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이준기 분)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 분). '14년간 사랑해 온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면?'이라는 파격적이고도 외면하고 싶은 질문 앞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 <악의 꽃>. 

오는 29일 오후 10시 tvN에서 첫 방송하는 수목드라마 <악의 꽃>의 제작발표회가 22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준기, 문채원, 장희진, 서현우와 연출을 맡은 김철규 PD가 참석했다.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탈을 쓴 멜로드라마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시시각각 바뀌는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게 만드는 드라마 <악의 꽃>. 연출의 김철규 PD는 "<악의 꽃>은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의 외향을 쓴 멜로드라마"라고 명료하게 작품을 소개했다. 

"미스터리와 멜로라는 상반되는 장르가 굉장히 팽팽하게 맞서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야기다. 충격적인 사건과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주인공들은 사건의 진실을 숨 가쁘게 쫓아간다.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이야기를 바라보면 결국 인물들이 사랑을 회복하고 완성해 가는 서사구조를 띤다." (김철규 PD)

김 PD는 이준기, 문채원, 장희진, 서현우 네 주연배우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네 배우가 각자 굉장히 개성이 뚜렷하고 컬러가 다르다"며 "얼핏 보면 조합이 어려울 것 같은데, 실제로 임해보니 균형이 정말 잘 잡혀있더라. 촬영장 분위기도 좋다. 심지어 네 배우가 너무 친해져서 통제가 안 될 정도였다. 연출자로서 만족스럽다"며 웃어보였다.

이준기-문채원, 다시 만났다  
이준기와 문채원은 지난 2017년에 tvN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3년 후, 이번엔 <악의 꽃>에서 부부 역할을 맡아 재회했다.

이준기는 "<크리미널 마인드> 때는 저와 채원씨 모두 프로파일러라는 직업 안에서 팀원으로서 만났다"며 "능력 있고 아름다운 배우와 사건만 해결하기에는 소모적이라는 마음이 컸고 그 시간들이 아까웠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채원씨와 멜로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꿈을 이뤘다"며 기쁜 마음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문채원 역시 이준기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하며 "고등학교 때 <왕의 남자>를 친구와 보고 PC방에서 이준기란 배우를 검색해보고 했는데, 이렇게 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회상했다.

작품에 임하게 된 배경 혹은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두 배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이준기는 "설렘도 크지만 부담감도 정말 큰 작품이다. 한 신도 쉬운 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작품은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주면서, 살인마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그런 극단적인 면모들을 어떻게 하면 한 사람 안에 잘 녹여내 표현할지 도전처럼 느껴졌다. 제가 이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나잇대의,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이 되는 배우인가 하고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퍼즐맞추기 같은 이 배역을 즐기게 됐다." (이준기)
   
또한 문채원에겐 <악의 꽃>이란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고, 그는 아래처럼 답했다. 

"저는 그때그때 일상에서의 경험과 기분에 따라 선택하는 드라마의 결이 달라져 왔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취향은 전통적인 멜로, 그리고 서스펜스가 있는 장르물인데 <악의 꽃>은 저의 취향에 상당히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워낙 이런 드라마의 결을 좋아한다. 예전에 장르물(<크리미널 마인드>)에 도전한 적이 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작품이다. 내가 맡은 배역에 관해 스스로 계산을 잘못하고 들어갔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2차 도전의 느낌이다." (문채원)
   
장희진과 서현우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끔찍한 진실을 홀로 감당해온 여자 도해수 역의 장희진은 "제가 기존에도 어두운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 역할은 좀 다르게 어두웠기 때문에 새로웠다"며 "감정신도 워낙에 많고 한 신 한 신 임팩트가 세서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특종을 쫓으면서 내적 갈등에 봉착하는 김무진 기자 역의 서현우는 "첫 주연작이라 많이 설렌다"며 "사실 지금껏 했던 배역들은 제 실제 나이보다 훨씬 높은 나잇대의 역할이었는데 드디어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게 됐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나도 내 나잇대를 연기할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감격에 젖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