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산업통산부 앞에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들이 요구안을 들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산업통산부 앞에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들이 요구안을 들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신문웅

관련사진보기

 
"고 김용균의 안타까운 죽음 555일째, 발전소 현장은 아직도 그대로이고 우리는 여전히 하청노동자다."

16일 오후 1시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 앞에 모인 고 김용균의 동료들은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하청노동자다'라고 외친 이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한전산업개발 발전본부, 금화PSC지부, 일진파워노조, 수산인더스트리지부, HPS지부, 한국발전기술지부), 한국노총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 연료환경설비 운전노사전협의체 근로자대표단(동우, 일진파워) 경상정비 근로자대표단(수산ENS, 오르비스, 우진엔텍, OES) 소속으로, 대부분 전국의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하청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지 555일째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1주기가 끝나고 김용균 특조위의 권고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발표된 지도 200일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발전소에서 일하는 연료환경설비운전, 경상정비, 계측제어 노동자들이 정부에게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를 근절할 대책을 촉구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심정을 전했다.

또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산재 사망사고는 '김용균법'으로 산재 사망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정부와 정치인들의 말이 허구였음을 드러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익스프레스 사고,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의 아르곤 가스 질식 사망, 현대제철 외주 하청 노동자의 폭염에 의한 사망 등 여전히 하청 노동자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겠다던 김용균과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와의 약속을 정부가 왜 하루 속히 이행해야 하는지를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청노동자, 여전히 고용불안에 시달려"
 
세종 정부청사 앞에 모인 발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 정부의 약속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세종 정부청사 앞에 모인 발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 정부의 약속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 신문웅

관련사진보기

 
앞서 김용균 특조위가 권고한 연료환경설비운전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과 경상정비의 재공영화에 대해 정부는 '연료환경설비운전 업무는 공공기관을 설립해 하나로 통합하고, 경상정비 노동자에 대해서는 고용 안정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진전된 게 없다는 주장이다.

경상정비의 재공영화를 두고도 "국가주요시설인 발전소의 정비 업무에 대해 무분별한 경쟁체제를 만들고자 했던 과거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음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정비 업무를 수행했던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통해 발전소 정비업무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이후 경쟁 체제를 만드는 것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업무인 계측제어 역시 민간업체의 배만 불리는 현재의 정책을 지속하겠고만 밝히고 있는 발전사에 대해 정부는 아무런 입장조차 밝히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6000여 명의 발전소 노동자들은 국민에게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청노동자로서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에 놓여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더욱이 "노무비 착복을 근절하겠다는 약속도 500여 일째 제자리"라며 "고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발전사가 책정한 노무비의 절반만 지급되고 하청업체가 절반을 착복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그대로다. 임금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두고 발전산업 안전강화 및 고용안정 TF팀장이 1인당 70만8천원의 임금인상 효과가 있다고 했으나 6000여명 중 월급이 70만 원 오른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며 "심지어 위험업무인 컨베이어 작업의 경우 2인 1조로 하청업체에 인력이 충원됐지만 대부분의 하청업체는 하청업체의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등 정부의 대책을 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속 지켜라"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수용 촉구
 
고 김용균의 동료 노동자들이 정부 관계자에게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고 김용균의 동료 노동자들이 정부 관계자에게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 신문웅

관련사진보기

 
대체 왜 이런 기가 막힌 현실이 벌어지는가?

노동자들은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 간사는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는 식의 태도에서 기인한다"며 "정부가 부족하지만 대책이라고 발표한 것조차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하청업체는 정부를 비웃고 있는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 정부 스스로 약속한 것부터 조속히 이행하고, 발전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라는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에 대해 추가적인 이행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료환경설비 운전·경상정비 노사전협의체 근로자대표단 참석 노동자 일동은 ▲ 정규직 전환 이행 ▲ 노무비 착복 근절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즉각 보장 등 3개 요구사항을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에 전달했다.

태그:#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죽음의 외주화, #고 김용균, #고 김용균 특조위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