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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국제중 졸업생 10명 가운데 7명이 외국어고(아래 외고) 등 특수목적고(아래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아래 자사고)로 직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한 교육을 위해 외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발표한 교육부는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에 대해서는 "시도교육감들이 합의가 안 된 사항"이라면서 뒷짐을 지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평가 통과 청심국제중 졸업생 76.3%, 특목고-자사고 입학 
 
4개 국제중 졸업생의 고교 진학 현황.
 4개 국제중 졸업생의 고교 진학 현황.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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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걱세)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학교알리미2019 공시 정보 기준으로 4개 국제중 졸업생의 66.7%가 특목고와 자사고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원국제중은 35.9%가 자사고에, 33.3%가 특목고에 각각 진학했다. 졸업생의 69.2%가 특권고교에 입학한 것이다. 영훈국제중은 44.0%가 자사고에, 17.0%가 특목고에 각각 들어갔다. 졸업생의 61.0%가 특권고교에 입학한 것이다. 이들 두 학교는 서울교육청의 5년 주기 운영성과평가에서 기준점수인 70점에 미치지 못해 25일 지정취소 청문 절차에 참여했다.

경기교육청이 운영성과평가에서 합격 점수를 준 청심국제중의 경우 특권고교 진학률이 가장 높은 76.3%였다. 졸업생의 21.0%와 55.3%가 각각 자사고와 특목고에 진학했다.

역시 부산교육청이 운영성과평가에서 통과시킨 공립 부산국제중의 경우에도 특권고교 진학률이 60.4%에 이르렀다. 졸업생 가운데 자사고에 10.4%, 특목고에 50.0%가 들어갔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지난 24일 사걱세가 연 국제중 토론회에서 "부산국제중은 국가(교육청)가 나서서 국제중의 문제점을 간과한 채 운영하고 있어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엔 모두 5개의 국제중이 있는데, 2018년 설립된 선인국제중은 올해 운영성과 평가를 받지 않았다.

사걱세는 25일 낸 보도자료에서 "의무교육인 중학교 단계에서 특권트랙이 된 국제중이 특권 대물림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운영성과평가를 통해 국제중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서 국제중 부분을 삭제하는 것이 일반중 전환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국제중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교육시민단체 대표들이 25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제중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교육시민단체 대표들이 25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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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지적은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등 30개 서울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에서도 나왔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후 1시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에 대한 청문 절차가 진행된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특권학교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방치하지 말라"면서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으로 전국의 국제중을 일반 학교로 일괄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윤경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원칙과 방향이 없는 정부 때문에 언제까지 학부모와 학생이 이명박 정부가 만든 국제중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고 따졌다.

반면, 같은 장소에 모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은 '불공정한 평가기준, 지정취소 결사반대'란 현수막과 '전산추첨 입학인데 특권학교 웬 말이냐'는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양쪽의 충돌은 없었다.

국제중 교장 "평가지표 바꾼 건 도로 횡단보도 지운 것과 같다"  
 
'국제중 지정 취소' 반대를 요구하는 대원-영훈 국제중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제중 지정 취소" 반대를 요구하는 대원-영훈 국제중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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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부터 청문장에 나온 김찬모 영훈국제중 교장도 모두발언에서 "2015년 3월부터 2020년 2월 말까지의 학교 운영 성과를 평가하면서 2019년 12월에야 평가 지표와 기준을 바꾼 것은 어제까지 도로에 표지되었던 횡단보도를 갑자기 지우고 5년간 무단횡단을 했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의 평가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청문 절차를 거쳐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에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에 대한 지정 취소 동의를 받는다고 해도 상황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학교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에 교육계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제중의 일반중 일괄 전환'에 대해 "그 문제는 지난 1월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교육감들 합의가 안 되어 유보가 된 사안이다"고 말했다. 진보-보수 교육감이 섞여 있는 교육감협의회에 책임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부산국제중, 교육청 평가 통과... 경기 청심국제중도 통과 유력   http://omn.kr/1nwmz)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자사고와 외고 등이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되면 국제중도 존재 가치를 잃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올해 국제중까지 일반중으로 전환하는 것을 발표하는 게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태그:#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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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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