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의 삼백 년 고택 쌍산재에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거리는 작약이 활짝 피었습니다.
고려 중기 시인이자 문장가인 백운 이규보는 자신의 시 '취서시작약'에서 작약을 술에 취한 월나라 미인 서시로 묘사했습니다.
好箇嬌繞百媚姿 호개교요백미자
人言此是醉西施 인언차시취서시
露葩欹倒風擡擧 노파기도풍대거
恰似吳宮起舞時 흡사오궁기무시
아름다움이 넘치는 교태로 온갖 아양을 떠는 자태가 이쁘고 좋네 사람들은 이 꽃을 취기 오른 서시라 하네
이슬에 쓰러진 꽃봉오리를 바람이 들어 올리니
오궁에서 술에 취해 춤추는 서시를 닮았네
월나라 미인 서시는 월나라 왕인 구천의 원수를 갚기 위해 오나라 왕인 부차를 유혹시키기 위해 보내졌고 오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합니다. 이후 작약의 분홍빛 꽃잎을 본 사람들은 술에 취해 양 볼에 홍조를 띤 서시를 상상하여 작약을 '취서시'로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꽃이 모양은 비슷하지만 나무인 모란과 달리 초본인 작약은 큰 꽃을 피운다 해서 함박꽃이라 불렀습니다.
술에 취한 서시가 춤을 추듯 바람에 흔들거리는 작약의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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