원을 집중해서 지원해야 버틸 수 있다"라며 "형제간 생활 형편이 천차만별일 경우 위기 상황에서 부모가 똑같이 지원해주는 게 맞나, 아니면 어려운 자녀를 더 도와주는 게 맞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매우 중요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은 이들만 겪는 게 아니다, 도민들에게 돈을 지급해 이들의 매출이 실제 늘어나게 하는 게 진짜 이익"이라며 "지금 경제 위기의 핵심은 수요가 부족한 것인데 국가가 재정을 투입할 때 수요 측면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복지정책이라면 선별 지원이 맞지만 재난기본소득은 경제활성화 정책이라 모두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최 공동대표는 "경제가 쓰러지고 난 뒤 복원하는 데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지금은 시급하게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대상 선별에 시간을 쓸 여력이 없다"라며 "자영업자도 물론 지원해야 하지만 작년에 매출 상위 20~30%에 속했던 사람들조차도 소득이 끊어졌다, 더 많은 피해 범위를 포괄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 개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 모두에게 긴급지원을 해주고 (필요하다면) 소득 상위층에 대해서는 연말정산을 통해 회수하는 장치는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
 최배근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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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 주는 채권 이자, 재난소득과 뭐가 다른가"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래통합당이 지난 22일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코로나 국민채권'(연 이자율 2.5%, 3년 만기) 정책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대형기관투자기관이 인수하는 국채와 달리, 코로나 국민채권의 경우 여유 자금이 있는 국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해 높은 이자율의 혜택을 돌려주고 코로나19 대응 재정도 확보하겠다는 게 통합당의 구상이다.

신세돈 위원장은 "시중은행에 있는 서민들의 쌈지돈이 1500조원쯤 된다, 조금만 자금이 있어도 서민들이 국민채권을 살 수 있도록 해 높은 금리 혜택을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최 공동대표는 "2.5%면 굉장히 높은 이율인데다 국채는 안전자산"이라며 "정부가 채권 이자로 국민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거나, 재난기본소득으로 지원해 주는 거나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신 위원장이 지역화폐의 사용 방식을 오해해, 이 지사가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지역화폐는 연 매출 10억원 이상인 백화점, 대형마트에서는 쓸 수 없게 돼 있다"라며 "식당 하는 사람이 지역화폐로 100만원 받은 경우 임대료를 내거나 도매상이나 대형마트에서 식재료를 살 수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도매상이나 대형마트에서 못쓰면 지역화폐가 (유통되지 못하고) 잠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상인들이 지역화폐를 받아 은행에 입금하면 현금으로 환전된다"라며 "도민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면 백화점이나 서울에 가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불편하게 지역화폐를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훈 의원
 이혜훈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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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재난기본소득, #코로나19,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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