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했던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젊은 가열찬(박해진 분)이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온 중년의 이만식(김응수 분)을 거느리는 상사가 되어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오피스극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신선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었다.  

7월 1일 종영을 앞둔 <꼰대인턴>의 주인공, 인턴 김만식을 맞춤옷처럼 소화한 배우 김응수의 인터뷰가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이만식은 내 배우인생 최고의 캐릭터"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 MBC

 
어제 <꼰대인턴>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는 김응수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에너지가 펄펄 넘쳤다. 드라마가 잘 된 것도 이유겠지만, 자신과 너무도 잘 맞는 배역을 맡은 기쁨이 내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해주는 듯했다.    

"이만식을 연기하면서 이상하게 너무 즐거웠다. 내가 이런 꼰대성을 갖고 있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잘 맞았고, 쉽게 이미지가 왔다. 대본을 보면서 '이 신은 이렇게 가야겠다'라는 이미지가 금방 떠올랐는데, 남성우 감독도 '선배님과 같이 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더라." 

애드리브도 퐁퐁 샘솟았다. '이만식이 여기서 이런 말 한마디를 했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으면 김응수는 그걸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넣었고 연출자와도 그 호흡이 딱딱 맞았다. 김응수는 "애드리브가 굉장히 많았다"며 "배드민턴도 제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극중 안상종(손종학 분)이 이만식에게 준수식품 인턴직을 제안했는데 이때 만식이가 어이없어하며 "인턴은 무슨 인턴, 배드민턴이다"라며 거절한 그 대목이다. 

캐릭터와 실제의 김응수가 그렇게나 '찰떡'이었다면 김응수에게 꼰대성이 정말 있는 걸까. 이 질문에 김응수는 절대 부정하며 "나는 꼰대성이 1%도 없는 사람"이라고 외쳤다. 이어 드라마를 본 주위 친구들의 반응을 전하며 "근데 친구들은 '평상시 형 모습 그대로야, 딱 네 모습 그대로야' 그러더라.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웃어보였다.

김응수는 "승진 역을 맡은 홍승범 배우, 그 친구가 오늘 인터뷰 오기 전에 나한테 카톡을 보냈다"면서 메시지를 직접 읽어주기도 했다. 선배님과 함께 하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고 많이 배웠고, 정말 정말 사랑한다는 내용에 울었다면서 "내가 어떻게 꼰대야?"라고 덧붙였다.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 MBC

 
늦은 나이에 드라마의 주연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소감도 물었다.

"제가 1981년도에 연극으로 데뷔해서 지금까지 배우로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 그것의 총 집합체가 2020년 이만식이라고 생각한다. 김응수 배우 인생의 결정체가 이만식 캐릭터로 녹아난 거다. 제 자리로 제가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고, 이렇게 많이 사랑해주셔서 너무 행복하다. 배우라는 직업을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한 번 더 해야..."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 MBC

 
여러모로 좋은 기운이 들어오고 있는 요즘, 그에게 젊은 시청자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김응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라고 명료하게 말하며 "젊은 친구들이 저를 좋아한다는 게 저에게는 제일가는 행복"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실제로도 제가 젊은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현장에 가서도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는 편이다. 기성세대들이 꼰대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도 이 드라마를 좋아한 이유에 대해선 "자기도 꼰대짓을 했지만 과거 인턴 때 꼰대짓을 했던 상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그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고, 그는 다음처럼 답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한 번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동양 평화를 위해서도. 내년에 <귀선>이라는 영화를 하는데 거기서 히데요시를 한 번 더 하게 될 것 같다. 이만식이 그대로 일본 꼰대로 가면 될 것 같다."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MBC 드라마 <꼰대인턴>의 배우 김응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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