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라운드에 이어 4라운드에서도 승격팀과 맞대결을 펼친 울산 현대는 2경기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울산은 30일 오후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4라운드 광주FC와의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울산은 개막후 4경기 무패행진을 달렸지만 확실히 이기고 가야 할 2경기를 모두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겨야만 했다.

특히 이번 4라운드에서 선두 경쟁팀인 전북 현대가 강원FC에게 패하면서 울산은 광주를 꺾으면 선두자리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울산이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 선두권 경쟁 또한 전북과 울산의 2파전이 아닌 혼전 양상을 그리게 되었다.

뜻밖의 일격 맞은 울산... 고비 때마다 결정력 부재가 발목잡어

광주와의 경기를 이기고 가야했던 울산은 상당히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청용이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중원을 신진호-윤빛가람을 배치하는 등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나와 이기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울산의 의지는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나타났다. 시작하자마자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블투이스가 헤더슛으로 포문을 연 울산은 김태환의 크로스를 데이비슨이 헤더슛으로 연결시키는 등 광주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노렸다. 

하지만 선제골은 광주가 가져갔다. 전반 11분 광주 엄원상이 하프라인부터 드리블 돌파를 시도해 울산의 골문근처로 접근했고 엄원상은 펠리페에게 볼을 내줬다. 펠리페를 울산 수비들이 저지하는 혼전상황에서 침투하던 엄원상에게 볼이 이어졌고 엄원상은 루즈볼을 받아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부산 아이파크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도 이정협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끌려가는 경기를 펼친 울산은 또다시 비슷한 상황을 맞아야 했다. 여기에 중원에 포진한 신진호-윤빛가람이 수비 기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울산은 엄원상과 펠리페가 중심이 된 광주의 역습공격에 의해 수세에 몰렸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 전개도 매끄럽지 못했다. 조현우는 빌드업 과정에서 킥 미스를 범하였고 이상헌과 이동경이 포진한 2선에서도 파괴력이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주니오가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결실은 없었다.

그러던 전반 22분 행운의 동점골이 나왔다. 왼쪽에서 윤빛가람이 올린 크로스가 이상헌을 스쳐지나가 골문쪽으로 향했다. 광주의 골문쪽으로 흐르던 볼을 주니오를 마크하던 이한도의 팔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비디오 판독이 이어졌고 최종판정은 득점으로 선언됐다.

전반전을 다행히 1-1로 마친 울산은 후반시작과 함께 이청용을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지만 이번에는 골 결정력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12분 중원에서 볼을 받은 울산의 수비수 블투이스는 회심의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득점으로 연결될수 있는 슈팅이었지만, 광주 이진형 골키퍼가 막아냈다. 

울산은 이후 골대 불운에도 시달렸다. 후반 19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이동경이 내준 스루패스를 왼쪽 측면으로 파고들던 김인성이 잡아 왼발 슛을 시도했다. 김인성의 발을 떠난 슈팅이 반대편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울산의 역전골 기회가 무산됐다. 김인성은 2분 뒤에도 같은 위치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득점기회를 놓쳤다.

공격이 계속 풀리지 않자 김도훈 감독은 박정인과 고명진을 투입하면서 끝까지 득점을 노렸지만 확실하게 걸어잠근 광주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특히 후반전 7번의 코너킥 상황이 모두 무위에 그친데다 15개의 슈팅을 기록하고도 1골에 그치는 비효율적인 공격으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우상 앞에서 득점 터뜨린 엄원상, 광주 공격에 날개를 달다

지난시즌 광주FC가 K리그 2에서 승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19경기 무패행진과 19골을 기록한 펠리페의 활약이 있었다. 하지만 엄원상, 윌리안과 같은 측면자원들의 존재도 컸다. 이들의 존재로 인해 펠리페도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지난시즌 K리그 2 득점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 개막 후 3경기 동안 광주는 전패를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공격이었다. 측면에서 광주의 공격을 이끌었던 엄원상과 윌리안이 부상으로 한 번에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이후 광주의 공격은 펠리페 홀로 이끌게 되었고,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가 펠리페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이를 분산시킬 만한 공격자원이 전무하면서 광주의 공격력은 감소하게 됐다.

3전 전패를 기록한 채 맞이한 울산과의 4라운드 경기.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광주에겐 희소식이 전해졌다. 부상에서 이탈해 있던 엄원상이 마침내 복귀를 한 것이다. 엄원상이 선발로 출전한 광주는 펠리페에게 의존하던 공격 분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 기대는 경기 시작 11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엄원상은 하프라인 부근부터 드리블 돌파를 시도해 울산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리고 중원에 포진한 펠리페에게 패스를 내주며 기회를 만들고자 했는데, 상대 수비가 펠리페를 저지하는 혼전 상황에서 뒤에서 침투하던 엄원상에게 볼이 이어졌다. 볼을 받은 엄원상은 한 번의 볼 트래핑 이후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선제골을 터뜨린 엄원상의 활약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수비시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수비 우선'인 광주의 팀 전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 공격 작업 과정에서 보여준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능력이 돋보였다.

전반 18분 두현재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은 데이비슨을 앞에 두고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좋은 슈팅이었지만 아쉽게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그러나 엄원상의 활약은 또 이어졌다. 전반 33분 오른쪽 측면에서 데이비슨을 제치고 돌파를 시도해 페널티 박스로 침투한 엄원상은 컷백을 시도해 펠리페에게 슈팅기회를 만들고자 했지만 아쉽게 수비에 막혔다. 하지만 상대에게 위협이 되기엔 충분한 장면이었다.

후반전에도 엄원상의 스피드가 돋보였다. 후반 3분 하프라인에서 드리블 돌파로 다시한번 울산의 데이비슨을 제치고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침투한 엄원상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수비에 막히면서 무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 돌파과정에서 엄원상은 데이비슨보다 뒤에 있었음에도 스피드를 이용해 데이비슨을 제치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만들면서 울산 수비진에 일격을 가했다.

엄원상은 이 활약을 끝으로 후반 12분 여봉훈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는 57분간 뛰면서 득점은 물론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 돌파 등 임팩트 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특히 우상이었던 이청용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활약을 펼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다.

광주 역시 엄원상의 복귀로 공격진에 탄력을 받을수 있을 전망이다. 마침내 기다리던 득점이 나온만큼 광주가 K리그 1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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