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SF와 청춘 로맨스 그리고 반전 스릴러까지 꾹꾹 담아낸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VR, 3D 등 특수효과에 공을 들였다. 한국과 중국 제작진이 영화를 공동 제작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초능력소년사건>은 우연한 사고로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조금씩 과거의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의 사랑과 우정,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입체 3D와 VFX 분야의 전문 프로듀서로 다양한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를 제작한 채수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내가 만약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성실한 청년 청밍(동청밍)은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에겐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마치 친형과는 같은 훼이(주아휘)가 있다. 훼이는 청밍이 힘들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인물이다. 
 
청밍에게는 핸드폰 카메라를 가슴에 품고 다니며 온종일 일어난 모든 일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핸드폰 카메라 프레임에 우연히 그녀가 들어왔다. 그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그녀, 린(진의함)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이런 청밍의 마음을 눈치챈 훼이는 두 사람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오작교 역할을 자처한다. 
 
그렇게 세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질 때쯤 하늘에서 유성이 추락한다. 불행히도 떨어진 유성은 청밍의 몸에 닿게 되고 그는 큰 화상을 입는다. 그날 이후 청밍에게는 초능력이 생겼다. 하늘을 나는 것은 물론 손을 대지 않고도 사물을 옮길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청밍은 린과 데이트에서도 초능력을 발휘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인공처럼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빌딩 꼭대기 위에 올라가 린과 데이트를 즐긴다. 뿐만 아니라 훼이와 함께 과거 자신의 부모에게 함부로 대하고 해고까지 시킨 공장 직원들을 찾아가 통쾌한 복수극도 펼친다. 그렇게 세 사람만의 세상이 열리는 듯했다.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하지만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청밍은 기억을 하나씩 잃어간다. 이를 알게 된 린과 훼이는 청밍에게 각각 다른 조언을 한다. 초능력을 좋은 일에만 써야 한다는 린과 초능력을 통해 세상을 휘어잡자는 훼이 사이에서 청밍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채수응 감독이 보여주는 '명불허전' 영상미, 그러나
 
<초능력소년사건>은 카메라 앵글을 눈여겨 보며 관람해야 한다. 영화 절반 이상의 앵글이 핸드폰 카메라를 든 주인공들의 시점이다. 휴대폰을 든 청밍의 1인칭 시점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그 카메라를 린에게 건네주면서 린의 1인칭 시점이 시작되는 식이다. 그리고 이 휴대폰을 훼이가 건네받으면 또 다시 훼이의 1인칭 시점으로 바뀐다.

보통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영상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나 신선하다. 주인공끼리 휴대폰을 주고받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어색한 느낌도 없다. 영화 중간중간 휴대폰 화면이 가로에서 세로로 회전되거나, 흔들리는데 이는 '휴대폰으로 보는 시각'을 강조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아쉬운 점도 있다. SF, 연애, 스릴러, 드라마 장르를 한 영화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겼다. 상다리 휘는 고급 상차림인데 이렇다 할 메인요리는 눈에 띄지 않는다. 독특하고 화려한 영상미에 감탄하다가도, 이내 구겨 넣은듯한 여러 장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인공의 기억상실 이야기는 영화 <메멘토>(2000)를 연상시키고, 유성이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2018)이 떠오른다.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한 영상이 아닌, 영상을 보여주기 위한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이 강한 것도 아쉽다.
 
개봉은 28일.
 
한 줄 평 : 영상에 대한 아이디어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
별 점 : ★★★(3/5)

 
영화 <초능력소년사건> 관련 정보
제목 : 초능력소년사건
감독 : 채수응
각본 : 송은주, 채수응
촬영 : 제프리 웨일
시각효과 : 권오성
편집 : 채수응
음악 : 스테판 슈미트
출연 : 동청밍, 진의함, 주아휘
제작 : 세븐필름X척!
배급 : 디에이치 컴퍼니
러닝타임 : 82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0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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