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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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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할 시점에서 더 말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지도부가 방향을 잘 잡기를 기대한다."

이해찬 대표가 '차기 지도부'를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당선인 워크숍 모두 발언에서다. 이 대표의 '마무리'를 이어 받을 차기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은 이미 물밑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은 아닙니다."
 
이낙연 당선인(서울 종로)은 워크숍 장소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에 둘러싸여 당권 결정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오늘은 아니다'라는 말은 곧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뜻이었다. 이 당선인은 "며칠 안에..."라고 말을 흐리면서 "워크숍에 집중해주길 바란다"며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직진'하는 우원식·홍영표, '고심' 중인 김부겸

이 당선인의 당권 출마 가능성은 여의도 정가에 이미 파다한 이야기였다. 한 친문 핵심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출마를 결정)할 것 같은데, 이번 주 안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 또한 "이미 우리는 원래부터 나오는 걸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당선인의 당권 출마를 지켜보는 당내 시선은 분분하다. 여권의 대표적인 대권주자로 굳히기 위해선 다소 부족한 '이낙연 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당권 출마가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대선이 2년여 남은 상황에서 충분한 메시지 준비 없이 당권만 잡았다간 오히려 실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당선인에게 간접적으로 출마를 권유했다는 당내 한 중진 의원은 "한 걸음씩 대권이라는 목표로 가야 한다. 자기를 충분히 다 드러내고 검증 절차를 밟으면서, 당원들의 평가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거시적 담론과 정치적 태도로 점수를 땄다면,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와 전략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해설이다.

반대로 한 재선 의원은 이 당선인이 당권을 잡을 시 주어질 '시간표'가 그다지 유리한 배경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당선 직후 오는 9월 국정감사부터 연말까지 '국회의 시간'이 이어지면, 당대표가 대권 국면까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당선인의 당권 도전이 가시화되면서, 미리 당권을 준비하고 있던 다른 주자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당권 예비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우원식, 홍영표 등 전임 원내대표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의원이 대표적이다.

우원식 의원은 특히 이날 워크숍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당선인이 만남을 요청한 사실을 수긍하며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출마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권 도전의 이유도 밝혔다.

거대 여당으로서, 국민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당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포부였다. 우 의원은 "180석에 가까운 당이므로 그 속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역할을 맡길 수 있는 당으로 얼마나 발전시킬지, 비전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줄곧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말을 아끼다가, 오후 5시께 기자들 앞에 섰다. 이 당선인의 출마 여부와 상관 없이, 본인 의지대로 출마를 결정하겠다는 말이었다. 홍 의원은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다"면서 "(이 당선인에게도) 그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기 당 대표의 과제를 안정과 통합 대신 '개혁과 혁신'으로 제시했다. "다음 당 대표의 과제는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해 대선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있다고 보고, 또 패스트트랙을 통해 만든 개혁과제를 어떻게 신속하게 완수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의원 측은 "고민 중이다"라면서 "아무래도 6월 초순에는 각자 고민의 결과물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낙연 당선인이 출마할 시, 경쟁보다 추대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관건은 나머지 주자들의 출사표에 달려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 의원이 추대를 바라는 것 같긴 한데, 민주 정당에서 그게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후보군이 쟁쟁하기 때문에 (추대가)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