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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요즘것들연구소 주최로 열린 ‘인공국(인천국제공항공사) 로또취업 성토대회’에서 익명을 요구하는 한 참가자가 발언자로 “(정규직 전환이) 비정규직분들에게는 말 그대로 엄청난 행운이 되었을지 몰라도 다른 취준생들은 이를 불합리하다고 느꼈다”며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요즘것들연구소 주최로 열린 ‘인공국(인천국제공항공사) 로또취업 성토대회’에서 익명을 요구하는 한 참가자가 발언자로 “(정규직 전환이) 비정규직분들에게는 말 그대로 엄청난 행운이 되었을지 몰라도 다른 취준생들은 이를 불합리하다고 느꼈다”며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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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김용균은 한전에 들어가려고 1년을 자격증을 따는데 소요했고, 7개월을 이력서를 넣으면서 자신과 맞는 곳에 들어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그런 그가 살아있다면 물어보고 싶습니다. 소수에게만 특혜가 부여되는 이런 '묻지마 정규직 전환' 소망했을 것이냐고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는 위험업무에는 하청만이 투입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가 극심한 현실을 해소해야 하는데 더 절망감을 느끼고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래통합당은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미래통합당 청년분노해결사'라는 타이틀을 내건 '요즘것들연구소' 발대식을 열고, 이어서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로또취업 성토대회'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인천공항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김용균씨도 동의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발언은 인국공 로또취업 성토대회 발언대에 선 박인규씨(연세대학교 행정학과)의 입에서 나왔다.

고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 10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다. 그는 살아생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책임자 혼내고! 정규직전환은 직접고용으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여 왔다. 

"유치원생보다 못한 인식"... 여권 비판 이어간 통합당
 
미래통합당 청년문제 해결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 소속 김웅, 김병욱, 박민식, 이성권, 이준석, 임이자, 하태경,  허은아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발대식에 참석해 제1호 법안인 로또취업방지법을 발의하겠다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청년문제 해결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 소속 김웅, 김병욱, 박민식, 이성권, 이준석, 임이자, 하태경, 허은아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발대식에 참석해 제1호 법안인 로또취업방지법을 발의하겠다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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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22일 보안검색요원 1900여 명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한 뒤, 미래통합당은 연일 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통합당 청년문제 전문해결모임'이라는 요즘것들연구소의 발대식 역시 '인국공 사태'에 관한 성토의 장이 됐다. 이날 행사에는 여섯 명의 통합당 국회의원(황보승희, 허은아, 하태경, 임이자, 김웅, 김병욱)과 세 명의 원외인사(이준석, 이성권, 박민식)이 참석했다.

요즘것들연구소의 초대 대표간사를 맡은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요즘것들 연구소의 1호법안은 로또취업방지법"이라며 "인국공 사태는 민간기업을 공무원들로 전환시켜주겠다는 것과 똑같다. 자동전환되는 것은 특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 의원은 "로또 취업 방지는 공기업 직원도 공무원 뽑을 때처럼 엄격하게 뽑고, 노조나 임원 추천 등은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일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욱 통합당 의원은 '인국공 사태'를 '놀이동산에서 줄을 제대로 안 서도 된다고 한 것'에 비유하며 "유치원생보다 못한 인식을 갖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팀, 조국 사태, 윤미향 정의연 사태를 보더라도 집권 세력의 일부 인식은 본인들이 정의롭고 선한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정이나 절차는 무시해도 된다는 독단에 빠져있는 것 같다"고 여권을 맹비난했다.

이준석 통합당 전 최고위원도 "20대가 잘못된 교육을 받았다고 비난하는 설훈 의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더 나은 대우를 받는 기본원칙을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김두관 의원의 발언에 대해 20대들이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며 "집권 여당은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현장주의' 행동주의' 청년정당'이라는 연구소의 행동방침을 설명하며 "(앞으로) 연구소는 청년 목소리 직접 들을 수 있는 활동을 준비하겠다"며 "첫 순서로 많은 젊은 세대가 분노하는 '공정 이슈'로 불거진 인천국제공항사태에 대해서 젊은 목소리를 듣겠다"며 인국공 로또취업 성토대회를 소개했다.

"내로남불" "쇼 정치 끝내야" "자녀 해외유학 보내 모르나"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요즘것들연구소 주최로 열린 ‘인공국(인천국제공항공사) 로또취업 성토대회’가 열렸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요즘것들연구소 주최로 열린 ‘인공국(인천국제공항공사) 로또취업 성토대회’가 열렸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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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는 세 명의 청년들이 단상 위에서 직접 발언했고, 이메일로 전달된 청년 일곱명의 의견은 통합당 의원들이 대독했다.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역차별'이라고 규정하며 SNS 상으로 부러진펜 운동을 시작한 익명의 한 청년이 먼저 등장했다. (관련 기사: #부러진펜운동#로또취업반대, 누가 키우나)

그는 "저도 공기업 준비하고 있는데, 인국공은 난이도가 높고 SKY(서울·고려·연세)대학 학생들이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는 곳이다"라며 "그런데 지금 1900명을 직고용하면 신규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다른 공기업 채용에도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어서 공론화를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의 평등 아닌 과정의 평등이 이뤄져야 한다. 노력을 통해서 결과 인정 받고 이에 따른 소득격차를 인정받는 게 건강한 사회"라며 "(정규직 전환이) 비정규직 분들에겐 말 그대로 엄청난 행운이 되었을지 몰라도 다른 취준생들은 이를 불합리하다고 느꼈다"며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등장한 박인규씨는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정규직이 된다고 임금을 두 배 더받는것은 불공정하다' '청년층의 분노는 보수언론의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한 민주당 중진의원 발언에 경악했다"며 "'열악한 알바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라', '식당 조리원은 밥하는 아줌마일뿐'이라는 발언은 망언이라고 하더니, 정작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인국공 사태의 본질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찬반 논쟁이 아니라 '공정한 정규직화냐 아니냐'"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가 사망한 '구의역 김군'과 김용균씨를 언급했다. 특히 그는 김용균씨에 대해선 "그가 살아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소수에게만 특혜가 부여되는 이런 묻지마 정규직 전환 소망했을 것이냐"라고 말하며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이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대통령 방문 전후로 전환방식을 달리하는 것도 모순이라서 '로또'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살펴야 쇼 정치를 끝낼 수 있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담화를 발표해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민주당 의원님들께 호소드린다. 김두관·윤미향·조국 등 많은 (여당 쪽) 인사 자녀들이 정작 해외유학을 하다보니 취업전선에 놓인 청년 삶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며 "제가 생각하는 일하는 국회는 기회의 불공정 재고해달라는 청년의 목소리에 침묵하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부디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주시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박씨의 말이 끝나자 "똑부러지게 말씀 잘해주셨습니다"라며 동의의 뜻을 밝혔다.

한정현씨(홍익대학교 공과대학)는 인천공항 정규직전환에 대해 "차별과 차이를 구분짓지 않고 비정규직이란 직책을 무조건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며 "정의로운 결과가 아니며 오히려 역차별이다"라고 주장했다.

한씨는 "19대 대선 당시 공약을 보면 이런 내용(정규직 전환)이 적혀있다. 여론에 몰려서 표를 주는 사람들도 많다"라며 "자연스러운 차이를 강제적으로 합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것이 사회에 얼마나 혼란을 주는지 저는 생각을 하고 투표를 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다"며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태그:#인천국제공항공사, #인국공, #정규직전환, #미래통합당, #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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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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