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첼시가 리그 우승을 리버풀에게 거의 넘겨주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초점을 맞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양 팀은 우리 시간 26일 오전 4시 15분 런던에 위치한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양 팀의 경기는 2-1의 스코어로 마무리되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였다. 기사를 통해 치열했던 이번 경기 중요했던 포인트를 되짚어보자.
 
조르지뉴와 코바치치가 없는 첼시의 선발 라인업
 
한 경기라도 승점을 놓쳐선 안 되는 첼시의 램파드 감독은 가장 자신 있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며 이번 경기 필승전략의 베스트일레븐을 꾸렸다. 먼저 골키퍼에는 모두의 예상대로 1000억의 사나이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선발로 나와 첼시의 골문을 지켰다.

4백 라인에는 왼쪽 윙백에는 마르코스 알론소가 리야드 마레즈와의 승부를 하기 위해 나섰고, 오른쪽 윙백으로는 팀의 주장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가 출격했다. 중앙 수비 듀오로는 안토니오 뤼디거와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호흡을 맞췄다.

미드필더 지역에는 저번 경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은골로 캉테가 원 볼란치를 소화하기 위해 선발 명단에 포함되었다. 그 위에 메이슨 마운트와 로스 바클리를 함께 배치하며 공격적이면서 부지런한 미드필더 라인을 선보였다.

전방에는 왼쪽에 저번 경기 교체로 들어와 동점골을 기록한 크리스티안 풀리식이 오른쪽에는 브라질 출신의 베테랑 윙어 윌리안이 맨시티의 측면을 공략하기 위해 출격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는 역시 저번 경기 역전골을 기록하며 스트라이커의 품격을 보여준 올리비에 지루가 맨시티의 골문을 겨냥하였다.
 
로테이션을 깜빡한 맨체스터 시티의 선발 라인업
 
이번 경기 전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그보다 FA컵이 더 중요하다며 로테이션을 예고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이는 연막작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정예 멤버들을 출격시킨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골키퍼는 브라질 출신의 발밑이 좋은 골키퍼 에데르손이 맨시티의 수문장으로 나섰다.

4백 라인에는 왼쪽에는 벤자민 멘디 오른쪽에는 카일 워커가 출전했다. 중앙 센터백으로는 맨시티 수비의 핵심 아이메릭 라포르테와 페르난지뉴가 첼시 공격진과의 승부를 준비했다.

3명의 미드필더는 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이번 시즌 무결점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로드리와 독일 출신의 일카이 귄도안이 자타 공인 최고의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와 함께 맨시티의 승리를 위해 출격했다.

공격진으로는 아구에로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트라이커 자원인 가브리엘 제수스가 아닌 왕성한 활동량과 기술을 겸비한 왼발잡이 윙어 베르나르두 실바가 제로톱으로 출전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의 상황 

리그 4위에 위치하고 있는 홈팀 첼시는 22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전반 먼저 선제골을 헌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후반 로프터스 치크와 교체되어 들어간 크리스티안 풀리식이 투입 후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로부터 2분 뒤 올리비에 지루가 역전골을 터트리면서 1-2 역전승을 거둬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겨 홈으로 돌아왔다.

이 경기에서 램파드 감독의 후반 교체 카드가 적중하며 지고 있는 상황에도 용병술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첼시는 이번 경기에서 패배하게 되면 승점 49점을 기록 중인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6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승점 2점 차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했다.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원정팀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 선두 리버풀과의 격차가 이미 많이 벌어졌다. 맨시티는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리그가 재개된 후 치렀던 아스널과 번리와의 2경기에서 8득점 0실점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만큼 이 흐름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다. 

홈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리를 거둔 첼시의 오늘 경기 포인트를 짚어보자.

1. 중원조합으로 바클리 캉테 마운트를 선발한 램파드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에 캉테와 함께 조르지뉴 그리고 코바치치가 함께 선발로 나설 것을 예상하였으나, 램파드의 생각은 달랐다. 저번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로스 바클리와 젊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왕성한 활동량을 장점으로 한 메이슨 마운트를 캉테와 함께 선발로 내세우며 과르디올라의 허를 찔렀다.

특히 마운트는 지루가 혼자 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1차 압박 해야하는 부담을 함께 짊어지며 맨시티 수비진의 실수를 유도하였다. 이는 경기 내내 맨시티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고, 첼시가 승리하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
 
2. 램파드의 모리뉴식 선수비 후역습 전술

램파드는 오늘 자신의 스승인 조제 모리뉴의 라이벌 펩 과르디올라를 맞아 모리뉴 특유의 수비 전술 사용했다. 첼시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점유율 부분에서는 항상 우위를 점하는 경기 방식을 이어오며 이 부문에서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램파드는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유율 축구를 과감하게 버리고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짰다.

맨시티의 2-1 승리로 끝난 13R에서도 램파드는 점유율 부문에서는 맨시티에게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이 점을 기억하고 있던 램파드는 이날 경기에서 자신이 현역 시절 자주 뛰었던 포지션에 마운트를 내세우며 점유율보다는 수비를 중심으로 한 활동량에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 스승인 모리뉴에게 전수받은 전술로 점유율은 내주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승리를 가져오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3. 윙어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통한 역습

이날 경기에서 양쪽 윙어로 출전한 크리스티안 풀리식과 윌리안은 첼시가 경기에서 기록한 모든 골에 관여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양 팀 통틀어 나란히 평점 1위와 2위를 차지하였다. 첫 번째 골 장면에서 전반 35분 풀리식은 맨시티 수비진의 의사소통 문제로 인한 실수를 곧바로 골로 연결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뿐만 아니라 교체되기 전까지 경기 내내 맨시티의 오른쪽 풀백인 카일 워커를 1차적으로 압박하며 오버래핑을 저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윌리안 역시 경기에 나와 수비 가담에 소홀하지 않았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후반 74분 더브라위너의 패스를 차단한 캉테의 패스를 받아 역습을 하였다. 역습의 결과는 페르난지뉴의 퇴장과 오늘 경기의 결승골을 이끌어내는 만점 활약이었다.
 
이번에는 오늘 경기 이변의 희생양이 된 맨시티의 패인을 살펴보자.
 
1. 아구에로의 부재를 해결 못한 펩

이날 경기 시작 전 맨시티의 유일한 문제는 첼시에 강했던 주전 스트라이커 세르히오 아구에로(부상)의 부재였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베르나르도 실바를 폴스 나인으로 배치해 양쪽의 윙어들과 활발한 스위칭을 통한 득점을 머릿속에 그렸을 것이다. 그러나 베르나르도 실바의 폴스 나인 기용은 완벽한 실패였고, 후반 55분 제수스와 교체되기 전까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하지만 교체되어 들어온 제수스마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앞으로 아구에로 없이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하는 과르디올라에게 큰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 수비진의 고민


이날 맨시티의 가장 큰 패인은 화력이 부족했던 공격력이 아닌 총체적 난국이었던 수비진이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보여준 멘디와 귄도안의 의사소통 오류는 풀리식의 시원한 드리블에 이은 득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멘디의 실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후반 60분 진첸코와 교체되기 전까지 경기 내내 잦은 패스 미스와 끔찍한 오프 더 볼 움직임을 보여줬다. 교체되어 들어온 진첸코는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왼쪽 윙백과 더불어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바로 라포르테의 짝으로 나설 센터백이다. 이날 경기에 나온 페르난지뉴와 오타멘디는 급격한 노쇠화로 인한 기량 저하가 나타나고 있고, 존 스톤스와 에릭 가르시아는 부상으로 현재 출전이 불가한 상태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경기에서 페르난지뉴가 퇴장을 당해 FA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르디올라의 고민은 끝이 없을 예정이다.
 
3. 계속되는 스털링의 부진


맨체스터 시티는 2015년 7월 4900만 파운드 당시 한화로 약 850억에 육박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리버풀로부터 라힘 스털링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스털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2회 우승을 하며 세계적인 윙어로 발돋움하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부터 스털링은 천천히 슬럼프를 겪기 시작했고 올해 2월 부상 복귀 이후에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포함한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좋았을 때도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골 결정력 부족이 눈에 띄게 심각해진 모습이었고, 결국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56분 역전할 수 있었던 완벽한 찬스 상황에서 골대를 맞추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맨시티가 첼시와 비기기만 해도 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리버풀은 경기 종료 후 SNS를 통해 리그 우승을 자축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동료였던 프랭크 램파드가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의 오래된 한을 푸는 데 역할을 한 것 또한 큰 감동을 주었다.
 
이날 패배로 리그 우승의 동기부여가 완전히 사라진 맨시티가 남은 FA컵과 챔피언스리그에 잘 집중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갖는 시선도 적지 않다. 위에 말한 대로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맨시티의 문제점은 너무나도 많으며 단기간 내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이는 분명 앞으로 남은 시즌을 보내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맨시티에게 승리를 거두며 승점 54점이 된 첼시는 3위 레스터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바로 뒤에서 바짝 추격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승점 5점 차로 따돌리며 격차를 벌린 점 또한 의미가 크다. 과연 다음 시즌 챔스 티켓을 획득할 팀은 누가 될 것인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리미어리그 첼시 맨시티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