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카오산 탱고>는 시나리오 취재를 위해 태국 방콕에 처음 방문한 영화감독 지망생 지하(홍완표 분)가 프로 태국 여행러 하영(현리 분)과 우연히 동행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낭만 여행기를 그린다. 

지난 21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카오산 탱고>의 언론시사를 다녀왔다.

태국의 다채로움 담아... 여행자 시선으로 따라가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태국을 실제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다. 특유의 이국적 분위기의 카오산 로드부터 시작해 소이 람부뜨리 거리, 짜오프라야강 등 강렬한 태국의 거리로 관객을 몰입도 있게 이끈다. 제목으로 쓰인 태국의 '카오산 로드'는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거리다. 

촬영진은 해질녘의 노을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롱테이크라는 모험을 선택하는가 하면 실제 반딧불이까지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영상미를 높였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요즘, 관객들을 태국의 거리 한복판으로 이끄는 이 영화는 여행에 고픈 마음에 대리만족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영화 OST로 쓰인 탱고 음악들도 이국적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데 한몫한다. 밴드 '라 벤타나'의 곡으로, 영화의 문을 연 노래 'Tears in the wind'는 영화의 무드를 한층 더한다. 라 벤타나는 2008년 데뷔해 5년 만인 2011년,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파 밴드다.

이 팀의 리더 정태호는 이 영화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각 캐릭터들의 심리와 감정을 음악으로 청각화했다. 특히 영화 초반에 정태호 감독은 직접 영화에 출연해 반도네온을 불며 음악적인 완성도를 높이기도 했다.

서로의 트라우마를 보듬다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이병헌 감독이 자신의 경험담을 그린 장편 데뷔작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병헌' 역으로 홍완표를 캐스팅하면서 홍완표는 충무로의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 영화 이후 이병헌 감독의 작품 <스물>, <극한직업>에 이어 현재 촬영 중인 <드림>에 까지 출연하며 이병헌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린다.

<카오산 탱고>에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기 위해 태국을 찾아 과거를 여행하는 지하 역을 연기한 홍완표는 때론 열정 넘치고 때론 허당기 있는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게 됐다. 김범삼 감독은 "홍완표 배우와 눈이 마주쳤을 때 '지하'의 눈과 마주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홍완표 배우의 상대역인 현리 배우는 재일교포로, <립반윙클의 신부>, <스트리트 파이터: 전설의 귀환> 등에 출연한 바 있다. 김범삼 감독은 "현리 배우는 마치 <화양연화> 속 장만옥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상실을 경험한 이들이다. 그런 이들이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현재를 살게 되고, 그 현재 속에서 내면의 성장과 치유를 경험한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상실감이라는 공통된 정서 때문에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두 사람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의 내면에 하나 정도는 있을 법한 상실감과 관련한 트라우마를 보듬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기시미 이치로의 전언처럼 팬데믹에 갇힌 세상에서 이후의 여행을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 위안을 전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삶의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상실의 기억을 고통스럽게 안고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이 영화가 작은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김범삼 감독)

한 줄 평: 현재에 머무른 채 모든 것을 흘려보내기
평점: ★★★(3/5) 
 

영화 정보

제목: <카오산 탱고> 감독: 김범삼 배우: 홍완표, 현리, 오창경 등 제작: 카오산탱고제작위원회 배급: ㈜영화사 그램 장르: 드라마 상영등급: 12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97분 개봉: 2020년 7월 30일