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보위의 'Lazarus' 뮤직비디오 중

데이비드 보위의 'Lazarus' 뮤직비디오 중 ⓒ David Bowie

 
죽음은 필연이다. 이것은 부자와 빈자, 성자와 범죄자 할 것 없이 동일하게 대면하는 운명이다. 그렇다면 평생을 뮤지션으로 살아온 전설들은 죽음이 목전에 왔을 때, 삶을 어떻게 마무리하고자 했을까?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마무리한, 전설들의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다. 그는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변신과 혁신을 거듭한 예술가이며 록스타였다. 대중들에게 그는 화려한 치장과 패션, 그리고 페르소나 '지기 스타더스트'의 이미지로 기억되곤 한다. 그러나 2015년 연말에 발표한 'Lazarus'은 피골이 상접한 죽음의 이미지로 점철되어 있는 곡이다.

군대 전역을 앞둔 4년 전, 이 노래의 가사를 처음 접했을 때 '보위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싶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나사로'에서 이름을 빌려온 이 재즈 록에서, 보위는 누구보다 화려했던 자신의 삶을 반추했다. 뉴욕에 왔을 때, 자신은 왕처럼 살았고, 누구도 살아볼 수 없는 극적인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뮤직비디오 역시 심상치 않다. 보위는 하얀 천으로 눈을 가린 채 침대에서 괴로워하고 있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매서운 눈빛을 짓기도 한다. 뮤직비디오는 보위가 옷장으로 들어가면서 끝난다. 이 비범한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사흘 후, 보위는 죽었다.

유작 < Black Star >는 창작자가 다가온 죽음을 인지한 가운데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그 누구도 그가 간암 투병중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는 죽음의 순간까지 음악적 실험을 지속했다(< Black Star >를 만드는 과정에서, 데이비드 보위가 켄드릭 라마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도 꽤 유명한 일화다). 음악으로 끝을 맺는 죽음,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음악적인 죽음이었다.
 
"나는 자유로워질거야. 저 파랑새처럼"
- 'Lazarus(데이비드 보위)' 중 -


조니 캐쉬는 컨트리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뮤지션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밥 딜런(Bob Dylan) 역시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던 대표적 인물. 조니 캐시는 자신의 마지막 정규 앨범 < American IV: The Man Comes Around >에서 후배 뮤지션인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의 명곡 'Hurt'를 커버해서 불렀다. 나인 인치 네일스의 트렌트 레즈너는 이 곡에서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은 상처들을 노래했다. 매우 개인적인 곡이었지만, 조니 캐쉬는 자신의 방식대로 놀라운 재창조한 것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조니 캐쉬의 표정은 경외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조니 캐쉬의 전기 영화를 만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훗날 울버린의 영화 <로건>의 예고편에 'Hurt'를, 영화의 엔딩에 조니 캐쉬의 'The Man Comes Around'를 삽입하며 컨트리 영웅에게 헌정했다.
 
쇼는 계속 되리라

 
 'The Show Must Go On'이 실린 퀸의 마지막 정규 앨범 < Innuendo >

'The Show Must Go On'이 실린 퀸의 마지막 정규 앨범 < Innuendo >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를 본 사람들이라면, 영화가 끝난 이후 'Don't Stop Me Now'에 이어 나오던 노래 'The Show Must Go On'을 기억할 것이다. 올해 초 열렸던 퀸의 내한 공연에서는, 아담 램버트(Adam Lambert)가 머큐리에 대한 존중을 담아 절창을 선보였다.

'The Show Must Go On'은 퀸의 마지막 정규 앨범 < Inneundo >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다. 이 곡을 작곡한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프레디 머큐리에게 이 곡의 음을 낮춰 부를 것을 권했다. 머큐리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레디 머큐리는 보란 듯이, 자신의 커리어에서도 손꼽힐 만큼 강렬한 고음을 들려준다.
 
"내 영혼은 나비의 날개처럼 칠해졌어.
어제의 이야기는 죽지 않고 계속 자랄 거야.
나는 날 수 있다네, 나의 친구들이여!"
- 'The Show Must Go On(퀸)' 중 -


당시 프레디 머큐리는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었고, 죽음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이었다. 당연히 공연을 할 수도,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수도 없었다. 말년의 머큐리는 자신이 걸어온 길들을 회고하며,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노래했다. 그야말로 위대한 삶의 정신이었다. 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 프레디 머큐리의 쇼는 계속 되고 있다.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은 자신의 유서에서 '나는 프레디 머큐리처럼 관객이 바치는 사랑과 숭배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코베인의 말처럼, 프레디 머큐리는 자신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화한 록스타였다. 죽기 직전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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